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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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 철학에서 ‘신‘은 ‘이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또한 스토아 철학에서는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나하나 밝혀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것이 운명에 따라 결정되어 있다면, 삶에서 ‘행‘과 ‘불행‘의 구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미래를 생각할 때 두려운 이유는 미래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가 이미 정해져 있다면, 단지 주어진 길을 따라갈 뿐이라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이 책의 저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스토아 철학자이자 로마 황제였다.

˝잃는 것은 현재뿐˝, ˝판단이 없으면 속박도 없다˝와 같은 금언들을 계속 반복함으로써, 손해에 대해 판단하지 말라고 한다. 또한 인생의 짧고 덧없음을 거듭 말하며 죽음을 항상 생각하고, 의연히 받아들이라 가르친다. 무언가를 강조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것이 눈에 밟힌다는 뜻, 늙음(시간을 잃는 것)과 죽음은 로마 황제도 항상 골몰하던 주제였나보다.

˝자만심 중에서도 마치 자신이 자만심에서 자유롭게 된 것처럼 생각하는 자만심이야말로 가장 심각한 자만심이다.˝

책을 읽을수록 자만심이 생기는 요즘인데, 이 글귀를 보고 나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스토아 철학에서 ‘아파테이아‘는 영혼을 정념에서 해방시킨 뒤 찾아오는 ‘평정의 상태‘를 말한다. 약 1860년 전 사람이 쓴 글을 읽고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건 참으로 좋은 일이다. 마르쿠스도 그의 가족도 친구도 모두 죽어 없어졌으나 그의 저작만이 남아서 후대인들의 정신을 고취한다는 것은, 진정한 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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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빛나는 별 하나하나에는 보이지 않는 별 아홉 개가 있다.

달은 형성 시점부터 지금까지 매년 약 1.5인치의 속도로, 인간의 손톱이 자라는 속도와 비슷한 속도로 느적느적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

전 세계가 머나먼 과거에 화석화된 물질을 태우며 살았던 시절의 사람들을. 과거를 소각하고, 그 과거와 함께 미래까지 소각했던 사람들을.

풍경이 너무나도 단조롭기에 걸음을 늦추어야만 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적었다. 그가 느끼기에, 빨리 걸을수록 단조로움은 배가 된다. 인내심을 가진 눈만이 수천 가지의 뉘앙스를 포착할 수 있다. 풀이 무성한 관목들. 화다닥 달아나는 뱀. 돌에 새겨진 선들.

많은 국가와 민간 우주항공 기관은 가능한 한 속히 화성으로 가는 데 혈안이 되어 있지만 정작 화성에 도착한 후 어떻게 처신할 것인지에 관한 논의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기술적 프로토콜이 아니라 최초의 인간 정착민들의 사고방식에 관해 이야기해야 할 때 말이다.

단기적인 것은 장기적인 것과 공존해야 한다. 둘 중 하나만 택하는 것은 인생을 절반만 살겠다는 것이다.

거리를 두고 더 멀리 볼수록 더 많은 연결 고리를 보게 된다고

나는 향후 2억 5천만 년 동안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보여 주는 애니메이션 영상을 발견한다. 달이 천천히 멀어지고, 태양은 조금씩 식어가고, 아프리카와 유럽은 서서히 하나의 대륙으로 합쳐진다.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는 서로 멀어지다 각자의 길을 간다. 호주는 북쪽으로 이동해 아시아 대륙에 붙고, 남극 대륙은 마다가스카르 인근 어딘가에 자리를 잡는다.
오늘날 대규모로 펼쳐지는 지정학적 갈등은 대륙이 추는 느릿느릿한 춤사위 속에서 저절로 정리될 것이다.

우리는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세상을 잠시 표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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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대여 페이백]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마욜린 판 헤임스트라 / 돌베개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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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 브라이언 콕스의 "우리는 의식을 가진 우주다"라는 말뿐이다

거의 모든 우주 비행사가 우주에서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지구 활동가가 됩니다.

리처드 버크민스터 풀러는 "우리 모두는 지구라는 우주선에 탄 우주 비행사다"라고 썼다.

무언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면 그것을 잃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태어난 곳이 바로 천국이다. 우리가 번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해 주는 곳은 다름 아닌 이 작은 행성이다.

인간은 생태계의 파괴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밤을 밝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우리는 심리적인 질환을 개개인에 초점을 맞춘 약물과 치료법으로 치료하죠. 하지만 개인보다 훨씬 거대한 차원의 문제가 존재한다면요? 그런 질환이 우리가 이 세상과 맺은 관계에서 비롯하는 논리적인 결과라면

"조망 효과가 일어나려면 경외감이 필요해요.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경험은 산이나 숲에서 숨 막히는 풍경을 마주하는 경험과 비슷하죠. 하지만 도시에서는 어떨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도시에는 우리 자신보다 거대한 무언가가 별로 없으니까요.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뿐이네요. 어둠 속의 빛, 별이 빛나는 하늘을요."

