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행복한 시대가 있을 수 없는 두 가지 이유를 말한다. 1. 사람들이 그것을 단순히 원하기만 할 뿐, 가지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2. 평화로운 날이 오면 오히려 불안과 비참함을 바라기 때문. 행복이란 권태의 다른 이름이며, 권태롭기보다는 차라리 비참해지기를 원한다는 면에서 에마 보바리는 곧 우리다.
이 비열함과 속임수의 세계, 뒤룩뒤룩 살찐 마나님이 멍청한 일꾼들을 얕잡아 보고, 술독에 빠진 체제의 희생양이 자기와 비슷한 사람이나 골리며 쾌감을 느끼는 이 세계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증오스러웠다. - P67
라라는 신앙심이 없었다. 종교 의식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삶을 견디기 위해 가끔은 어떤 내적인 음악과 동행할 필요를 느꼈다. 그때마다 그녀가 매번 그런 음악을 작곡할 수는 없었다. 그 음악은 곧 삶에 대한 하느님의 말씀이었고, 그것을 들이으며 울기 위해 라라는 교회에 다녔다. - P98
속상해하실 것 없어요, 아말리야 카를로브나. 부인에게 나쁜 감정이 있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정말 감사드려요. 하지만 문제는 부인이나 우리가 아니에요. 이제는 그러니까 모든 사람, 온 세상이 그런걸요. 그러니 어떻게 거역하겠어요? - P103
그들은 거리로 나갔다. 오랜 병을 앓고 난 다음처럼 공기가 낯설었다. - P105
나라님께서있잖니, 모든 것을 새로 뒤집자고, 아무도 모욕하지 말라고, 농부들에게 땅을 주고 모든 사람을 귀족 지주와 평등하게 하라고 선언문에 서명하셨단다. 서명된 칙령은, 얘야, 공표만 하면 된다더라. - P72
하권에선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의 싸움(내전기)이 주된 이야기다. 파르살로스 회전 이후 폼페이우스의 입지가 약해지며 쉴새없이 달려온 이야기의 끝이 보이는 듯하다가, 결국엔 암살당하는 카이사르. 무엇을 위한 승리였을까? 천재란 시대에게는 유익하지만 개인의 행복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다. 권력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정치 싸움들이 결국에 나중에는 아무 의미 없는 것들처럼 느껴질 것이다. 소시민이 좋은 점은 권력을 다투지 않아도 된다는 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상권(루비콘 강 도하 이전)이 하권보다 더 재미있었다. 옥타비아누스(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이기며 공화정(과두정) 로마는 끝나고 전제정으로 돌아가게 된다. 역사의 순환을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