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저택 사건
조세핀 테이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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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 제목을 얼핏 보았을때 제 눈에는 '사건'이라는 글자만 부각되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지요. 살인사건, 그러니까. 이 소설에서도 어떠한 살인 사건을 계기로 전개되는 전형적인 미스터리 소설이라 생각했습니다. 요즘 미스터리, 추리 소설에서 자주 쓰이는 '사건'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그냥 확신해 버린 것이죠. 하지만 이 소설은 그냥 말그대로 어느 저택에서의 사건을 말할 뿐입니다. 누군가의 희생양, 살인사건, 범인 뭐 이런 것들은 찾아 볼수 없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하나 잠시 착각했던것 중 하나는 분명 이 소설은 일본 소설일 것이라는 거였습니다. 제대로 책 정보를 읽어보지 않은 잘못된 습관이 내지른 작은 착각 이였습니다. 그래요, 이 소설은 영국의 고전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사실 고전이라 하면 조금은 답답하고 어렵고 , 부담스럽고, 꺼려지는 그런 분야의 소설이였던 것 같아요. 그러나 , 자주는 아니더라도 아주 가끔 저도 고전을 읽을때가 있습니다. 가끔 그렇게 읽은 고전들이 마음에 쏙 드는 책도 발견하게 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고전 미스터리는 처음 접하는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18세기 그러니까 1948년에 쓰여진 소설 입니다. 실제 미해결로 남겨진 유괴사건을 재구성하여 만들어진 소설이라고 하네요.

 

이야기는 블레어.헤이워드.베넷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로버트 블레어가 한 통의 전화를 받으면서 시작됩니다.전화를 건 사람은 프랜차이즈 저택에 살고있는 매리언 샤프. 그녀는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달동안 실종되었다가 나타난 한 소녀(베티 케인)를 납치, 감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며 변호를 부탁하게 되고, 우연히 그들의 변호를 맡게되며, 사건의 진실을 조금씩 탐색해 나가게 됩니다. 과연 베티 케인이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과연 그녀의 진술이 거짓이라면 , 도대체 한달여 라는 시간동안 그녀는 어디서 무엇을 했던 것이였을까요? 아니면 샤프 모녀가 진실을 숨기고 거짓을 말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요. 베티 케인의 이야기는 너무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자신에게 일어난 이야기를 진술하니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오롯이 진실과 거짓을 밝혀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과연 정의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또한 진정한 진실을 밝힐수 있을지 말이지요. 결국 이 소설은 미스터리, 추리 소설에서 흔히 볼수 있는 살인, 희생자나 범인, 그리고 트릭, 반전 같은 것은 거의  찾아 볼수 없는 평범한 미스터리에 불과할 뿐입니다. 어쩌면 전형적이고 진부하고, 무미건조함이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차라리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는게 오히려 더욱 좋은 효과를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로서는 강한 흡입력 없이 , 이야기에 시선을 맡기고 읽어갈 뿐인 것입니다. 