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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이동진 글.사진 / 예담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푸른 들이나 깊은 계곡 넓게 펼쳐진 바다. 오밀조밀 어우러진 이국적인 골목의 모습, 중세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유럽의 광장, 다리, 항구. 누가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고 했는가. 세상에 볼 곳도 많고 만날 이들도 많다. 영화로 보는 장면들은 아름다운 주인공과 어우러진 풍경이 이미지로 남는다. 그 곳에 가고 싶다.
언제부터인가 매스컴을 통해 등장한 그의 ‘단정한’모습을 보았다. 자주 등장하게 되었을 때엔 수많은 영화평론가들 중에 그의 이름이 더 깊이 각인되어 있다고 인식한다. 그의 블로그. 사진과 글과 영화와 음악이 녹아 있는 그곳에 잠시 쉬었다가 나온다. 그가 그 곳에서 끄집어낸 것들이 한권의 책을 이룬다.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는 이동진의 수필과 같다. 영화를 중심으로 하고 있고 그 주요한 배경이 되는 곳을 누비며 행동을 따라하기도 하고 같은 꿈을 꾸어보기도 하는, 영화에 미쳤다. 영화를 보고 그 배경이 되는 곳을 향해 무작정 떠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곳에서 주인공이 했던 행위를 재연한다. 영화의 주인공이 된다. 주위를 둘러보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곳에서 별을 보며 눕고, ‘원스’의 거리에서 음악 하는 이와 미소를 나누고, ‘스타워즈’의 외계도시를 꿈처럼 거닐어 보기도 한다.
‘맘마미아’의 흥겨운 음악이 흐르는 섬의 항구와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고 무인도에서 배구공과 친구하는 톰행크스의 모습을 떠올리며 피지 모누리키 섬에서 야숙을 하기도 한다. ‘폭풍의 언덕’, ‘잉마르 베리만의 무덤을 찾다’, ‘소나티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품고 있는 영국, 스웨덴, 일본 등지의 거리를 걷고 사진에 담는 일은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그 여정에서 행복하겠는가.
책을 보고 들뜬 나를 보면서, 왜 남이섬이 그렇게 일본인들에게 인기 있는가도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