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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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여러 인물들이 주인공입니다. 마치 연작소설처럼, 챕터마다 화자가 바뀝니다. 바뀐 화자들에겐 여러 가지의 사건들이 생깁니다. 때로는 살인사건이기도 하고, 사소한 사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떻게 보이건 주인공들에겐 격랑과도 같은 한 때입니다.

사실, 산다는 건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살인과도 같은 대단한 일이든, 집안에 굴러다니던 도자기를 깬 대단찮은 일이든, 인생의 주인공인 '나'에게 인생 자체는 항상 큰 파도가 휘몰아치는 격랑의 현장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을 울다 웃습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추측만 가지고도 화가 나거나 웃음이 납니다. 그리고 아무도 나를, 나의 내심을 온전하게 바라봐 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나는 늘 두렵습니다.

이 소설은 그런 인간의 두려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또 하루는 지나갑니다. 마음 속에 부는 폭풍을, 그 엄청난 힘을, 따뜻함을, 외로움을, 참담함을, 빛남을 우리는 타인과 나누지 못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외롭습니다. 그런 '인간'에게 바치는 소설 같습니다. 작가가 '사건'이 아닌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인간'에게 소설책 한 권을 고스란히 헌정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이번 문학동네 소설상도 새로웠습니다. 인간을 정면으로 '직시'했을 때, 이야기는 이렇게 흘러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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