오롯이 진실게임을 하듯 그 중심으로만 초점을 조금 더 두어서 인지, 이야기는 중간중간 또다른 이야기를 삽입해 놓은듯 무언가 잡스러운 ,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래도 이 소설은 깔끔한 결말로 마무리를 짓게 되지만, 어찌보면 이처럼 진실과 거짓 사이를 풀어가는 동안, 사건이 해결 , 확실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많은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겉모습에 가려진 또다른 가식을 이야기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한 사람의 외모나 단면만 보고 판단하게 되는 것처럼,  어떠한 사건이 완전히 해결되기도 전에, 또한 그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알수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으로 죄없는 한 사람을 지독한 암흑의 구렁속으로 몰아 넣기도 하고, 결국은 지금의 마녀사냥 같은 잔혹하고 잔인한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튼 저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 소설은 참으로, 더디고 지루하게 진행됩니다. 무언가 이것저것 살을 붙인 느낌이라 해야 할것 같기도 하고, 문체에 적응하지 못하는건 역시 시대적으로 조금은 멀게 느껴져서 인건지, 아니면 번역의 문제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조금은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제가 이 소설에 적응 못한채 힘겹게 읽혔던 건 어쩌면 그동안 선정성 짙은 미스터리들을 즐겨 읽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요, 늘 스릴러, 미스터리, 추리 장르의 영화나 소설을 보게되면,  좀더 강한, 좀더 임펙트 있는  자극적인 소설들을 항상 갈증스럽게 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전을 고전 그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는 것은 선정성 짙은 소설에 이미 찌들대로 찌든 저의 마음과 생각과, 취향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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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트 피크닉
김민서 지음 / 노블마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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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으면서 잠시 영화 <터미널>이 떠올랐습니다. 2004년 개봉 영화니깐 한 7년쯤 된 영화네요. 이 영화 역시 공항을 주 무대로 삼고 이야기 합니다. 비록 톰행크스 홀로의 외로운 공항에서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지만, 김민서님의 소설을 처음으로 집어들면서 '공항' 이라는 공통된 소재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영화가 아니였나 생각이 드네요. 참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안보신 분들은 한번쯤 보시길!). 왠지 공항! 하면 글쎄요. 저는 그다지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유는 제가 아직 촌스럽게 공항 구경을 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겠지요, 방송에서나 드라마에서만 접해보았던 이미지 그 뿐입니다. 더 이상 공항의 매력이나 감탄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냥 바삐 출입국 하는 여행객들, 아니면 사업차 분주한 움직임으로  보는 저로 하여금 저 또한 마냥 다급함이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이 소설 속에는 그런 공항 속에서 다양한 국적의 인물들, 그리고 그들 삶 속, 이야기가 묻어 나옵니다. 이야기는 아이슬란드 화살폭발로 인해 유럽행 항공기가 결항되면서 많은 여행객들이 인천공항에 발이 묶이게 되는 기약없는 <에어포트 피크닉>을 하게 됩니다. 그들은 그런 무료하고 지겨운 공항에서의 나들이를 어떻게 보내게 될지 이제 곧 펼쳐집니다.다양한 인종들이 모인만큼 그들의 삶과 인생 이야기들도 참, 희노애락이 섞여있는것 같습니다. 오롯이 성공만을 바라보며 전진하기만 하는 여인과, 크나큰 실패를 안고서 가족들과 여행길에 올랐던 한 가장의 외롭고 무거워 보이는 두 어깨에 짊어진 짐,  첫사랑의 쓰디쓴 이별에 방황하는 마음에 사랑을 믿지 않는듯한 사춘기 소녀, 모국에 아픈 상처를 안은채 입양되었던 한 청년, 그리고 공항에서 일하는 그녀 '호주'의 살풋한 사랑 이야기 등등 많은 인물들의  삶이 한 타래의 실뭉치처럼 뒤엉켜 있습니다.

