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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외면 - 이병진 포토에세이
이병진 글.사진 / 삼호미디어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이병진 자신의 폼잡는 얼굴을 내세운 표지, 그것 때문에 왠지 손이 가질 않던 책, '찰나의 외면'을 보았습니다. 아마도 저는 개그맨이 쓴 책, 또는 연예인이 쓴 책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일단 반성...
'찰나의 외면'은 사진집으로는 모순적인 제목입니다. '찰나'가 '외면'해버리면 '찰나'를 잡아야하는 속성을 갖고 있는 사진은 탄생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음... 왜 이런 제목을 썼는지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의아할 뿐입니다. 역시 표지의 폼이 제목에도 묻어 있다는 느낌입니다. 역시 첫인상은 무섭다는 생각. 또 반성...
계속 반성하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썩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유는 한 가진데요, 저자 이병진의 진솔함, 그리고 그게 사진에 그대로 투영되는 게 꽤 멋지거든요. 특히 별 것 아닌 사진을 별 것 아닌 사진이라고 시인하는 그의 말투에서 더 빛나는 사진들이 많이 있습니다. 역시 작품은 작가와 별개로 생각할 수 없나 봅니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이를테면 자기 집 앞 풍경, 자기 자동차 악세사리, 자기 여자친구(아주 많이 등장;;),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들, 코엑스나 한강 둔치, 호수공원의 익숙한 풍경 같은 사진들이 대부분인데요. 그게 이병진의 솔직한 말과 함께 담겨지면서 '일상이 빛나는 순간'이 찾아오곤 합니다.
그의 솔직한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 하나를 옮겨 봅니다.
실수를 저질렀더라도 사진은 작품으로 남아주는 아량이 있다. -52p
그러나 그가 책을 냈다는 사실은, 실수는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더불어 그의 사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