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그림자 성서시리즈 - 전12권
쟈클린 발롱 지음, 모리스 포미에 그림 / 생활성서사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아직 아기를 임신하고 있을 때 <어린이 그림자 성서시리즈> 세트를 구입했다. 당장은 뱃속의 아기에게 태담으로 들려줄 겸, 나중에 아이가 크면 옛날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성서를 접하게 할 겸 구입했다. 12권짜리 세트라고 하지만 비교적 가뿐한 가격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많은 어린이 성서 가운데 특별히 이 책을 고른 데에는 임신 중에 보았던 에니메이션 영화 <프린스 앤 프린세스>의 영향이 크다. 환상적인 실루엣 스타일의 영상이 마음 속에 두고 두고 남았기 때문이다. 동화 형식의 어린이 성서들 대부분이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삽화들로 꾸며졌던 걸 기억하기 때문에, 좀 더 아름답고 새로운 형식의 삽화가 담긴 성서를 만나고 싶었다.

책을 받아보니, 같은 실루엣 기법이라고는 하나 <어린이 그림자 성서>의 삽화는 <프린스 앤 프린세스>의 그림체와는 사뭇 달랐다. <프린스..>의 삽화가 여성적이고 섬세하며 고전적이라면, 이 책 속의 삽화는 남성적이고 활달하며 만화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 <프린스..>의 그림체가 더 마음에 들지만,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발간한 이 책의 그림체도 아주 훌륭하다. 어린이들도 충분히 흥미로워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의 레이아웃이 책 속의 삽화를 못 따라간다는 점이다. 프랑스에서 발간되었을 때에도 같은 형식으로 편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글자가 너무 빡빡하고 여백의 공간이 없어 답답한 느낌이다. 더 크고 시원스런 판형에 좀더 나은 지질로 만들어졌다면, 정말 근사한 책이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작은 크기와 얇은 종이 덕분에 이처럼 보급형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구약성서 이야기이다 보니 배신과 반목, 살인 등의 주제가 빠질 수 없어,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 읽히기엔 적합하지 않은 내용도 있다. 물론 전체적으로 쉽고 자연스럽게 내용이 다듬어져 있기는 하지만... 책을 읽어주는 부모님들이 그 점은 신경을 쓰셔야 할 것 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