 

어찌보면 각양각색의 삶이였고, 그들만의 아픔인듯 하지만. 기약없이 머무르게 되는 공항에서의 몇일의 피크닉은 그 모든 이야기들을 하나의 커다란 눈송이처럼 점점 거대하게 뭉쳐진 느낌입니다. 서로 모르던 타인에서 그 짧은 시간에 서로의 상처를 보듬아주고 진솔한 고백을 끌어내기도 하고, 사랑이 싹트기도 하니 말입니다.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나는 걸어온 삶을, 인생을 뒤돌아 본적이 있었던가?' 라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늘 숨가쁘게 앞만 보며 , 무심히 과거는 철저히 짓밟아 버린것이 아니었나 .. 하는 생각을 하니 , 저에게는 과거는 없고 오롯이 미래와 앞으로 가야할 길만이 놓여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나쳐온 과거를 곱씹어 보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르지요, 그닥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옛기억의 추억이 아닌, 을씨년스러운 바람이 불어오는 황량한 사막같은 느낌의 오래된 기억들 뿐이니 말입니다.

 

어쩌면 공항의 여행자들 또한 숨가쁘게 살아오면서 한번도 자신들의 옛 추억들을 떠올릴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런 뜻밖의 우연한 공항에서의 피크닉이 한번쯤 자신들이 스스로 걸어온 길들을 되돌아 볼수 있었던 짧은 여행길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래서 였겠지요. 그래서 그 수많은 공항의 여행자들은 서로, 서로에게 의지했고, 화해를 했고,사랑을 나누었고, 우정을 나누었을지 모릅니다. 자신이 차마 말하지 못했던 진솔한 이야기들을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이나 친구에게 해줄수 있는 기회였을 수도 있을테고요. 공항이란 그 곳이, 어쩌면 삭막하게 느껴지고 바삐 돌아가는 초시계처럼 기계적인 감정없는 답답함이 난무할지 몰라도, 어찌 보면 이렇게 또다른 기회의 공간이 될수 있음을 알수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요, '공항은 설레임이다' 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수많은 여행자들은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이곳(공항)으로 향하지 않아서 일까 싶습니다. 꽉 막힌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 더 넓은 시야를 얻을수 있는, 그리고 자신들과 다른 여행자들을 만난다는 설레임이야 말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비록 자신들의 뜻하지 않았던 일들로 인해 공항에서 느닷없는 오랜 투숙(?)을 하게 되지만, 그것 역시 인생에 있어 한번 올까 말까한 소중한 추억과 여행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왠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또 한편의 영화 <러브엑츄얼리>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다양한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묶어 만들어낸 영화 말입니다. 공항에서의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와 가슴아픈 인생속에 빠져 읽다보니 우리의 삶도 이 소설속의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희.노.애.락을 부둥켜 안고 살아가고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에어포트 피크닉>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소설이였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공항'이란 어렴풋한 환상을 한가지 더 심어주었던 소설이였기도 하고요.  정말 가장 보통의 날들 사이로 찾아온 가장 특별한 날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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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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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끔찍하다.

 

제가 이 소설 초반을 지날 무렵 느꼈던 감정 이였습니다. 그 이유는 연쇄살인범(아동성범죄자)인 '룬드'의 끔찍한 범행을 읽은 직후였지요.  이 소설은 불행했던 자신의 어린시절을 자신의 딸(마리)에게 되물림 하고 싶지 않았던 이혼남 프레드리크, 그에게 있어 딸 마리는 자신이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자신의 생명같은 딸이 어느날 연쇄 아동성폭행범 '룬드'에게 싸늘한 주검을 당하게 되고 말지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 소설을 읽다보니 여타 비슷한 느낌의 소설이 몇권 읽은듯 합니다. 자식을 위한 복수, 가족의 복수. 뭐 그런 장르의 것들을 말이지요, 예를 들면 일본소설인 <방황하는칼날> 이나 <천사의 나이프> 등이 어렴풋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번 소설 <비스트> 역시 그렇게 비슷한 스토리로 흘러가나. 생각을 했지요.

 

하지만 이 소설은 참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여타 추리, 스릴러 미드(미국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 입니다. 다양한 인물이라기 보다는 어찌보면 연관성 없어 보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애매하게 왠지 연관없어 보이는 그들의 삶의 이야기들이 결국엔 커다란 하나의 고리에 세부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되지요. 사실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접어들면서까지도 지극정성으로 아끼던 딸을 잃은 프레드리크의 마음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그렇겠지요. 아무래도 저는 아직 미혼이였고, 자식에 대한 사랑이 얼마만큼인지 감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그렇다보니 자식을 잃은 슬픔도 전혀 전달되지 않았고요, 다만! 연쇄살인범 룬드의 살인방법이 참으로 잔인하다! 라는 것에 몸서리가 쳐졌습니다. 오롯이 활자를 읽음으로써 상상되는 그 잔인함과 끔찍함이란 공포스러움이 절로 느껴졌으니 말입니다. 그 대상이 어린 소녀, 겨우 5~6살 가량의 가냘픈 아이들이 였다는 것에 더욱 치가 떨렸습니다. 룬드가 어린 소녀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 소녀들을 표현하는 룬드만의 생각들은 참으로 경악스럽기까지 하네요.

