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 우리 아기 먹을 것은 내손으로 내가 만든다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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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언뜻 보기에 참 깔끔하게 잘 만들었다. 나도 이 책을 처음 받아보았을 때는 책을 잘 구입했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편집도 산뜻하고, 이유식 사진도 흠잡을 때 없고, 다양한 정보도 실려있고. 그래서 아래의 다름 엄마들이 후한 별점을 주신 것 같다. 하지만, 유심히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본 다음에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초기 이유식 식단이 너무도 엉망이었던 것이다!

나는 식품영양학 전문가도 아니고, 소아과 의사도 아니다. 그저 첫아기를 잘 기르려고 육아 서적을 열심히 읽어보며 공부하는 엄마일 뿐이다. 그런데, 이런 내가 봐도 이 책의 초기 이유식 식단에는 정말 문제가 많다. 몇 가지를 지적하자면;

1. 이유식 시작 시기를 너무 일찍 잡고 있다. 3개월이면, 아직 백일도 안된 시기이다. 소아과 의사들은 아무리 늦어도 4개월 이후를 시작 시기로 잡는다. 이를수록 평생 알레르기로 고생할 확률이 높다. 2. 초기 이유식 식단에 버젓이 등장하는 토마토, 귤, 오렌지는 돌 이후에 먹도록 권장하는 음식들이다. 미국 소아과 협회에서는 다른 과일들도 6개월 이후에 먹이기 시작하라고 권한다.

3. 초기 이유식 식단에 등장하는 당근과 시금치는 질소화합물이 많아서 빈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6개월 이후에 먹이기를 권한다. 먹이더라도 막 수확한 것을 먹이고, 오랜 시간 저장한 것은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책에는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4. 초기 이유식 식단에 등장한 식빵 조각은 질식사의 위험에 있기 때문에, 토스트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기에게 주어서는 안된다. 식빵의 재료인 밀가루 역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므로 돌이 지난 이후에 먹이는 것이 좋다.

5. 국물을 내기위해 자주 등장하는 다시마와 멸치는 염분이 너무 높아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용하더라도 염분을 제대로 빼야되는데, 책 속엔 충분한 설명이 없다.

당장 눈에 띄는 것만 해도 이 정도이다. 고시환 선생의 <선생님! 우리아기 어떻게 먹여야 하나요? >나 하정훈 선생의 <삐뽀삐뽀 119 소아과>등에서 거듭 강조된 내용이 이 책 속에서는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엄마들이 무심히 이 책의 내용대로 이유식을 먹인 후 아기들이 평생 알레르기로 고생한다면, 출판사에서 도대체 무슨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이미 이 책을 구입한 엄마들이라면, 책 속 식단의 시기를 늦추어 이용하시길 바란다. 아직 이유식 책을 구입하지 않으신 분이라면 이 책 대신 하정훈 선생이 최근에 낸 <처음 만나는 우리 아기 이유식>을 구입하시길 권한다. (무슨 책 선전이라도 하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처음 만나는 우리 아기 이유식>의 저자와 출판사하고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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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우리 아기 이유식 -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의 이유식 혁명
하정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발간되기 전에 이유식 요리책 2 권을 미리 구입했었다. 아들 준연이의 이유식 시기는 다가오는데, 첫 아기라서 참고할 만한 책이 필요했던 것이다. (결국은 돈낭비만 했지만!) 인터넷으로 구입하느라 내용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고, 그저 이름난 출판사의 책이라 믿음을 갖고 구입했는데.... 2 권 다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내가 여기서 '엉망'이라고 표현한 것은, 책의 사진이나 편집이 엉망이거나, 조리법이 건성으로 적혀있어 엉망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겉보기에는 정말 그럴 듯하고 화려한 책들이지만, 소아과에서 권장하는 이유식 기준으로 살펴볼 때 정말 엉망인 내용들이었다. ( 그 엉터리 이유식 책들에 대한 독자 리뷰도 곧 올릴 생각이다.)

최근엔 거의 모든 소아과 의사 선생님들이 4개월 이후에 이유식을 시작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나마 모유를 먹이는 아이들은 6개월에 가깝게 이유식을 시작하라고 한다. 그런데, 다른 이유식 요리책들을 보면 생후 2-3 개월부터 과즙을 주라고 버젓이 나와있고, 생후 3개월을 이유식 준비기로 잡는다. 돌 전에 먹이지 말라고 권장하고 있는 토마토, 귤 등이 3개월 식단에 당당히 들어가 있다. 책을 이리저리 살펴봐니, 요리 전문가와 식품 영양학과 교수의 이름은 보이는데, 식단의 기준을 알려준 소아과 의사 선생님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이 출판사들은 무슨 마음을 먹고 이렇게 용감무쌍한 것일까?

