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애장판 1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열혈독자는 한 권의 책을 읽기 위해 자동차로 세 시간이나 달려야 도착하는 한 항구도시의 커피숍으로 간다고 한다. 좋은 책을 그에 맞는 환경에서 읽는 것이 책에 대한 예우이며, 또한 내용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그렇게 읽혀지는 것보다 더 진한 감동을 주는 책이 어떤 경우에는 퀴퀴한 만화책방 구석에서 우연히 발견될 때도 있는 것이다. 세상 참 아이러니 하지...

'기생수'는 내게 그렇게 왔다. 돌연히, 기생수의 모체인 밤톨 같은 것이 바람에 실려 주인공 신이치의 집으로 들어간 그 날처럼, 그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갑자기.

 

어떤 책이든 읽고 난 뒤에는 그것이 하나의 이미지, 또는 한 사람의 인물, 또는 단 한 문장으로 기억되곤 한다. 그리고 요즈음 나는 외로웠다. 누군가를 만나도, 만나지 않아도, 사귀어도, 사귀지 않아도, 웃어도, 웃지 않아도 그 외로움으로부터 도저히 벗어날 순 없겠다는 생각이 마침 들 때였다. 그리고 평소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외로움에 대해 그것을 떨쳐버릴 수 있는 방법을 갈구하거나, 그것이 무엇으로부터 파생되었는지만을 궁금해했던 나에게 앞 문장과 같은 맥락에서 '기생수'는 당분간 이 문장으로 기억될 듯하다.

"종을 떠나 인간이 무언가를 돕는 것은, 그것은 바로 인간이 외롭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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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ersu 2007-02-2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열심히 들은 만화책..언젠가 한번 봐줘야겠습니다..
다들 왜 그리 좋아하는지..^^
오늘 멋지네요..날씨가..행복한 하루되세요.^^

산도 2007-03-03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F는 만화책이나 영상물이 책을 압도하는 것 같아요. 작가의 상상력이 빈곤하지 않다면... ^^; 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