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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에로틱한 잠재력
다비드 포앙키노스 지음, 김경태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표지에 그려져 있는 머리가 큰 우리의 주인공 '엑토르'는 수집가입니다. 음...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편집증적 수집광입니다. 마트의 1+1 상품만 봐도 수집벽이 도지고 마는(일단 같은 종류가 두 개 이상이 되었으므로)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병을 가지고 있는 그는, 그러나 또한 엄청난 소심함의 소유자이기도 해서, 자신의 1호 보물 '닉슨 대통령 캠페인'배지가 '비틀즈 리더 뽑기 캠페인' 배지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자살기도를 결심하게 됩니다(헉!).
어쨌든! 우리의 소심남 '엑토르'는 우여곡절 끝에 우표, 동전, 과일꽂이(???), 머리카락(!!!) 등의 수집벽에서 탈출하기 위해 결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물론 열렬하게 사랑하는 사람과 말이지요. 평생 수집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던 엑토르는 과연 결혼생활을 잘 꾸려갈 수 있을까요?
물론 문제가 생깁니다. 어떤 문제냐구요? '그래서 그가 온종일 유리창을 더럽힐'수 밖에 없었던 바로 그 문제입니다. 그게 어떤 문제냐구요? 역시 표지에 그려져 있는 저 여성, 엑토르의 아내 '브리지트'의 저 자세가 문제입니다.
역시, 아무 것도 모르시겠지요? 억울하지만 바로 그겁니다.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 책이 미치도록 재미있는 거랍니다.
매콤한 코미디의 색을 띤 문장, 말이 되어 버리는 황당 설정, 아내의 터질듯한 잠재력, 그리고 가슴 따뜻한 결말까지. 취향에 따라 다를 순 있겠지만 '공중그네'나 '남쪽으로 튀어'보다 훨씬 건강하고 달콤한 웃음이 책을 놓는 당신의 입가에 휘감겨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