그러던 차에,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하정훈 선생이 이유식 책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책을 서둘러 구입했다. <삐뽀삐뽀...>의 충실한 내용과, 자신의 사이트에서 엄마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하는 하정훈 선생의 모습을 보고 감동(!)받고 있던 터라 잠시의 망설임도 없었다. 책을 받아보니 '역시...!'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다른 이유식 책들처럼 화려하고 예쁜 음식 모양에 힘을 주고 있진 않지만, 최신 현대 의학에서 권유하는 기준에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의학적인 설명을 위해 다른 이유식 요리책들에 비해 글이 많다는것도 특징이다. 저자의 자세한 설명을 듣다보면, 이유식 한끼를 마련하기 위해서 엄마가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백일 때 이유식 줘도 잘만 받아먹고 잘만 자라는데...'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당장은 정말 아무 탈도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은 괜찮아도 어른이 된 후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바로 잘못된 이유식이다. 저자의 글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독자 리뷰를 마무리한다.

'육아는 이제 경험을 넘어선 과학의 경지도 들어간지 오래입니다. 이유식을 비롯한 현대의 육아법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이미 훨씬 더 진보해 있습니다. 소아과 의사가 권장하는 이유식의 방법에는 엄청난 과학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소아과 의사로서 육아 상담을 하다가 보면 이유식을 제대로 하지 않는 부모들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아가를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있지만 아가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공부도 해야 합니다. 특히 이유식은 평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귀동냥으로 키워서는 안됩니다.'

(알라딘에 부탁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처음 만나는 우리 아기 이유식>의 책 정보에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의 이유식 혁명'이라는 부제를 꼭 알려주었으면 한다. 이미 <삐뽀삐뽀 119 소아과>를 통해 하정훈 선생님을 알고 있는 많은 엄마들에게는, 저자의 이름이 아주 중요한 정보일테니... 이 책이 자칫 엉터리 이유식 책들과 하나로 취급될까봐 염려스러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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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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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요즘 백일된 아기를 기르느라 책 한권 마음 편히 읽을 수가 없지만, 아기가 낮잠잘 때마다 짬짬이 읽어 이틀만에 책장을 덮을 수가 있었다. 시간이 넉넉한 상황에서 읽었더라면 앉은 자리에서 끝장을 내었을, 아주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사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다분히 철학적이면서도 난해한 이야기들을 지껄여댄다. 프랑스적이란 게 무엇인지 잘은 모르지만, 그저 피상적인 이해 수준에서 말하자면 이 책은 상당히 프랑스적이다. TV 프로그램 중에서도 오락 프로보다 토론 프로가 인기가 좋다는 그네들, 프랑스인들 말이다.

그런 식의 (나름대로 철학적인) 대화라는 것이, 옆에서 듣는 사람의 입장에선 지나치게 지루하거나 역겹기 쉽상인데도 이 책은 무척 재미있다. 엄청나게 현학적인 '진드기'와 소심한 '삐딱이'가 만나 치고 받는 대화는, 단순히 '유머 감각'이라고 표현하기엔 아쉬운 무척이나 쫄깃쫄깃한 재미를 담고 있다. 더군다나 순전히 대화만으로도 앞뒤가 딱딱 들어맞는 짜임새있는 구성을 직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작가는 흔치않은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기대 밖의 반전'이 이 소설의 묘미라고는 하지만, 그 반전이라는 것이 아주 예상 못할 바는 아니다. 행여 초반부부터 반전을 짐작하고 읽는다 하더라도 재미가 완전히 반감되는 것도 아니고... 반전 하나에 목숨을 걸고 있는 소설이라기 보다는, 대화 한줄 한줄의 매력이 더 빛을 발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내면을 일그러뜨리는 아멜리 노통만의 방식도 신선하고. 어쨌든, 소설의 내용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련다. 역시 '반전'이라는 건 모를수록 좋은 거니까.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은 바로 아래에 적힌 독자 서평은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이 쓰신- 책을 읽은 후에 읽어보세요. 결말이 그대로 드러난 스포일러 Spoiler입니다.)

