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한번인.생
조대연 지음, 소복이 그림 / 녹색문고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어떻게 살 것인가. 내 인생은 딱 한번 뿐 아닌가.




나, 부모님을 통해서 세상에 나왔다. 호기심 많던 아이는 곧 스스로 경험을 통해서 넘어지고 깨지면서 터득하는 지식이 ‘진짜‘라는 것을 깨닫는다. 부모가 아니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나. 걷기위해서 수백 번은 넘어져야 하며 넘어지는 좌절을 경험하지 못하면 제대로 걷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밥 먹는 것도 용변을 보는 것도 돌봐주는 이가 없으면 하지 못하다가 겨우 똥오줌을 가리게 되었을 즈음이 되면 사람끼리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인 말을 배워야 한다. 어눌하고 어색한 발음을 통해서 내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는 수많은 울분을 삭혀야 하고 답답해하는 나보다 더 답답한 표정의 상대를 보면서 좌절을 경험한다.

내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정도의 말 실력을 갖출 무렵이 되면 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세상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고 그 이름을 들어서 기억하는 것 보다 그림과 그것에 붙은 글자를 읽어서 아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깨닫는다.

학교에 들어가면서 고통은 시작된다. 경쟁. 아귀다툼. 일등만 기억하는 세상. 등수로 매겨지는 인생의 등급, 곧 먼 미래 성인이 되었을 때 계급으로 굳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어른들은 끊임없이 공부를 강요한다. 험난한 기간. 이것을 배우고 저것을 배우고 이것을 외우고 저것을 외우고 책에 손때가 가득할 무렵엔 새 책을 만나게 되고 나라의 수많은 아이들과 같은 책을 통해서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방법은 수준이 다른 암기력이 좌우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틈도 없다.

목표하던 대학에 갔다. 나의 인생이 꽃을 찾은 나비처럼 행복하거나 취할 만큼 달콤해지지 않는다. 취업이라는 험한 문을 통과해야 한다. 취업을 위해서 스펙을 쌓고 고생을 통해 획득한 자격을 위해 마지막 보루인 대학시절의 즐거움을 한쪽에 묻게 되는 순간, 나는 이미 세상이 요구하는 어른이 된 것이다.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또 다른 시작이다. 아이를 위한 투자를 위한 희생. 무섭게 성장해가는 경쟁 시스템 속에 자라게 된 아이를 위해 비용을 들여야 하고 아이가 자라서 결혼할 즈음엔 결혼자금을 마련해주고 노후를 편히 보낼 자금도 한쪽에 챙겨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을 묶여서 끌려 다닌 내 삶을 보상해줄 그 무엇도 나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난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아. 어떻게 살아야 하지.




책은 대한민국 최근 통계자료를 통해 탄생시킨 ‘평범씨’의 인생을 통해서 사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인지, 과연 행복을 좆는 우리는 그 행복을 찾기 위한 노력은 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이 사회가 요구하는 삶의 속성을 명료하게 표현함으로서 일상에 묻혀서 돌아보지 못했던 삶의 의미와 세상의 가치에 대한 되새김을 돕는다.




딱 한번인 생(生), 잘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