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도 안되는   
작은 서랍을 안고 사는   
새같은 여자가 있습니다   

죽어버린 것들을 담아   
한처럼 켜켜이 쌓여버린   
벽 속에 갖힌 채   
한 줌 잃은 것을 찾으려 애쓰는   
조롱박의 새 한마리   

열어진 세상이 그리워서 였을까   
젖혀진 창살이 버겁기만 합니다   

날개는 접혀진 채   
날아오른지가 언젠지   

서랍을 열었지만 뭐하나   
풀리는게 없습니다   

날처럼 시퍼런   
가슴팍만 아프고   
시리게 다가오는 수 많은 인연들   

새가 된들 다 날아 오르지 못할 것을   
작디 작은 서랍을 열어놓고   
울고만 있습니다   
콕콕 제 가슴만 쪼고 있습니다...

-김진광, 서랍을 여는 여자

 

 

 

 

 

내 안에 무엇이 들어 있기에

난, 무엇을 담고 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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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 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마종기, 바람의 말

 

*

꽃잎 되어 .. 꽃잎 되어 날아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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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ve 2008-03-09 0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바람(願)이라서, 바람(風) 같아서......



 

 

만찬

 

혼자 사는 게 안쓰럽다고
반찬이 강을 건너왔네
당신 마음이 그릇이 되어
햇살처럼 강을 건너왔네
김치보다 먼저 익은
당신 마음
한 상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

.
.
.

함민복 시 / 김현성 곡, 편곡

 

 

기울기 시작하는 달인데..여전히 크고 밝네요

내 창을 천천히 가로지르는 저 환한 달빛...

당신도, 보고 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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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 나는 눈이 멀었다
멀어서
비로소 그대가 보인다
그러나 사랑아
나도 죄를 짓고 싶다
바람 몰래 꽃잎 만나고 오듯
참 맑은 시냇물에 봄비 설레듯

- 정희성, 사랑

 

사랑아 나는 / 김현성 곡, 편곡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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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에는 내가 뭐가 될까
저 길가에서 나는 무엇이 되어 서 있을까
저 산,
꽃처럼,
나는 어디까지 피어야 할까
그래서......
나는 어디까지 가서 사라져 버릴까

  

배문성, 진달래

.

.

.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Intermezzo)_ArveTellef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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