'훌륭한' 작가라는 이름보다는, 아직은 '멋진'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한 젊은 작가 아멜리 노통. 이 책을 통해서 '멋진 작가' 한 명을 반가운 마음으로 만났다. <알라딘>에서 모두 Editor's Choice로 선정했다는 그녀의 나머지 소설들도 차근 차근 읽어볼 생각이다. (그런데, <사랑의 파괴>는 벌써 품절이라네요...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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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그림자 성서시리즈 - 전12권
쟈클린 발롱 지음, 모리스 포미에 그림 / 생활성서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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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기를 임신하고 있을 때 <어린이 그림자 성서시리즈> 세트를 구입했다. 당장은 뱃속의 아기에게 태담으로 들려줄 겸, 나중에 아이가 크면 옛날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성서를 접하게 할 겸 구입했다. 12권짜리 세트라고 하지만 비교적 가뿐한 가격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많은 어린이 성서 가운데 특별히 이 책을 고른 데에는 임신 중에 보았던 에니메이션 영화 <프린스 앤 프린세스>의 영향이 크다. 환상적인 실루엣 스타일의 영상이 마음 속에 두고 두고 남았기 때문이다. 동화 형식의 어린이 성서들 대부분이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삽화들로 꾸며졌던 걸 기억하기 때문에, 좀 더 아름답고 새로운 형식의 삽화가 담긴 성서를 만나고 싶었다.

책을 받아보니, 같은 실루엣 기법이라고는 하나 <어린이 그림자 성서>의 삽화는 <프린스 앤 프린세스>의 그림체와는 사뭇 달랐다. <프린스..>의 삽화가 여성적이고 섬세하며 고전적이라면, 이 책 속의 삽화는 남성적이고 활달하며 만화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 <프린스..>의 그림체가 더 마음에 들지만,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발간한 이 책의 그림체도 아주 훌륭하다. 어린이들도 충분히 흥미로워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의 레이아웃이 책 속의 삽화를 못 따라간다는 점이다. 프랑스에서 발간되었을 때에도 같은 형식으로 편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글자가 너무 빡빡하고 여백의 공간이 없어 답답한 느낌이다. 더 크고 시원스런 판형에 좀더 나은 지질로 만들어졌다면, 정말 근사한 책이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작은 크기와 얇은 종이 덕분에 이처럼 보급형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구약성서 이야기이다 보니 배신과 반목, 살인 등의 주제가 빠질 수 없어,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 읽히기엔 적합하지 않은 내용도 있다. 물론 전체적으로 쉽고 자연스럽게 내용이 다듬어져 있기는 하지만... 책을 읽어주는 부모님들이 그 점은 신경을 쓰셔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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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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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준연이를 임신하고 있을 때, 뱃속의 아기에게 읽어주려고 구입했던 책이다. 내가 아는 친구는 태교를 위해 <명심보감>만 읽어주었다는데, 취향도 유별난 엄마를 만난 우리 아들은 뱃속에 있을 때부터 '똥 이야기'만 듣고 자란 셈이다. 남편에게 이 책을 가능한 한 리얼하고 생생하게 읽으라고 부탁을 했더니 (뱃속의 태아에게는 남자 목소리가 더 잘 들린다고 한다.) 남편은 '슝', '철퍼덕', '좌르륵' 하는 책 속의 의성어들을 정말 실감나게 읽어주곤 했다. 그걸 들으면서 나도 어린아이처럼 킥킥 까르륵 웃어대고... 태교가 별건가? 엄마가 기분좋으면, 뱃속의 아기에게도 좋은 호르몬이 전해진다는데.

어쨌든 볼 때마다 유쾌한 그림책이다. 다양한 똥의 형태가 정겹기만 하고, 복수를 꿈꾸며 길을 떠난 두더지의 행로도 흥미롭다. 아들 준연이가 좀 더 자라면 이 책을 보면서 똥이란 것이 '부끄럽고 더럽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극히 자연스런 배설행위의 일부라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비단 똥누는 것만 아니라, 몸과 관련된 다른 모든 욕구들을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램이고...

내가 어렸을 땐 이렇게 똥이 당당하게 등장하는 그림책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 대신 똥이 자주 등장하는 박수동 화백의 <땅콩 찐콩>이라는 만화를 보고 또 보며 (이 만화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고인돌'의 아동용 버전이었다.) 열심히 웃었던 기억이 날 뿐이다. 예전이나 요즘이나 아이들이 똥, 방귀에 열광하기는 마찬가지일텐데...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참 다양한 그림책들도 등장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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