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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침 - 아나운서 유정아의 클래식 에세이
유정아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음악은 내게 아무 것도 아니었다. 늘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 갑자기 나를 기습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그것은 소통이었고, 외로움이었으며, 때때로 위로였다.
나는 클럽에서, 거리에서, TV에서, 라디오에서, 그리고 가끔씩 나에게서 음악을 들었던 것 같다. 그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랬던 것 같다. 지금와서 생각해보건대, 그것은 그냥 나의 일부가 아니었을까. 그러던 것이 어떤 기회로 조금이나마 정리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여러 음악가를 알게 되었다. 피아니스트부터 지휘자까지, 먼 타국의 음악가부터 나와 같은 도시의 음악가까지. 같이, 그리고 깊이 호흡하진 못했지만, 그들이 음악이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어떤 일부를 보여주고 싶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전체가 아닌 일부지만 다만 마주치듯이, 스쳐가듯이.
글렌 굴드에게도, 카라얀에게도, 이 글을 읽게 해 준 저자에게도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무엇보다 음악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