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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놀이 ㅣ 마법 그림책 1
크베타 파코브스카 지음, 김서정 옮김 / 베틀북 / 2000년 8월
평점 :
절판
요즘들어 내가 가장 사랑하게 된 그림책이다. 물론 아들 준연이를 위해 사준 책이지만, 이 책을 보고있노라면 내 기분부터 너무 행복진다. 덕분에 "색깔놀이"는 뱃속의 둘째 아이를 위한 태교책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색깔을 주제로 한 그림책들은 대개 구성이 비슷비슷하다. 다양한 색상의 사물들을 보여주면서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색깔을 구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색깔을 처음 익히는 아이들에게는 그런 그림책들도 필요하다. (우리집에도 그런 형식의 색깔 그림책이 도대체 몇권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책들과는 조금 다르다. 색을 구별하는 책들의 다음 단계라고도 할 수 있고, 어쩌면 전혀 차원이 다른 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색깔놀이"속에서는 어떤 사물은 빨갛고, 어떤 사물은 파랗고 하는 구분이 별로 중요해보이지 않는다. 그저 색깔들이 지닌 다양한 느낌을 느끼는 그 자체가 의미있다. 색깔들이 저희들끼리 제멋대로 노는꼴을 지켜보면서 그 안의 오묘한 어울림을 느끼는 것...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책 속의 색상들은 깔끔하게 떨어진 그림책 특유의 원색들도 아니다. 저마다 다른 채도와 명도의 색상들, 그 녀석들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방식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자유롭기 그지없다.
아들아이도 이 책을 무척 좋아한다. 우선은 제가 좋아하는 개구리가 등장해서 좋아하는 것 같고, 장난감처럼 색깔바퀴를 돌리거나 책속의 작은 문들을 열어볼 수 있어 좋아하는 것 같다. 준연아, 책장이 찢어지도록 마음껏 가지고 놀렴. 그리고, '빨강' '파랑' '노랑' 이름 구분해가며 불러줄 필요없이, 온갖 이름모를 제멋대로 색깔들과 실컷 동무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