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처음 만나는 우리 아기 이유식 -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의 이유식 혁명
하정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발간되기 전에 이유식 요리책 2 권을 미리 구입했었다. 아들 준연이의 이유식 시기는 다가오는데, 첫 아기라서 참고할 만한 책이 필요했던 것이다. (결국은 돈낭비만 했지만!) 인터넷으로 구입하느라 내용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고, 그저 이름난 출판사의 책이라 믿음을 갖고 구입했는데.... 2 권 다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내가 여기서 '엉망'이라고 표현한 것은, 책의 사진이나 편집이 엉망이거나, 조리법이 건성으로 적혀있어 엉망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겉보기에는 정말 그럴 듯하고 화려한 책들이지만, 소아과에서 권장하는 이유식 기준으로 살펴볼 때 정말 엉망인 내용들이었다. ( 그 엉터리 이유식 책들에 대한 독자 리뷰도 곧 올릴 생각이다.)
최근엔 거의 모든 소아과 의사 선생님들이 4개월 이후에 이유식을 시작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나마 모유를 먹이는 아이들은 6개월에 가깝게 이유식을 시작하라고 한다. 그런데, 다른 이유식 요리책들을 보면 생후 2-3 개월부터 과즙을 주라고 버젓이 나와있고, 생후 3개월을 이유식 준비기로 잡는다. 돌 전에 먹이지 말라고 권장하고 있는 토마토, 귤 등이 3개월 식단에 당당히 들어가 있다. 책을 이리저리 살펴봐니, 요리 전문가와 식품 영양학과 교수의 이름은 보이는데, 식단의 기준을 알려준 소아과 의사 선생님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이 출판사들은 무슨 마음을 먹고 이렇게 용감무쌍한 것일까?
그러던 차에,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하정훈 선생이 이유식 책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책을 서둘러 구입했다. <삐뽀삐뽀...>의 충실한 내용과, 자신의 사이트에서 엄마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하는 하정훈 선생의 모습을 보고 감동(!)받고 있던 터라 잠시의 망설임도 없었다. 책을 받아보니 '역시...!'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다른 이유식 책들처럼 화려하고 예쁜 음식 모양에 힘을 주고 있진 않지만, 최신 현대 의학에서 권유하는 기준에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의학적인 설명을 위해 다른 이유식 요리책들에 비해 글이 많다는것도 특징이다. 저자의 자세한 설명을 듣다보면, 이유식 한끼를 마련하기 위해서 엄마가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백일 때 이유식 줘도 잘만 받아먹고 잘만 자라는데...'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당장은 정말 아무 탈도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은 괜찮아도 어른이 된 후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바로 잘못된 이유식이다. 저자의 글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독자 리뷰를 마무리한다.
'육아는 이제 경험을 넘어선 과학의 경지도 들어간지 오래입니다. 이유식을 비롯한 현대의 육아법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이미 훨씬 더 진보해 있습니다. 소아과 의사가 권장하는 이유식의 방법에는 엄청난 과학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소아과 의사로서 육아 상담을 하다가 보면 이유식을 제대로 하지 않는 부모들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아가를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있지만 아가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공부도 해야 합니다. 특히 이유식은 평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귀동냥으로 키워서는 안됩니다.'
(알라딘에 부탁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처음 만나는 우리 아기 이유식>의 책 정보에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의 이유식 혁명'이라는 부제를 꼭 알려주었으면 한다. 이미 <삐뽀삐뽀 119 소아과>를 통해 하정훈 선생님을 알고 있는 많은 엄마들에게는, 저자의 이름이 아주 중요한 정보일테니... 이 책이 자칫 엉터리 이유식 책들과 하나로 취급될까봐 염려스러워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