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 무위당 장일순 잠언집
김익록 엮음 / 시골생활(도솔)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제가 장일순(張壹淳, 1928.9.3~1994.5.22)선생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귀농을 결심하고 관련 자료를 모으고 공부를 시작할 때 이었습니다. 생명평화와 생태, 로컬 푸드, 유기농 등의 화두를 접하고 관련 서적에 빠져 있을 때 ‘원주’라는 지명과 ‘한살림’이라는 단체이자 운동의 대명사를 접하였던 것이지요.  

 

이후 잡지, 서적, 미디어를 통해서 만날 때마다 반가운 마음이 들고 그 분에 대한 궁금증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속내 깊은 대화를 나누어볼 생각은 못하겠는 것이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서 였을까요. 그러다가 만난 이 책에는 그분과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처럼 느껴집니다.



   
 


선생께서 남기신 글씨와 그림에는 울림이 크고 여운이 긴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 나누시다가 근기와 형편을 보아 한 말씀하시고 붓을 들어 해 주신 글씨와 그림이 그렇게 많습니다. 세상에 나간 글씨와 그림은 그분들의 삶 속에서 죽비가 되고 경책이 되고 위로와 결려가 되셨으리라 짐작합니다. 제 곁에서처럼 어디서나 그랬을 테니까요.― 이철수(목판화가)

 
   





처가 책표지를 보더니 코웃음을 칩니다. 그러더니 영영 모를 것이라고 자조 섞인 말을 욉니다. 나는 생각했습니다. 내가 과연 누구와 같다고 아니, 그대가 나라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있던가하고 말이죠. 나는 내가 중심이고 내 주변의 모든 것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상대방이 말과 행동을 조심해주기를 바라며 내 행동과 말에 상대가 절대적으로 동의해주기를 기대합니다. 타자는 모두 적이거나 조력자로만 인식이 되며 온전한 나와 같이 놓는 법이 없습니다.




반성해봅니다. 그리고 그분의 말씀을 새겨봅니다. 고전인 성경을 읽을 때의 마음가짐과 마찬가지로 현세를 같이 살다 가신분의 가르침을 받고자 해 봅니다.

인간과 삶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난초그림과 글이 잘 어우러져서 두고두고 꺼내 읽기에 안성맞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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