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초콜릿이다 - 정박미경의 B급 연애 탈출기
정박미경 지음, 문홍진 그림 / 레드박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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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유통기한 6개월’은 광고 카피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수치를 사랑하는 이들을 상대로 분석해서 내 놓은 통계자료이기도 하다. 사랑해서 결국 결혼에 이르는 이들에게 이런 냉랭한 메시지는 의미가 있는 것일까.

뜨겁게 사랑하고 헤어져라. 사랑을 단정하는 수많은 말과 격언·경구가 있지만 인간사이의 신경에 의한 또는 신체적 접촉에 의해 일어나는 ‘화학작용‘과 이를 매개로 작용 반작용하는 현상을 분석하는 일이란 불가능할는지도 모른다.

우연히 만나는 사람과 중매(또는 소개팅)로 만나는 사람과 사랑에 빠질 확률, 혹은 지속될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변수 투성이인 게임의 시작에 대한 확률을 구하는 것 보다 사랑하다 헤어진 연인의 결말이나 그 과정을 들여다보고 서로가 행복할 수 있는 관계 구조를 연구하는 것이 훨씬 보람 있는 일일 것이다.


<남자는 초콜릿이다>는 남성위주의 연애기술에 반해 여성을 축으로 놓고 그중에서도 30대 비혼(미혼이 아니다)의 연애담을 풀어 사회, 정치성을 가미한 분석을 곁들이는 책이다.

사랑을 통과해 결국 헤어짐의 이야기는 얼핏 <사랑과 전쟁>을 떠올려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각 상황의 열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30대들이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혹 마초적 남성이라면 책읽기를 권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여성시각에서 그것 ‘페미니즘’의 해석들이 사례를 건조하게 파헤치고 의미를 부여하는 일들과 평범하지 않은 여성들의 사례는 자칫 두드러기나 구토를 유발할지도 모르겠다.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세태의 흐름에 뒤쳐저 영영 손가락질 받으며 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나쁜 남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쁜 여자도 있을 수 있고 ‘밥보다 비싼 커피를 마신다‘고 해서 된장녀는 아닌 것이며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다고 해서 출산률 지상주의에 반역이 아닌, 사회적 인식의 틀을 지향하는 저자는 밥 먹듯이 연애하면서 밥 먹듯이 헤어지는 자신의 일상과 이를 투영한 이야기를 통해서 이 땅의 여성들이 좀더 떳떳하고 당당하게 몸을 바로 세우고 연애할 것을 역설한다.


   
  ‘관계의 정의’는 여성들이 연애로 접어들 대 중요한 과정이다. 감정을 어느 선으로 유지할 것인지, 공을 더 들일 것인지, 언제쯤 섹스를 할 것인지가 모두 이와 관련되어 있다. 이는 여성들이 안전한 섹스만을 원한다거나 감정적으로 손해 볼 짓은 안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름 지을 수 없는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이는 자신이 직접 관계를 판단하고 정의하고, 조절하고 싶어하는 당연한 욕구다.- 본문 중

 
   




연애는 인간이 맺는 가장 기본적인 관계의 하나다. 이성간 싹트는 감정 또한 ‘연습’을 통해 절제와 조절이 가능해진다. 이때 줄다리기는 남자와 여자 할 것 없이 불안을 해소하고자 하는 선택일 뿐이다.



   
  그녀는 관계를 ‘연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할 때 예외 없이 어떤 각본이 작동되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 각본에는 자기 같은 ‘자유분방한 여자’ 길들이기도 포함되어 있다. 남자들이 ‘자기 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란, 자기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만 자유분방해야 한다는 것, 자기가 꺽을 수 있을 만큼만 고집스러워야 한다는 것,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자기가 지배하는 영역을 로 기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본문 중  
   

 




현대사회에서 연애는 아직은 약자에 속하는 여성과 지나친 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윗세대의 가부장적인 가치관을 고스란히 물려받게 되는 남성간의 갈등이다. 이때 남성의 일방적인 굴종의 강요는 관계의 파기를 불러오는 주술과 같다.










   
  여성 1인 가구가 늘어가고는 있지만 대부분은 최저생계비 이하로 살아가는 빈곤층들이다. 남자 가장의 연봉을 받으며 소비와 여가를 누리면서 연하의 남자들을 후리는 골드미스란, 명백한 사기다. 그것은 0.001%도 안 되는 잘나가는 여자들의 경제력을 부풀려 지갑을 열게 하려는 상술이고, 남편과 아이들이 아닌 자신만을 위해 돈을 써대는 여자들의 소비 행태를 용납 못하는 사회가 붙인 똥값의 금딱지다.-본문 중  
   

 




우리가 아는 ‘골드미스’는 상위 0.001%에 속한 모델들이다. 그들 또한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로울수 없으며 자신의 선택에 대한 굳건한 믿음도 부족한 현실인 것이다. 빈곤한 여성이 행하는 B급연애를 탈출하기 위한 계명은 다음과 같다.



   
 


1.연애는 훈련임을 명심하라

2.현실을 벗어난 판타지는 과감하게 버려라

3.나만의 연애각본을 써라

4.내가 정말 원하는게 뭔지 알아내라

5.나의 행복을 우선시하라

6.자기 욕망에 최선을 다하라

7.‘사랑으로 하나 된다’는 거짓말에 속지마라

8.나이 듦의 방어막을 만들어라

9.남자의 자원을 이용하도 그에 속하지는 마라

 
   






방황, 고통은 죽을 때까지 계속되며 이를 피할 수는 없다. 우물쭈물 하다가 상대방한테 상처받고 자신이 받은 만큼 상대는 괴롭지 않은 현실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나와 내 자신에 대해 자존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을 과감하게 깨고 나를 세우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좀 더 밝고 명랑한 40을 맞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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