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워
이완주 지음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낚였다. 그리고 발을 뺄 수 없었다. 기왕 잡은 책은 건너뛰더라도 읽어야 성이 풀린다.


농업관련, 마을 만들기, 환경관련 서적들을 검색하여 구매하는 과정에서 ‘검증되지 않은’ 책이 걸려들어 왔다. 마치, 고기잡이 그물에 원하지 않는 엄청난 해파리가 걸린 것처럼. 물론 조선일보 1억 고료의 당선자인 저자의 노력과 땀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전적으로 나와는 완전히 다른 견해와 내가 알고자 하는 정보가 전혀 아닌 데에 있다.


식량전쟁은 앞으로 온난화와 경제공황으로 말미암아 전 세계적으로 위기에 봉착할 농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일부 국가는 이로 인한 엄청난 이익을 가져갈 것이고 기아와 공황 속에서 굶어죽는 수백만의 사람들은 대개가 제 3세계의 국가들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식량자급 28%정도의 농업규모를 가지고 있고, 그들의 대부분이 60대 이상이라는 점, 그리고 기계를 사용해 광활한 농지를 한사람과 수대의 기계가 관리하기엔 산이 너무 많은 점. 적절한 농지의 경우엔 대부분 개발로 다른 생산 가치로 평가되고 있다는 점이 앞으로의 걱정을 더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주식인 쌀을 어떻게 지켜야하고, 앞으로 그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자료’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실상 ‘라이스 워’는 제목이 주는 웅장함과 심각성에 비해 내용은 따분하기 그지없다. 그 이유는 내용의 전반적인 흐름이 과거 박정희시대의 농업발전에 대한 공적을 기리고 있기 때문이다. 뭐 젊은 사람은 들어보기 힘들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겠지만, 30대 중반정도만 하더라도 어린 시절 ‘통일벼’의 위대함은 듣고 자랐을 것이다. 현재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의 경우도 ‘맛이 없어서’ 그렇지 생산량이 대단하여 우리가 이밥에 고깃국 중에 이밥을 실컷 먹게 해준 종자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정도이다. 지금은 ‘쌀’이 천대받고 수입밀로 만든 식품이 우리의 식단을 대신하고 있어서 그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상 지금 우리 쌀농사는 정부가 대부분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직불금과 수매가 없다면 당장 논을 갈아엎지 않을 농민이 없고, 소득이 많은 작물이나 보조가 많은 작물 등으로 이동할 것이 뻔 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명’에 의해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오히려 이런 식의 과거 띄우기 보다는 우리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어떻게 꾸려갈지를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낚였다. 어쩔 수 없다. 박정희 때의 식량증산정책과 무지막지한 농업인 교화에 대해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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