강강술래 / 이동주 

 

여울에 몰린 은어(銀漁) 떼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면 

달무리가 비잉빙 돈다. 

 

가아응 가아응 수우워얼래에 

목을 빼면 설움이 솟고 

 

백장미 밭에 

공작이 취했다.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 

강강술래 

 

뇌누리에 테이프가 감긴다. 

열두 발 상모가 마구 돈다. 

 

달빛이 배이면 

술보다 독한 것 

 

기폭(旗幅)이 찢어진다. 

갈대가 스러진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 

시각적인 회화성과 청각적인 음악성이 혼합되어 강강술래의 고전적 민속미와 거기에 투영된 한이 화사한 시어를 통해 환상적으로 표현되었다. 시각적인 춤을 여러 가지 감각적 심상과 연결시켜 표현하고 있는 시적 기교가 뛰어나며, 서정성과 간결한 균형미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