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술친구 T군은 오후 8시가 넘어서 전화를 걸어왔다.
나는 병원에서 상담중이었다.

"나 지금 술 마시러 대학로 가는데 너도 와라"
"뭐, 대학로? 조X 멀구나..."
"아, 와..S랑 M이란 친구도 올거야. 와. 올거지?"

그리하여 그 멀리까지 꾸벅꾸벅 졸면서 지하철을 타고 갔더니.
녀석들은 이미 좀 취한 모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T는 갑자기 내게.
"야, 넌 왜 술만 마시면, 니가 읽던 책을 나 주고 그러냐?"
"내가 너 뭐 줬어? 혹시.. 교수대 위의 까치 니가 갖고 있냐?-_-;;;"
"응.. 이제 다 읽어 가"
"내가 그거 얼마나 찾았는데 ㅠㅠ 또 뭐 갖고 있냐, 너.."


녀석 역시 술자리에서. 출퇴근하며 지하철에서 잠깐씩 읽던거라며.
표지가 나달나달해진 '무진기행'을 내게 내밀었었다.
지금은 얌전히 내 책더미 사이에 있다.. 후훗.


아, 이런 술버릇.. 바람직하다고 해야할까나? 하하핳
어쨌든 묘연했던 책들의 행방을 알았으니, 언제 가서 수거해와야지..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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