 

그렇게 끔찍하리만치 주검을 당한 자신의 딸 시신을 보면서 프레드리크는 모든 것을 놓아버린듯 보입니다. 자신의 삶까지도 어떻게 되든 말이지요. 오롯이 목적과 목표는 하나일 뿐, 그것은 바로 자신의 딸을 끔찍한 주검으로 몰아간 살인범 '룬드'에게 복수하는 것 뿐입니다. 그렇네요, 결국은... 결국은 이렇게 연쇄살인범에게 복수를 함으로써 이야기는 마침표를 찍는구나.. 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무심하게 책 페이지를 넘기며, 수순에 따라 결말도 단순하게 마무리 되겠지 라고 말이지요, 허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저는 결국 분노하고 말았습니다. 감정없이 읽어내려가던 이 한권의 소설이 마지막 장을 덮으며 결국 그 몇 페이지 사이에 저에게 격한 감정과 안타까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결국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초반에 느꼈던 '끔찍하다' 라는 감정은 '분노'와 '짜증스러움'이 겹쳐지듯 느껴졌습니다.

 

무엇이 저에게 이토록 분노를 느끼게 해주었을까요? 복수, 범죄, 단죄, 사법제도, 짐승... 이 한 권의 소설에서 느낄수 있는 수많은 단어들의 감정들이 있습니다. 위에 말한 것처럼 말이지요, 무엇이 정의 인것인지, 무엇이 옳은 것인지, 저 역시 딜레마를 느끼게 됩니다. 결국 이 소설은 초반 어느 한번의 어떠한 실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겪게된 상처와 고통, 그리고 슬픈 악몽같은 결말을 안겨줍니다. 은근한 반전이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왠지 '반전'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결말이 너무 참혹하고 분노스럽습니다.

 

<비스트>를 읽으면서 , 참 리얼리티한 표현에 , 어쩌면 세세하고 꼼꼼하다고 까지 느껴지기도 했던 이유가 공동 작가 중, 헬스트럼의 경험에서부터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 역시 유년시절 적지않은 상처를 입은탓에 범죄(?)로 인해 경찰서를 들락거렸던 이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쓰여진 소설이겠지요. 이 소설 역시, 사법제도의 문제, 그리고 정의 보다는 법을 우선시 하는 잘못된 제도를 또다른 시선으로 보여주려 했던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유럽소설이라 조금은 다른 문화적 차이로 인한 공감대 형성을 못하는게  아니였을까 싶었지만, 이런 아동성범죄에 대해서는 여전히 어느 나라든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고 있는듯 싶습니다. 늘 심심치 않게 소재로 다뤄지는 범죄 관련 이야기들이 책 속 이야기로만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바람)을 잠시 해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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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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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속았구나." 라는 쾌감. (275쪽)

 

네, 그렇습니다. 그래요.. 저도  이 책을 읽고난후, 제가 느낀것을 한마디로 표현 한다면, 저 문구가 딱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초판 소량 한정 봉인이라는 대대적인 홍보를 해왔던 <로트레크 저택 살인사건>! 얼마나 대단한 반전이 있길래 이렇게 궁금함을 증폭 시키는 것인지 살짝 궁금해 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늘 , 그렇지요, 괜한 기대감과 호기심과 과한 궁금증이 너무 커져버려 결국, 평범한 한권의 추리소설로 만족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 말입니다. 사실 이 소설을 읽기전 살짝 겁이 났습니다. 이미 제 마음은 꽤 거대한 기대감으로 자리잡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가벼운(?) 추리 소설 한권을 읽기 시작 합니다.

 

소설의 이야기는, 한 별장 (로트레크 저택)에 초대를 받은 청년들과  그리고 그곳에 모인 저택의 주인 부부와 딸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이 모여 휴가를 보냅니다. 평온하고 여유로운 그들의 저택에서의 시간에서 어느날 느닷없는 총성이 울리며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경찰들은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리하며 사건을 풀어가려는데에 힘을 씁니다. 하지만 또다시 살인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며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드는듯 합니다. 소설의 이야기는 이렇게 다른 추리, 스릴러물과 다를것 없이 전형적인 방식으로 범인을 추리해 나갑니다.

