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류(支流)에 서서 / 신석정 

 

강물 아래로 강물 아래로 

한 줄기 어두운 이 강물 아래로 

검은 밤이 흐른다. 

은하수가 흐른다. 

 

낡은 밤에 숨막히는 나도 흐르고 

은하수에 빠진 푸른 별이 흐른다. 

 

강물 아래로 강물 아래로 

못 견디게 어두운 이 강물 아래로 

빛나는 태양이 

다다를 무렵 

 

이 강물 어느 지류에 조각처럼 서서 

나는 다시 푸른 하늘을 우러러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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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가혹한 탄압이 극에 달할 무렵, 작가적 양심을 지녔기 때문에 현실을 묵과할 수만은 없었던 시인 신석정의 심정이 드러난 시이다. 암흑 속에 발버둥치면서도 이대로 주저않을 수는 없다는 양심이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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