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 행복한 동물 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7
공주영 지음, 원정민 그림 / 분홍고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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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넓은 범위의 동물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선 동물을 '마리'가 아닌 '명'으로 세는 것부터 시작하여, 길에서 살아가는 여러 동물들이 인간에게 하고 싶음직한 말들을 전하는 도입부부터 묵직한 느낌을 전한다. 늑대가 길들여져 오늘날의 개가 되고, 그 옛날 마녀사냥으로 고양이가 죽은 뒤 쥐가 들끓어 페스트가 창궐한 이야기도 나온다. 공장에서 태어나 알을 낳는 기계처럼 살다 가는 닭들, 고기를 제공하는 가축들, 커피열매만 먹고 루왁커피를 생산한 뒤 버려지는 사향고양이 이야기도 나온다. 토끼털, 거위털, 화장품 실험 등... 예쁜 그림체에 그렇지 못한 내용이 담겨있다. 책에 나오는 주아와 친구들처럼, 아이들은 읽다가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보호자나 지도자가 충분한 설명을 곁들여주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동물원은 필요한가?' 라는 주제로 학생들과 가치 토론을 했던 적이 있다.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하엿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음학기 현장체험학습으로 동물원에 가는 것은 모두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동물을 인간의 도구이자 인간이 다룰 수 있는 무언가라고 생각하는 의식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역지사지의 위치로 놓고 보면 불편함을 지울 수 없는 부분인데, 우리는 그동안 불편함에 무뎌지고 애써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매년 전염병으로 인해 살처분되는 가축들의 뉴스를 보며, 저러려고 태어난 생명들은 아닐텐데 미안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다. 불편함과 미안함을 느끼는 것부터 우리의 의식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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