 

사실,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름 꽤 주의 깊게, 또는 집중해 읽으려 노력 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하나 허투르게 읽다가는 자칫 어떠한 단서를 놓치는게 아닐까 싶어 말이지요, "절대 속지 않겠다!" 라는 생각으로 꼭 범인을 찾아내겠다는 일념하에 세세하게 읽어 나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 소설속 인물들이 모두 의심스럽기도 하고, 혹시 이사람이 아닐까... 하며 무턱대고 의심병이 생기기도 하군요! 그 어떤 근거도 없이 말이지요!  사실 이 소설은 전체적으로 크게 보면 참 평범한 느낌이 듭니다. 뭐랄까... 너무 전형적인 트릭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느낌이라 할까요? 미스터리 소설에서 필수로 등장하는 그 요소들인 사건발생, 범인추리, 트릭 말이지요, 그저 그런 요소들을 적절히 배합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루한건 아니지만, 무언가 소설을 읽으면서 느낄수 있는 미스터리다운 긴장감이나 몰입감은 생각보다 느슨했던것 같습니다.  여느 일본 추리소설과 별반 다를것 없는 흐름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렇게 저는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를 부여잡고 , 이야기의 흐름에 시선을 따라 봉인 부분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네요! 제가 지금까지 읽었던건 무엇이였을까요? 봉인 부분과 결말을 읽고나서 , "응.....?" 이런 추임새가 나왔습니다.그리고 "이건 뭐지? 내가 잘못 읽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내가 이 소설을 잘못 이해 하고 읽었다거나 말입니다. 결말을 보고도  정말 무언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찝찝함이 오묘하게 남아있어, 어떻게든 이 꿉꿉한 마음을 속시원히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해설부분까지 읽고도 , 짜투리처럼 남아있는 애매한 감정은 트릭의 해설이 나와있는  책 마지막 부분에 찍혀있는 QR코드를 받아 본 후에야 완벽하게 속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QR코드 속 해설을 읽으며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책 띠지에 나온 소개글 "반드시, 그 누구라도 처음부터 다시 읽을 수밖에 없다!" 라는 문구처럼 , 이 책을 다시 한번 차근히 읽어 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사실 제 성격상 한번 본 책은 두번 펴지 않다보니, 한번으로 만족해야 겠습니다. 사실 범인이 밝혀지고, 트릭의 해설을 읽으며 , 몇번이고 앞 페이지를 뒤적였는지 모르겠네요! 말그대로 눈 뜨고 코 베인 느낌 입니다.  사실 읽는 중간에 잠시 갸웃하게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몰입하다보니 잠시 의문이 들었던 부분은 안개처럼 사라져 버리기도 했습니다. 만약 추리소설을 즐겨읽는 매니아 분들이라면,  범인을 금방 추리해 낼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다른 평범한 독자들이라면 저처럼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뒷통수 맞는 기분이 드시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아직 한번도 쓰쓰이 야스타카의 소설을 접해본적이 없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상당히 유명한 작가로 알려져 있더군요, 그것도 일본SF의 거장으로 말입니다. 그런 쓰쓰이 야스타가가 SF도 아닌 미스터리 소설로 독자들을 큰 충격에 빠트릴듯 하군요. 178이라는 아이큐를 가진 그의 두뇌를 저렴한 아이큐를 가진 제가 이길수는 없었겠지요, 네.. 알면서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왠지 나는 범인을 추리해 냈다! 라는 뿌듯함을 느껴 보고 싶기도 했고요, 하지만 역시 아직 저에게는 미스터리 소설은 참으로 힘든 책인듯 싶습니다.(웃음) . 참으로 강렬하고 잔인함이 느껴지지 않는, 오히려 고요하다,라는 표현이 어어울리는 소설이였던것 같습니다. 그 고요함이 결국 크나큰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오긴 했지만 말이지요, 이웃님들도 기회가 되시면, 쓰쓰이 야스타카에게 도전장을 던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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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내가 죽던 날
로렌 올리버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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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선 이 소설을 읽은후 , 참 뭉뚱그려진 결말이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읽는 동안에도 의문이 많이 생기네요, 왜 샘(사만사)은 저주에 걸린 것일까요? 사만사(샘)은 남부러울것 없는 , 그녀만의 학창시절을 보내는 소녀입니다. 퀸카 친구들과 멋진 남자친구,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그녀이지요, 그런 그녀가 친구들과 파티에서 돌아오던중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그녀에게 7번의 반복되는 저주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왜 느닷없이 저주에 걸린것인지.. 그리고 왜 7번의 죽음인지 말입니다. 어떠한 계기도 동기도 없이, 불쑥 저주라니 말입니다.

