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가 / 박목월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썩어서 동아 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
오냐, 오냐, 오냐.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서
오냐, 오냐, 오냐.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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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느끼는 그리움과 정한.
경상도 방언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과 성숙한 시각을 표현한 시.
화자는 사별과 한의 정서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