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사이코 테라피스트의 심리여행
권문수 지음 / 글항아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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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영화에서 흔히 보는 심리치료사, 이를테면 '컬러 오브 나이트'의 브루스 윌리스처럼 정신과 상담을 해주고 환자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 받는, 그러다가 사랑이나 원수의 관계로까지 그 의미가 변질되기도 하는 그러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 '사이코 테라피스트'다. 정신과 의사는 주로 약처방과 관계된 일들만을 한다. 이 책을 보고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그것 말고도 이 책은 처음 만나는 진실들을 여러 가지 보여주는데, 심리학 서적 중 가장 솔직한 시선을 담고 있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진솔했던 부분은 저자가 치료한 사람 중, 진정한 의미로 '치료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처음엔 굉장히 허무하고 짜증났다. 모든 사례들의 결말이 "그 후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이거나, "그녀가 그렇게 떠나가는 뒷모습을 나는 차마 잡을 수 없었다."로 끝나는 것이다. 아니, 이게 무슨 심리치료사야!

그런데 저자(권문수)가 이야기하는 심리치료는,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책을 넘기면서 알게 됐다. 심리치료사가 하는 일부터 이야기해 보자.

심리치료사는 환자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대부분의 환자는 자신의 병 때문에 실제적인 경제활동을 못하고 있다. 그래서 법의 도움 안에서 필요한 여러가지 조치들을 대신해준다. 뿐만 아니라 환자가 지고 있는 빚까지 여러 형태로 삭제/소멸해주기도 한다. 주거지를 마련해주기도 하고, 필요하다면 사람들을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 말하자면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환자를 병원에 감금시키거나 약처방을 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말하자면 테라피스트가 일차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제대로 된 생활의 보조인 셈이다. 정말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신병은 완치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정신질환 자체가 특정한 정신의 발달, 또는 퇴행으로 오는 것으로, 모두에게나 있는 정신의 작용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말인즉슨, 우리는 모두 가볍거나 무거운 정신질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거의 모든 정신질환의 뿌리가 '외로움'에 있다고 한다. 100% 공감한다.

여기서 테라피스트의 2차 치료, 궁극적인 치료의 의미가 나온다. 저자 자신의 경험이기도 한데, 그것은 우리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멘토'가 되어준다는 것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롭다. 그 외로움이 타인을 가격하기도 하고, 타인과 친밀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외롭다'는 말에는 '인간을 향한다'라는 희망이 더 깊게 새겨져있다고 믿는다. 치료를 위한 치료, 그 너머에는 인간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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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8-1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롭다,에 담긴 '인간지향'.. 그러니 외롭다고 느끼는 건 희망적이네요.
아무느낌이 없는 게 문제지.. 리뷰 잘 읽고 추천합니다.^^

산도 2007-08-1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석이 꿈보다 좋다고... 그래도 그렇게 믿는 이들이 테라피스트라면 희망에 더 가까이 가는 거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