 

그녀는 그런 7번의 반복되는 똑같은 나날을 보내게 되면서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아니 도저히 피할수 없는 운명인 것이지요, 결국 그녀는 더이상 죽음에서 벗어날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체념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죽던 그날의 7일.. 그녀의 행동과 말 한마디에 조금씩 다른 같은 나날을 보내지만, 결국 마지막은 죽음으로 끝납니다. 그녀는 그러면서 자신의 살아온 삶을 되돌아 보게 되는 계기를 갖게 되지요 , 그러면서 생각치 못한 여러 일들의 비밀들을 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들로 인한 모든 것들을 고쳐 놓으려 노력 하지요. 이런 평범한 하이틴 소설을 읽다보니 참 여러 영화들이 떠오릅니다. 죽음을 피할수 없는 샘의 운명에서 영화 <데스티네이션>이 떠오르네요, 그 화속 인물들 역시 한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결국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죽음을 피할수 없는, 결국 죽게되는 운명이였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샘의 운명과 많이 흡사한듯 보입니다. 그리고 반복되는 샘의 똑같은 일상에서는 영화 <소스코드>나 <데자뷰>가  생각 나기도 합니다. 비록 영화의 장르나 스토리는 전혀 다른 방향과 다른 스토리 이지만, 영화 <소스코드>역시 똑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어떠한 목적을 해결하기 위함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많은 영화들이 생각나는 것은 그만큼 소재가 참신하지도, 색다르지도 않았다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문득 이 소설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도 듭니다 '과연, 나에게 만약 샘과 같은 저주가 걸린다면...나는 어떤 생의 마지막 하루를 보낼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이웃님들은 혹시 이 책을 읽으셨다면 생각을 해보셨는지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참 난감하고 어려운 듯 합니다. 최고의 인생은 살수 없어도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으로도 자신의 인생을 만족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만, 그것도 어렵다면 즐길수 있는 삶은 어떨런지요? 최선도 최고도 아닌, 즐길수 있는 삶.. 나름 괜찮은듯 싶습니다!

 

여튼,소설<일곱번째 내가 죽던날>은 샘을 통해 자신뿐 아니라, 자신으로 인해 상처 받았을 지인들과, 그리고 가족들에 대해 다시 한번 그 '소중함'을 깨닫게 해줍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이고, 소설의 소재로써는 참 진부하기도 식상함은 어쩔수가 없습니다.이 소설이 말하는 바는 한마디로 "그러니까 너희들의 인생, 그리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늘, 착실하고 하루하루 매시간을 금쪽같이 생각하며 살아라" 라는 말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이 소설에서 얻을수 있는 것은 없는것 같군요! 또한 소설의 결말에서도 어떠한 확실함이 아닌 오히려 독자에게 의문을 던져놓고 끝을 맺으니, 왠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 만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여튼 똑 떨어지는 깔끔한 마무리를 볼수 없어서 잠시 아쉬움도 느껴집니다.

 

이렇듯 <일곱번째 내가 죽던날>은 색다름이 없는 평범한 하나의 소설일 뿐입니다, 다만 이 소설을 어떻게 읽고 느끼느냐는 독자들의 몫이겠지요, 이 소설은 '소설' 이라는 분야를 선택해 간접적으로 '죽음'을 말함으로서 삶의 소중함을 독자들이 느끼길 바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요, 모든 인간은 언젠가는 소설속 샘처럼 죽음을 맞이 할 것입니다. 그게 언제인지 모를뿐, 누구나가 죽는다는건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망각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샘이 말했듯, 영원히 살 것처럼 말입니다. 저 또한 불현듯 떠오르는 죽음에 공포감과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 잠깐일 뿐입니다. 그리고 또다시 불로불사가 된듯양 평범한 지극히 다를것 없는 일상을 살아가며 희노애락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것이 전부인 것이지요,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미리 죽음을 생각하며 , 늘 죽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겁에질려 공포에 떨며 살아가는 것보다는, 현재를 즐기고,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 삶이 더욱 빛나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런 삶을 살수 있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또한 저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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