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달 달려요 웅진 우리그림책 113
김도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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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서 냄새가 난다. 따뜻하고, 정겹고,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구수한 그런 냄새가. 농촌의 하루는 일찍 시작된다. (아침 6시까지 나오라니, 난 절대 못 나간다. 일단 6시는 아침이 아니라 새벽이다!) 그렇지만 산 너머 탕 씨네 집에 갈 마을 사람들, 그리고 동물들이 이장님이 운전하는 트랙터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마을을 달달달 달리고 밤송이가 휘날리는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산 너머의 탕 씨에 집에 도착한다.


탕 씨라는 성이 흔치 않은데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탕 씨의 정체는 농촌에 정착한 외국인이었다. 예전에는 농촌에 아이들이 많아 북적북적하고 아이 보는 일이 흔했지만, 오늘날 농촌에서는 아이는 커녕 청년을 만나기도 쉽지가 않다. 탕 씨네 집에 아기가 태어나 아기를 보러 저마다의 선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불편한 트랙터를 타고 다같이 이동해서 간 것이다. 농사를 위한 받침대를 설치하거나 탕 씨 부인이 담근 장을 보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고 선물을 준 뒤 마을 사람들은 다시 트랙터를 타고 돌아간다.


오메오메, 이건 뭐여유? 떡좀 혔어. 고마우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어느 시골 마을을 들여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참 신기하다, 방 안에서 이렇게 몽글몽글한 느낌을 책을 통해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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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는 1학년 678 읽기 독립 1
윤정 지음, 모로 그림 / 책읽는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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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초등학교 1학년 1반에 수달 휘뚜루가 입학을 한다. 수달을 거꾸로 한 이름의 학교에 수달이 입학한 것이다. 마음가는 대로, 닥치는 대로, 휘뚜루 마뚜루... 노래를 부르며 정말 마음가는 대로 행동한다. 몸에 묻은 물기를 털지 않고 오는 바람에 친구의 양말이 젖기도 하고, 소변을 보고 손을 안 닦고 가려다가(팔다리가 짧아서 못 닦은 거지만) 친구가 도와줘서 손을 닦는데 물을 튀기며 화장실에서 놀기도 한다. 급식실에서는 도시락으로 싸온 살아있는 생선들이 탈출해서 한바탕 난리를 겪는다.


1학년 학생들이 겪을법한 학교의 돌발 상황들과, 표정이 살아있는 실감나는 그림체, 그리고 굵은 글씨로 강조된 의성어와 의태어들을 자연스레 학습할 목적으로 만드신 책이라고 생각했다. 휘뚜루마뚜루 라는, 다소 생소한 의태어부터 거슬리다, 나긋나긋, 우르르와 같은 단어들을 설명해준다.


다음날 학교에 늦지 않게 오라는 말에 휘뚜루는 자기 마음가는대로 하겠다고 하며 이야기가 끝나는데, 휘뚜루 같은 아이가 교실에 있다면 얼마나 난감할지 떠올리니 마냥 귀엽게 보이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휘뚜루가 꾸준히 학교에 다니며 규칙을 익히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협조적인 아이로 자라기를 바란다. 언젠가 입학할 지 모르는 동생 마뚜루(가 있다면)에게 모범이 되는 수달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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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 행복한 동물 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7
공주영 지음, 원정민 그림 / 분홍고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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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넓은 범위의 동물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선 동물을 '마리'가 아닌 '명'으로 세는 것부터 시작하여, 길에서 살아가는 여러 동물들이 인간에게 하고 싶음직한 말들을 전하는 도입부부터 묵직한 느낌을 전한다. 늑대가 길들여져 오늘날의 개가 되고, 그 옛날 마녀사냥으로 고양이가 죽은 뒤 쥐가 들끓어 페스트가 창궐한 이야기도 나온다. 공장에서 태어나 알을 낳는 기계처럼 살다 가는 닭들, 고기를 제공하는 가축들, 커피열매만 먹고 루왁커피를 생산한 뒤 버려지는 사향고양이 이야기도 나온다. 토끼털, 거위털, 화장품 실험 등... 예쁜 그림체에 그렇지 못한 내용이 담겨있다. 책에 나오는 주아와 친구들처럼, 아이들은 읽다가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보호자나 지도자가 충분한 설명을 곁들여주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동물원은 필요한가?' 라는 주제로 학생들과 가치 토론을 했던 적이 있다.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하엿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음학기 현장체험학습으로 동물원에 가는 것은 모두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동물을 인간의 도구이자 인간이 다룰 수 있는 무언가라고 생각하는 의식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역지사지의 위치로 놓고 보면 불편함을 지울 수 없는 부분인데, 우리는 그동안 불편함에 무뎌지고 애써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매년 전염병으로 인해 살처분되는 가축들의 뉴스를 보며, 저러려고 태어난 생명들은 아닐텐데 미안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다. 불편함과 미안함을 느끼는 것부터 우리의 의식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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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좌충우돌 행복 교실입니다 - 대한민국 교사의 고군분투기
곽초롱 외 18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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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배움, 사랑. 세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열아홉 분의 선생님들이 쓰신 글들이 엮여있다.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 구슬~이 떠오르는, 진주들을 정성껏 모아 만든 목걸이 같은 책이다. 어떤 이야기는 동학년 옆 반의 이야기같고, 또 어떤 이야기는 우리 반을 다녀가셨나? 싶을 정도로 내가 겪은 교실 생활과 비슷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비슷한 교실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의 교실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키워드, 교육, 배움, 사랑일 것이다. 교사와 학생들이 모여 서로 상호작용하며 능동적으로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공간인 교실. 처음이라 모든 것이 신기한 1학년, 다른 친구와 다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느린 학습자, 뽀로로 노래에 열광하는 고학년 학생들. 모두 우리 곁에 있는 학생들이다.


선생님들의 글을 읽으며 웃음이 피어나기도 하고, 가슴 한 켠이 아릿해지기도 하고, 눈물이 차오르는 부분도 있었다. 교사가 아닌 자신을 상상하기 어려운 우리 선생님들을 위로해주는 문구가 담긴 이 책을, 많은 선생님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을 위한 날은 반드시 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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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지 않고 신나는 새싹 204
스테파니 드마스 포티에 지음, 톰 오고마 그림, 이정주 옮김 / 씨드북(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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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체리와 꽃무늬의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아이는 매일 학교 옆 빵집 근처에 아기를 안고 앉아있는 여인을 보며 마음이 불편함을 느낀다. 눈을 질끈 감고 열까지 세고 지나가며 자신은 그 자리에 없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소리 없이 울 때면 아이의 어머니는 '마음이 여려서 그렇다'며 아이를 꼭 안아준다. "한 번의 미소, 한 번의 눈길, 아주 작은 행동이어도 괜찮아. 그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나아."라고 말해주는 어머니의 조언에, 아이는 대청소를 하며 찾아낸,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인형을 오랜만에 껴안고 잠든다. 다음날 등교하는 길에 만날 여인과 아기에게 인형을 주고, 아기가 방그레 웃었다는 이야기로 짧고 굵은 이야기 책이 끝난다.


어려운 용어로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다른 사람을 보면 저절로 마음이 불편함을 느낀다. 측은지심이 발동하는 것이다. 이들을 외면하고 지나치는 것은 쉽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거리의 풍경처럼 여겨지고, 그들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아직 마음이 여린 아이는 그래도 자신이 줄 수 있는 것을 주었다. 이미 성인이 된 부모와, 아직 마음이 여린 아이가 함께 읽으며 우리가 그 모든 사람을 책임질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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