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지 않고 신나는 새싹 204
스테파니 드마스 포티에 지음, 톰 오고마 그림, 이정주 옮김 / 씨드북(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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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체리와 꽃무늬의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아이는 매일 학교 옆 빵집 근처에 아기를 안고 앉아있는 여인을 보며 마음이 불편함을 느낀다. 눈을 질끈 감고 열까지 세고 지나가며 자신은 그 자리에 없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소리 없이 울 때면 아이의 어머니는 '마음이 여려서 그렇다'며 아이를 꼭 안아준다. "한 번의 미소, 한 번의 눈길, 아주 작은 행동이어도 괜찮아. 그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나아."라고 말해주는 어머니의 조언에, 아이는 대청소를 하며 찾아낸,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인형을 오랜만에 껴안고 잠든다. 다음날 등교하는 길에 만날 여인과 아기에게 인형을 주고, 아기가 방그레 웃었다는 이야기로 짧고 굵은 이야기 책이 끝난다.


어려운 용어로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다른 사람을 보면 저절로 마음이 불편함을 느낀다. 측은지심이 발동하는 것이다. 이들을 외면하고 지나치는 것은 쉽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거리의 풍경처럼 여겨지고, 그들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아직 마음이 여린 아이는 그래도 자신이 줄 수 있는 것을 주었다. 이미 성인이 된 부모와, 아직 마음이 여린 아이가 함께 읽으며 우리가 그 모든 사람을 책임질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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