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물꼬물 갯벌 생물 이야기 - 생태 동화 2 : 우리 갯벌 생태동화 2
황근기 지음, 원성현 그림 / 꿈소담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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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꼬물 갯벌 생태 이야기/황근기 글, 원성현 그림/소담 주니어/9,800원


철썩이는 파도와 눈부신 하얀 모래가 융단처럼 넓게 깔린 해수욕장. 그곳에 가면 확 트인 수평선과 파도소리, 짠 바다 냄새가 마음속에 ‘바다’를 담게 만듭니다. 풍경과 사람에 취해 바다를 사랑하게 됩니다. 모래에 사는 조개와 자그마한 게라도 나타나면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신기해서 환호성을 지르고, 일부는 먹을 수 있는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바닷가의 생물들은 많지만 정작 우리가 아는 바다가 아닌 진짜 바다는 갯벌일지 모릅니다. 다양한 생물들이 어우러져서 조화로운 모습을 보이고, 인간이 어질러놓은 바다를 ‘청소’하는 몫도 그들의 것이었습니다. 이런 역할을 무시한 채 그저 ‘막아서’ 매우거나 담을 쌓아서 물을 가두는 일을 벌이는 것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개발과 이익에 눈이 먼 사람들일 것입니다.

갯벌이 인간을 이롭게 할 것이라 알려지기도 했지만 많은 수의 인간은 바다와 갯벌의 관계와 그 가치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을 막아서 산을 깎아 나온 흙을 매워 넓어진 땅을 위락지와 상업시설로 바꾸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니 말이죠. 사실 그들은 인간이 전혀 ‘이용하지 못하는’ 바다를 훌륭한 개발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으니 얼마나 큰 이익과 효율이냐 생각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그런 생각에 의해 무시되는 것들이 있으니 그 곳에서 사는 온갖 자연 생태 자원과 생물일 겁니다. 자연의 오묘한 조화는 관심이 있지 못한 인간들에게는 한낮 그냥 구경거리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나름의 ‘가치’를 지닌 훌륭한 지구 수호대입니다. 한쪽이 무너지면 나머지에 균열이 생기는 자연 생태계에서는 좋은 생물과 나쁜 생물이 없습니다. 다만 인간에 의해서 멸종되거나 위기를 맞는 동식물들의 역할은 그들이 없어진 생태계에 나타나는 ‘균열’로만 알 수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인거죠.

인간의 개발에 그들이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무지막지한 인간의 힘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마 안타까울 겁니다.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물들.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조개류, 게류, 오징어 같은 갑각류, 해초, 산호초, 바닷가를 근거로 하는 새들이 주인공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진짜 그들의 이야기처럼 이어지는 달팽이, 조개, 방게와 침입자 너구리, 낙지, 두루미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서해와 남해에 걸쳐서 있는 갯벌들. 영종도, 동막, 천수만, 선재도, 대부도, 용유도, 강화도의 갯벌이 그 배경이지요.

살아있는 듯 생생한 그림과 이야기 끝마다 나오는 친절한 해설과 사진은 갯벌에서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거나 마트에서 거의 죽어서 진열되는 어산물을 보면서 살아있을 때의 그들의 삶을 짐작하게 해 줍니다.

갯벌은 쓸모없는 땅이 아니에요!

그들의 아우성이 귀에 들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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