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종족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강수정 옮김 / 예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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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는 왜 일어나는가. 연구자들은 과거 개인의 가정사에 초점을 두고 성급한 결론을 지어왔다. 하지만 최근엔 사회가 이 범죄에 대한 책임이 크다는 이론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곳의 강력범죄율의 차이가 큰 것이 통계로 증명된다.

경쟁과 이기로 무장한 사회에서 개인의 고립이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변수이며 이를 개인과 그 주변에서 찾은 요인으로 분석하기란 더 어려운 일이다.

‘몬스터’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다. 우울하게 생긴 창녀인 여자주인공이 남자들의 폭력에 변화하고 극한의 폭력에 죽음의 위기를 살인으로 모면하면서 연쇄살인범이 되어 버린다는 줄거리였다. 영화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보다 폭력적 일상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인 파장력에 대한 연구논문과 같은 인상이었다.

결국 환경이 낳는 범죄는 개인의 가정사도 크겠지만 사회적인 시스템과 제도의 탓도 적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여자라는 종족’은 이와 일맥상통하는 단편집이다. 9개의 에피소드는 각각 9명의 여주인공들의 ‘잔혹성’이 한계에 내몰린 자신의 환경에 있는, 그래서 결국 범죄로 이어진다는 심리적 분석이 드러나 있다.

남성과 여성의 구분은 별로 중요해보이지 않지만 여성이 가진 특유의 매력이 이끄는 치명적임은 우리가 팜므파탈이라고 하는 독창성과도 통하는 것 같다.

절제되고 명료하며 정교한 문장으로 다듬어진 세계는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만의 특별한 힘이라 하겠다. 기존에 흔하지 않던 부류를 창조해내는 힘. 그것이 이 단편집을 놓치 못하게 하는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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