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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싶은 밤.

 

그 옛날,

파아란 pc통신화면에서 go chat 명령어를 누르면 채팅방에 나 같은 사람들이 가득했었는데.

 

지금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버려진 무덤 같은 이 곳을 찾아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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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rreggio 

저 그림의 따뜻한 빛을 좋아한다.  그래서 매년 이맘 때면 들여다 보는 그림.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성탄절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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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1월에 갑자기 한겨울처럼 추워졌던 날이었다.
하루 종일 종종거리고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하필, 하지메 당신이 떠올랐다.

지난 겨울에 만났을 때, 별로 춥지 않은 날이었는데도
전에 없이 무척이나 추워하던 당신의 모습이 스쳤던 것이다.
운동 중독인 탓에, 일주일이면 세 번을 달리고, 한 번씩 수영을 하는
당신의 몸에서 지방이 거의 사라지고 근육만 남게 된 후로는 겨울이 정말 춥다고. 

날씨가 많이 춥다고, 추위 많이 타던거 생각나서 옷 따뜻하게 챙겨입고 감기 멀리하라고..
그렇게 문자를 보냈다.

몇 분이 지났을까.
뜻밖에도 당신은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꼭 당신의 기분이 이상한 날이면, 내가 연락을 하곤 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잠깐의 안부인사 끝에, 당신은 하루키의 '1Q84'를 읽고 있다고 했다.
우린, 하루키가 아니었다면 영영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 아닌가. 
그의 얘기가 빠질 리 없다.

10월의 어느 날.
추석 연휴가 너무 짧아서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고,
연휴 다음의 주말에, 당신이 우리집 앞으로 찾아왔던 적이 있었다.
아주 오래 전에 처음 만났던 날이 설날이기도 하고.
내겐 쓸쓸한 명절인 것을 헤아린 당신이 명절이면 늘 저녁 시간을 내게 내주곤 했었는데.
올 추석엔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일요일 정오가 채 못된 시간에, 산책을 하자며 나타난 당신의 손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 들려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건네주면서도 당신은
카페인의 기운을 빌려 버티지 말고 운동을 하라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달릴 수 있다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두 시간 남짓, 집 앞 한강변을 산책하는 동안..
당신은 몇 번쯤, 내 이름을 낯선 여자의 이름으로 잘못 불렀다.
이 남자는 또, 그 이름을 가진 여자와 헤어져버린 것이리라, 하고 생각했다.
6년 전에도 똑같이, 나를 다른 여자의 이름으로 잘못 부르지 않았나.
나와 나란히 걸으면서도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그저 앞만 보며 말하고 있을 뿐인
당신은, 내게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되뇌이고 있었다. 오래오래.
그런 당신을 보며 나는, 이 사람도 나이가 드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 날, 나와 헤어지면서,
당신은 내려가는 길엔 하루키의 '1Q84'를 사려 한다고 말했었다.

하루키가 '해변의 카프카'를 발표했던 때였던가...
당신은 '안타깝다, 이제 그만 써야하지 않을까' 하고 단 한 줄의 글을 남긴 적이 있었다.
그 때, 내가 남겼던 답글이 뭐였던가...
당신이 썼던 그 한 줄이 아니었더라면, 우리는 이렇게 다시 닿아있지 않으려나.

나는, 하루키가 5년만에 내어놨다는 신작의 표지도 들춰보지 않았다.
나이를 먹어가는 일이 이렇게, 한 때는 숭앙의 대상이었던 것들이
한쪽 구석에 소복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게 되는 일인건가 하고
생각하게 만든게 바로 하루키였다.
당신에게는 아직, 아닌가보다.

내게 전화를 걸어온 건, 내 기운을 빌리고자 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
언젠가 당신은,
내 마음이 넘치는 날엔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조금 덜어도 된다고 말했었지만..
울고싶은 날이면,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하는 노래를 불렀다는 당신에게,
내가, 그럴 수 있겠나.
나는 그저, 울어버릴 밖에. 