"빛이 실제로 우리를 더 안전하게 만든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이런 내 생각을 들은 스포엘스트라가 말한다. "심지어 조명과 안전 사이의 연관성을 반증하는 연구도 있었고요."
그는 조명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동네보다 잘 갖춰진 동네에서 범죄 사건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를 언급하면서 이는 단순히 조명이 밝을수록 활동량이 많아지고 그만큼 바람직하지 않은 활동량도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조명 설비가 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경우는 오로지 사회적 통제가 갖춰져 있을 때뿐이라고 결론 내린다.

우주는 인간 상상력의 주요한 원천 중 하나입니다. 과학의 원천이기도 하지요. 우주cosmos라는 단어가 ‘질서’를 의미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프랑스 천체물리학자 파투마타 케베의 『원스 어폰 어 문』La Lune est un roman에서 읽기로는 ‘지구 조석’이라는 것도 있다는데. 케베는 그 책에서 달의 인력에 반응하는 지구의 단단한 표면이 매일 약 30센티미터 정도 상승하고 하강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케베는 지표면 전체가 수백 마일 면적에 걸쳐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데도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현상을 ‘땅의 비밀스러운 호흡’이라고 부른다.

어느 한 편의 시에서 엘슨은 동료 과학자들에게 시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호기심도 결국은 정신의 일부니까요."

전 인류의 꿈이라고 하기에 우주 비행사와 관제탑은 너무나도 백인 중심, 남성 중심, 미국 중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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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을 권리 다시 쓰기 - 자본주의를 가로지르는 인문학 로드맵
강신주 지음 / 오월의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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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상처받지 않을 권리>는, 자본주의를 살아가며 ˝상처받지 않을˝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게 있음을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상처받기 쉬운 이유는, 무엇이든 돈으로 환원할 수 있고 교환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많은 것을 돈을 주고 살 수 있다. 우리 각 개인조차 노동력이라는 잣대에 의해 평가받고, 어딘가에 속하며, 연봉을 비교하고, 그것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 한다. 그리하여 삶을 살며 돈이 없으면 불행해 하고, 있어도 더 갖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며, 더 가진 사람을 미워하며 자신의 돈과 비교하며 불행해한다.

비교하는 것은 얼마나 쓸데없는 일인가? 누구나 각자 다 하나뿐인 조합이니, 엄밀히 말하면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주제는 바로 ˝허영˝이었다. 우리가 무언가를 사려고 할 때 그것이 정말 필요해서 사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구별되기 위해서 사는 경우가 있다. 옷을 예로 들어보자. 따뜻한 옷은 육체적 필요에 의한 것이지만, 남들과 다른 옷은 정신의 필요에 의한 것이다. 나는 후자의 경우를 허영에 의한 소비라고 생각한다.

나는 예전부터 허영은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단어 자체의 느낌이 그렇지 않은가, 마치 헛된 미망을 쫓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인간은 기본적으로 허영을 가진 존재다. 허영이란 정신의 굶주림이다. ˝다른 사람이 찬양하는 특성을 마치 자신의 본성(본질)인 것처럼 여기는 마음˝에서 허영이 나온다. 그렇기에 허영의 다른 말은 ˝인정욕구˝이다.

우리는 남의 인정을 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그렇다면 허영이란 단순히 헛된 미망은 아닌 셈이다. 허영은 그 자체가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허영이란 기본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남의 인정에서 찾는다는 데에 문제점이 있다. 남이 내게 칭찬을 하든 비난을 하든, 그 말 자체에 흔들릴 필요가 있을까? <초역 부처의 말>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 바로 ˝바라지 않는다˝ 였는데, 이는 남에게서 인정을 바라지 않음을 의미한다.

허영은 그림자와 같다고 생각한다. ‘나‘라는 실재가 있다면, 그림자는 빛의 각도에 따라 길어지기도, 짧아지기도 한다. 그림자는 대강의 형상을 드러낼 뿐, 그것이 곧 나의 본질은 아닌 것이다.

다른 사람과 구분되고 싶어하는 마음, 이것은 인간의 근본적인 마음이다. 하지만 구분되고 싶어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음을 감추려는 시도다. 즉 인간은 모두 같은 존재이기에 달라지고 싶어한다.

남의 인정을 바라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는 것.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몫을 살아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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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풍요의 바다 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윤상인 외 옮김 / 민음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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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아키에게 환희를 안긴 것은 불가능이라는 관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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