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마르크스 Bye, 자본주의
강상구 지음, 손문상 그림 / 레디앙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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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잘 살기를 원하지만 현실 사회에서 ‘모두’가 잘 살기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잘 사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못하는 사람이 있고, 그럭저럭 사는 이들이 있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지구상에 국가라는 사회에 묶여 있는 인간 집단의 공통적 특성이라 해도 무리가 없는 말이지요. 아주 희귀하게 남아있는 ‘원주민’들은 몇 천 년 전의 생활방식을 고스란히 유지한 덕택에 우리가 가진 ‘돈’에 휘둘리지 않고도 잘 살고 있기는 합니다.

역사적으로 고대 계급사회가 수백 년을 이어져 내려오다가 그들끼리의 싸움으로 세력이 뒤집히고 하던 것과는 다르게 근대 자본주의 경제체제로 들어오면서 ‘돈’이라는 신적인 존재의 위력이 급속히 세력을 떨치면서 ‘돈’을 가진 자들이 세상을 주무르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현재 돈이 많은 사람이 수세기를 지난 미래에도 돈이 많을지는 별로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설립 이후에 기회를 잡은 일부 자본가들이 집안대대로 3대 4대에 이르기 까지 이어졌고 일부는 국가를 주무를 정도의 세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니 말이죠. 그러니 앞으로 3~4대는 지금의 ‘부’를 까먹지 않고 적당하게 쓰는 일만 해주면 나머지는 그들이 소유한 회사가 ‘알아서’ 돈을 벌어다 쌓아 주는 것입니다.

이러다가는 인구비율의 1%가 국가재산의 99%를 소유할 날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기껏 동네 부자라고 하는 사람들도 그들의 막강한 재산 앞에서는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게 되겠지요. 그리고 80%정도는 ‘가난’하게 살겠고 그 가난을 벗어날 방법을 찾지 못해 머리를 쥐어뜯고 소주를 들이 부으며 자신을 학대하며 살거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릴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소설을 쓰고 있다구요? 오히려 내 자신의 처지가 온전히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순진한척 하는 그대여. 주변을 돌아보십시오. 대학 가느라 공부만하고, 취업하느라 ‘스펙’ 쌓느라 다른데 신경 쓸 일 없고, 안 잘리고 봉급타기위해, 승진해서 아들딸 등록금 대기 위해 갖가지 전략과 술수를 부리느라 정신없으시죠. 열심히 일만하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우리 노동자들은 갑자기 일방적으로 잘리면 어디다 항변하겠습니까. 수면제를 털어 넣거나 그도 아니면 지금 ‘사태’라 불리는 쌍용의 해고노동자들처럼 ‘죽음’과 취업을 맞바꾸자는 극단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본인은 노동자가 아니라 모르겠다구요? 우리 대부분은 노동자입니다. 가계를 가지고 있어도 마찬가지이고, 대기업에 다닌다해도 마찬가지구요. 선생님도 그렇고, 동사무서 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차이라고 하면 노동법이라는 법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받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계급적 차이일 뿐이죠. 이에 따라 결혼을 위한 중매의 인기도도 달라진다지요?

주변에서 보이는 온갖 불합리와 불편함, 불공정함, 승자독식의 구조가 슬슬 눈에 띈다면 본인의 머리와 가슴이 몹시 답답해 질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바꾸기 위한 노력은 안 해보시렵니까.


공부는 어떨까요. 이런 사회 ‘시스템’이 왜,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지에 대한 공부를 해서 적어도 무지의 ‘답답함’을 해소 하는 데 달려봅시다. 경제학의 고전, 아담스미스부터 시작할까요. 아니면 근간의 ‘케인즈’의 저서를 읽어야 할까요. 어렵습니다. 역시 자본과 노동에 대한 명확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21세기에도 가장 그 영향력이 막대한 ‘칼 마르크스’를 보는 게 좋겠습니다. ‘공산당선언’, ‘신성가족’, ‘철학의 빈곤’, ‘자본론’ 등의 책들이 쏟아집니다. 그중 우리의 타깃은 ‘자본론’입니다. 두껍습니다. 펼쳐서 보았더니 하품 나오게 생겼습니다. 어렵기도 하고 모르는 단어 투성이라 몇 페이지 보다가 덮습니다. 무식한 노동자라 그런 것이 아닙니다. 유식한 명문대를 다니는 대학생, 대학원생, 박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읽으려다 포기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책 읽어주는 남자’가 있답니다. 글을 모르는 여인에게 책을 읽어주고 사랑을 나누었답니다. 그것과는 다르게 글을 알아도 읽지 못하는 더 슬픈 경우라면, 해설이나 요약이 필요할겁니다. 성경도 어려워서 신자들이 성경읽기를 어려워하니 각종 해설서가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해하기 시작하면 그 어렵던 책도 눈에 다시보이고 읽는 재미가 생길테니까 말이죠.


‘하이, 마르크스 바이, 자본주의’는 자본론의 해설서입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본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현실을 아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윤’dll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왜 노동자는 항상 가난하고, 왜 실업자가 거리에 넘쳐 나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왜 파업할 수밖에 없는지도, 공황이 일어나는 원인이 무엇인지도 자본론을 읽고 나면 이해가 갑니다.”  
   




흠, 이쯤 되니 슬슬 겁이 납니다. 빨갱이라고 손가락질 하며 ‘가스총’을 들고 돌진하실 노병들이 눈에 아른거리기도 합니다. 그분들을 적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할 뿐입니다. 북한을 찬양하는 것도 아니고 북한과 같은 경제상황을 맞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는 것입니다.


자본론이 어려워서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적어도 수십 번, 수번(?)은 읽었을 저자가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쓰면서 핵심적인 내용들을 전달할 수 있을까를 위한 전력투구로 보입니다. 읽어보면 이 정도를 풀어서 썼을까 하는 부분도 보입니다. ‘스포츠신문’을 경쟁자로 생각한답니다. 스포츠와 섹스로 무장한 그들과 경쟁하겠다는 용기가 가상하지만 무리라는 것이 뻔합니다. 다만 어려워 멀어져가는 대중들이 좀더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한 친근한 대중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일겁니다.


저자는 말미에 우리가 ‘경제학의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결국은 우리가 손에 손잡고, 더 나은 미래를 우리 스스로 개척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모르는 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라고, 더 잘 알면 더 잘 보이고 이를 통해서 어떻게 해야 바꿀지를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세상을 바꿔서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맛있는 것을 실컷 줄 수 있게 되는 게 최곱니다. 그런 사회를 위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충분히 알고 있는지, 알았다면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개인만의 행복을 위한 처세가 아니라 연대가 중요합니다. MB빼고 다 연대합시다. 어차피 MB는《자본론》안 읽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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