엊그제 밤,
금요일이라고. 서울에 올라왔냐는 나의 문자에 답이 없길래..
오늘 오후, 전화를 걸어봤다. 나는 금요일부터 휴가였던 덕에 너무너무너무 심심하다고.
생각했던 바와 같이, 당신은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믿지 않겠지만 오늘 아침에 내 생각을 했다고. 시간 내어 보자는 말에,
굳이 그렇게 만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후훗.
멀지 않아, 설이 돌아올 것이다.  그 때쯤 만나도 나쁘지 않겠지. 8년 전 처럼.

내일은 다시 날씨가 추워진다고 한다.
추위를 많이 타는 당신, 건강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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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술친구 T군은 오후 8시가 넘어서 전화를 걸어왔다.
나는 병원에서 상담중이었다.

"나 지금 술 마시러 대학로 가는데 너도 와라"
"뭐, 대학로? 조X 멀구나..."
"아, 와..S랑 M이란 친구도 올거야. 와. 올거지?"

그리하여 그 멀리까지 꾸벅꾸벅 졸면서 지하철을 타고 갔더니.
녀석들은 이미 좀 취한 모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T는 갑자기 내게.
"야, 넌 왜 술만 마시면, 니가 읽던 책을 나 주고 그러냐?"
"내가 너 뭐 줬어? 혹시.. 교수대 위의 까치 니가 갖고 있냐?-_-;;;"
"응.. 이제 다 읽어 가"
"내가 그거 얼마나 찾았는데 ㅠㅠ 또 뭐 갖고 있냐, 너.."


녀석 역시 술자리에서. 출퇴근하며 지하철에서 잠깐씩 읽던거라며.
표지가 나달나달해진 '무진기행'을 내게 내밀었었다.
지금은 얌전히 내 책더미 사이에 있다.. 후훗.


아, 이런 술버릇.. 바람직하다고 해야할까나? 하하핳
어쨌든 묘연했던 책들의 행방을 알았으니, 언제 가서 수거해와야지..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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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붙을 뻔 하다가 떨어진 첫 시험 이후,
보름만에 다시 본 두번째 운전면허 주행시험.

날씨는 왤케 갑자기 추워진건지..투덜거리며 서부면허시험장으로 향했다.

MB님께서 취임하고 얼마 후에 운전면허 취득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면서
싸게 해준다더니 내년부터 정말 그렇게 될 모양인지
뭔 KBS, YTN에서 아저씨들이 카메라를 들고 인터뷰 중이었다.

꼭 돈 주고 면허 사는 느낌이라, 여태껏 거부하다가
결국 필요해져서는 꽤 많은 돈을 들였는데 말이다.

어쨌든. 나는 출발.
"시험장 입구에 불법 정차한 택시들 좀 제발 치워주세요!!"

지난 번엔, 마지막에 불법 정차한 택시 때문에 탈락.
이번에도 출발 하면서 우회전하자마자 서 있는 택시 덕분에 감점.
경찰관 아저씨는 그 마저도 실제 도로에서 늘상 있는 일이라며 감안하며
운전하라고 하셨다. 내 참 ㅠ

유턴 지점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앞에서 시험보던 트럭이 시동을 꺼먹었다.
넋 놓고 그거 구경하다가 신호 바뀐줄도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파란불에서 유턴.
하하하 -_-; 그래서 떨어졌다.

이 망할 오지랖은 어째야 좋단 말인가.
세상에 셤 치다가 불법 유턴하는 애는 나 밖에 없을거다.

며칠 전, 수능 날.
내가 두 번째 수능 보던 날에 3교시 시험을 보다가 너무너무 졸려서
1시간을 일단 자고 시험을 봤다는 얘기에 옆 직원이 기막혀 했는데.

그것도 시험이고 이것도 시험인데 말이지..
나는 심히 긴장 불감증 아닌가. 

아, 귀찮아.
또 또 셤보러 가야하다니. 정말 귀찮기 짝이 없다.

나는 차가 필요하다구요, 날씨는 점점 추워진단 말이죠.
아 귀찮아 귀찮아 귀찮아.

그래서 다음주 화요일에 다시 시험본단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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