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도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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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김훈의 글을 읽는 것은 고역이며 노동이다. 

그러나 읽지 않는 것은 더 힘든 일이다. 

그리하여 이번에도 그 압도적인 문장의 힘을 겨우 버텨가며 글을 읽는다. 

 

해망. 

졸렬하고 치사하지만 숙명적이고 가차없는 인간의 삶이 거기 다 모여 있었다. 

내게도 있는 것인데, 내가 끝없이 내 안에서 밀어내고 있던 삶의 모양들. 

차마 보기 싫어, 먼지의 기슭에 내동댕이쳐 버린 나의 비루함도 거기 있었다. 

혹 빛나는 무엇이 그 안에 있을지 몰라, 기삿거리조차 되지 못한 그 삶의 더께를 벗겨낸다. 

그리고나서 바라본 서울의 하늘은 해망의 하늘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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