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 이승규 - 세계 최고 간이식 드림팀을 이끄는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지음 / 허원미디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종합병원>에서 시작해서 <그레이스아나토미>로 이어지는 메디컬 드라마 관람기를 이야기하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병원을 무대로 하는 드라마는 항상 보는 이를 흥분시킨다. 일단 피가 흥건하고(?), 다양한 인격의 칼잡이들이 등장하며, 칼을 휘두르면 죽던 생명이 다시 살아난다. 사명감이 투철한 의사들과 백색가운아래 인간적인 면을 감추고 냉철함을 드러내는 수술장에서의 카리스마를 보노라면 '오~과연 이중인격자들'이라는 경외의 농담을 날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드라마는 의사로서의 삶과 고통, 연애에 중점을 두지만 이 책 은 외과의 이승규의 삶과 그의 삶속에서 등장하는 조연들의 의학적인 이야기가 전부이다. 재미없을 것 같다고? 더럽게 재미없다. 자서전과 다름없는 이승규의 의사로서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기술하고 있고 결국 놀라운 수술 실력을 자랑하는 병원 시스템이 구축되었다는 자찬의 서사이기 때문이다. 이승규의 병원에서의 연애담이나 간호사나 다른 여의사와의 썸씽이 없으니 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무척 유익하다. 불과 십수년 만에 국내의학을 세계 간이식분야의 선두로 올려놓은 과정이며 지금도 비슷한 병으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과 그의 가족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의사이기에 앞서 인간이었던 이승규는 뒤떨어져 있던 국내 '이식수술' 분야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온 장본인이다. 배우기위해서라면 안자고 안 먹고, 자존심도 버리고 배워서 들어와 연습한다. 보통 사람의 혈관을 연결하는 시술이 제일 까다로운데 혈관크기가 훨씬 가는 쥐로 훈련을 한다고 하니 <뉴하트>에서 인형을 꿰매는 연습하던 레지던트는 한쪽에 찌그러져야 할 듯하다.


현실은 '수술을 통해서 살 수 있는' 이들에게 큰 희망이 되었다. 그의 이야기는 30년을 이어온 간이식 국내정착과 성공의 드라마다. 그의 드림팀은 96%라는 경이적인 성공률로 국내 간이식의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어렵고, 힘들고, 돈 안 되는 외과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천생 의사이거나 의학을 위해 사는 모든 분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사적인 즐거움과 쾌락 가족과의 여유로운 시간을 희생해서 한명의 생명을 살리는 데에 큰 가치를 두는 '진짜' 의사, 간호사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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