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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 - 특별하지 않은 청춘들의, 하지만 특별한 이야기
박근영 지음, 하덕현 사진 / 나무수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아는 것은 메인스트림의 가공한 삶이다. 잡지, 티브이에 얼굴을 비치는 유명인들의 삶은 동경 혹은 동정의 대상이 된다. 그들은 인기를 먹고 사는 동물인지라 쉬이 자신의 속은 내비치지 않는다. 그들이 겪는 실재와 현실속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소수의 인간들뿐이다.
우린 그들의 단면만 보고 평가한다. 이름만 등장하면 터져나오는 단어들은 정작 그들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우리가 접해온 지식들의 단면이 너무 조각이 나 있기 때문이다.
내 남편, 처의 속도 모르는데 수천리 떨어져 사는 이들의 삶을 어찌 알겠는가.
다만, 삶은 누구나의 것이라서 이런 삶도 있고 저런 삶도 있는것이다. 우리가 위로받을 수 있기 위한 장치가 남의 삶을 엿보는 것이라면 이 책은 그것에 충실한 역할을 수행한다.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삶. 젊고 싱싱한 육신을 가진 아직 살날이 창창한 인간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어떻게 변해갈지 모르는 미래에 대한 불투명함이 고스란히 담긴다.
그들은 때로 사진사이고 패션디자이너이며 연극배우, 화가, 영화감독이다. 어때, 뽀대나지? 이런 직업들은 아직 푸릇푸릇한 영혼들에겐 동경의 대상이자 미래의 자신의 아바타로 손색이 없다.
현실은. 네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돈이 중심 현세에서는 직업이 가진 ‘뽀대’와 자신의 ‘가오’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저 밥벌어 먹고 살만큼이면 된다는 거.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은 행복해보인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후회는 별로 없고 자신감은 충만해있으며 미래에 대해 ‘투자’의 개념보다는 꿈을 꾸는 인간으로서 자아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으니.
인테리어 잡지 에디터, 웹툰 그림쟁이, 뮤지션, 여행작가,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시인 까지. 아직 무르익지 않은 전문가들의 삶을 인터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맛깔나게 색을 칠하는 글쟁이. 또 하나의 삶. 지은이의 능력이 드러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