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진 1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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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지 한참이 지났다. 그 동안 이러저러한 이야기가 있었고, 개인적인 대소사도 겪었다. 시간이 흘러갔고, 시간의 흐름만큼 나도 조금씩 변해간다. 매일매일이 전쟁 같았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고민도 생겼다. 잊어버리는 것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 '리진'이 늘 있었다. 잊혀진 줄 알았는데, 어디선가 '리진'이나 '신경숙'을 마주하면 다시 인간 '리진'이 생각났다. 이것도 인연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리뷰 쓰기가 참 힘든 책이 있다. 내용의 좋고 나쁨을 떠나, 혼신을 다한 책이 그렇다. 근래에는 '남한산성'과 '리진' 정도가 있다.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힘들었다. 그 혼신 때문에 코끝이 찡해지기 때문이다. 김훈은 자신이 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소재를 치밀하게 써나갔고, 신경숙은 자신이 써보지 않았던 소재를 충만하게 풀어냈다. 그렇게 되기까지 속으로 얼마나 많은 울음들을 삼켰을까.

간혹 '리진'이 생각난다. 그 여인은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질기게 이어나간 자신의 운명처럼 그렇게 내게 나타나곤 한다. 그런데 오늘은 '리진'에게 내가 말을 걸고 싶어진다.

여러 의미에서 당신이 내게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걸, 아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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