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예뻤을 때
공선옥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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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2일이었을 겁니다.
"탱자나무 울타리 위로 아지랑이가 뽀얗다."라는 문장으로, 연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이 짧고 소란스럽고 아픈 이야기를 보는 매일의 3분이, 지난 일 년의 가장 예쁜 추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것을.
 
더듬거리며 읽기 시작한 연재가 차츰 눈에 익고, 몇 번의 덧글도 달고, 마침내 푹 빠져 눈시울을 붉힐 때까지, 바깥 세상은 몇 번이나 들썩였습니다. 그 출렁이는 세상 속에 단 3분, 나를 고요하게 해 주었던 이 책에 감사드립니다. 처음 읽는 연재소설임에도 끝까지 기대하며 읽게 되었던 건, 역시 이야기의 힘 때문이었겠죠. 이야기 속의 해금이와 그의 친구들에게도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를 보냅니다.
 

울지 마.

열렬히 사랑하고,

끝끝내 잘 지내.

어쩌면 지금 우리가 가장 예쁜 울음을 울 수도 있고,

가장 환하게 불을 밝힐 수도 있을 거야.


이야기 속의 주인공 해금이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말입니다.   

차마 평점을 매길 수 없는 추억에, 줄 수 있는 별을 모두 주어 세상으로 보냅니다. 아직 해금이를 만나지 못한 다른 사람들 역시 나처럼 가슴 먹먹한 그때를 기억할 거란 확신과 함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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