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도 안되는
작은 서랍을 안고 사는
새같은 여자가 있습니다
죽어버린 것들을 담아
한처럼 켜켜이 쌓여버린
벽 속에 갖힌 채
한 줌 잃은 것을 찾으려 애쓰는
조롱박의 새 한마리
열어진 세상이 그리워서 였을까
젖혀진 창살이 버겁기만 합니다
날개는 접혀진 채
날아오른지가 언젠지
서랍을 열었지만 뭐하나
풀리는게 없습니다
날처럼 시퍼런
가슴팍만 아프고
시리게 다가오는 수 많은 인연들
새가 된들 다 날아 오르지 못할 것을
작디 작은 서랍을 열어놓고
울고만 있습니다
콕콕 제 가슴만 쪼고 있습니다...
-김진광, 서랍을 여는 여자

내 안에 무엇이 들어 있기에
난, 무엇을 담고 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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