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영화 읽기 수업 - 질문이 있는 교실 영화 이야기
지태민 지음 / 이비락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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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초등교사로 근무하면서 초중등영화교육연구회 공동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저자가 출판한, 수업과 연계하기 좋은 영화들을 소개한 책이다. 학기 말 진도를 다 빼고 남은 시간에 영화를 가끔 보여준 적은 있어도, 영화 자체를 소재로 한 수업은 별로 한 기억이 없기 때문에 흥미롭게 다가왔다. 대중영화에는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특히 헐리웃영화)이 나오기 때문에 무난한 애니메이션 영화(디즈니, 픽사, 지브리스튜디오 등)를 주로 보여주었는데, 이 책에서는 해당 영화의 소개는 줄이고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들을 소개하였다. 장단편을 합하여 총 31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덕분에 내가 알고 있는 영화도 더러 있었지만, 처음 알게 된 좋은 영화들도 많았다.


저자는 학생들과 영화를 그냥 감상한 것이 아니라, 영화 열기-영화 속으로-영화 밖으로의 3단계에 맞춰 영화 읽기 수업을 소개하였다. 흡사 온책읽기와 비슷한 흐름인데, 다만 텍스트 활자에서 영상 자료로 변경되었을 뿐이다. 저마다 영화를 감상하는 포인트가 다를 수 있는데, 같은 영화를 감상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며 대화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확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나도 시도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책의 매 페이지에는 교사와 학생이 나누는 대화글의 형식으로 전개가 되고 있다. 영화 보기, 영화 감상이 아닌, 영화 읽기라고 명명한 이유가 그것에 있다.


초등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는 친절하게도 각각의 영화의 키워드와 성취기준 연계를 제시함으로써 다른 교사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업이라고, 함께 하자고 이야기한다. 학폭예방, 환경, 진로, 세계시민교육, 장애이해교육 등 다양한 주제와 국어, 역사 등 여러 교과에서 영화 읽기 수업을 진행한 저자의 교실 학생들이 부럽다고 생각했다. 책의 마지막에는 저작권과 관련한 정보, 그리고 영상물 등급과 관련된 정보 등 막상 시도하려고 할 때 걸림돌이 될 지 모르는 문제 요소들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져 있어 저자가 얼마나 영화와 수업에 진심인 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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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배움과 가르침의 주인이 되는가 - 학생 주도성과 개념적 이해를 위한 교육과정-수업-평가
이은총 지음 / 푸른칠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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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초등 1,2학년에서 시행되었다. 2025년에는 3,4학년이 적용될 차례이다. 특히 AIDT의 전면 적용과 함께 현장에서 혼선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적응하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이은총 선생님은 광주에서 근무하며 여러 지원단 활동과 출강을 하시는 베테랑 교사다. 이 선생님이 집필한 '어떻게 배움과 가르침의 주인이 되는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방향성과 실제 적용 방법을 구체적으로 다룬 책으로,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 필요한 통찰을 제시한다. Part 1에서는 학생 주도성과 교육과정 자율화를, Part 2에서는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한 교-수-평에 대해 설명한다.


이 선생님은 학생 주도성과 교육과정 자율화를 강조하며, 교사가 주체적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실천해야 함을 역설한다. 특히, 개념 기반 학습과 이해 중심 교육과정을 통해 학습 전이를 이루는 방식을 설득력 있게 제안하며, 단순한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깊이 있는 학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야하는 것은 알지만, 막막함을 느끼는 교사에게 적용 사례를 곁들여 설명한다.


또, 평가의 혁신을 통해 기존의 단순 평가에서 벗어나 서술형, 논술형 평가와 피드백 중심의 평가로 전환하는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나 평가와 피드백이 배움과 성장의 열쇠라고 설명하며, 평가 루브릭, 루브릭 영점조절 과정 등을 설명한다. 급변하는 ChatGPT 시대, 학생 중심의 학습과 교사의 자율성이 강조되는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 이 책은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지침서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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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모락모락 돌개바람 59
박혜원 지음, 방현일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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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 고양이 표지에 따끈따끈한 김을 형상화한 '이야기가 모락모락'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모락모락'이라는 의태어가 주는 느낌은 아지랑이를 연상시킨다. 고요의 이야기는 아지랑이처럼 계속 피어올라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준다.


고요는 돌아가신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들을 친구들과 나누며, 이야기가 사람들을 이어주는 다리임을 몸소 경험한다. 할머니가 고요에게 들려준 이야기 속에서 귀신을 만나는 장면은 아이들에게 흥미와 웃음을 주고, 고양이 토끼와 구름이의 이야기는 할머니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을 극복하게 도와준다. 이처럼 이야기가 모락모락은 단순한 이야기 나눔을 넘어 고요와 엄마가 할머니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고요의 엄마가 할머니의 집에서 상실의 슬픔을 안고도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며 조금씩 힘을 되찾는 모습은 이야기의 또 다른 주제인 ‘극복’을 잘 보여준다. 슬픔을 딛고 일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며, 독자들은 이야기라는 것이 단순히 즐거움과 설렘을 주는 것을 넘어 서로에게 위로와 연대를 줄 수 있는 강력한 힘임을 깨닫게 된다.


'이야기가 모락모락'은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따뜻한 감성을 심어주며,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작품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그것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따스한 연결을 맺어가는 즐거움을 경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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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유령들 안녕 청소년 문학 2
알프레도 고메스 세르다 지음, 김정하 옮김 / 풀빛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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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유령들'이라는 제목과 다소 형이상학적인 책 표지만 보았을 때, 나는 이 소설이 호러 장르의 소설일 것이라 추측했다. 그러나 뜬구름잡는 환상소설이 아닌, 그보다 가혹한 현실을 살아가는 청소년의 성장서사를 다룬 이야기였다는 사실을 초반에 알아차리게 되었다.


5살 차이 나는 형 '이반'으로부터 꼬맹이 취급을 당하고, 자신의 신변과 관련된 중요한 대소사는 항상 장남인 형에게만 일러두었던 기업가이자 정치인인 아버지가 구속되면서 스위스 명문 사립학교에 다니던 '파블로'의 일상이 뒤바뀌게 된다. 매스컴에서는 그의 아버지 이야기를 연일 보도하지만, 정작 혈연인 자신은 진실을 알지 못할뿐더러 진실에 접근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스스로 묻고 판단하라는 형과 어머니의 말은, 결국 스스로의 눈을 가리고 진실을 외면한 채 부패에 동참해버린 다른 가족들의 단면을 보여준다.


파블로는 끊임없는 탐구심을 바탕으로 한 지혜와 미모를 겸비한 독일인 여자친구 '베티나'와의 만남에서 유일한 평안을 얻는다.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진게 틀림없는 가족들이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가고 싶지만, 베티나 부모님의 초대를 받아 독일 교외 지역에 다녀오고, 그러면서도 머릿속으로는 가족에 대한 걱정과 자신이 알지 못하는 진실을 염두에 두느라 제대로 쉬지 못한다. 학교에는 베티나를 좋아하는 다른 친구도 있다. 이렇게 삶은 끊임없는 투쟁의 과정이다.


형으로부터 꼬맹이라는 호칭이 아닌 이름으로 불리며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고, 그것을 해내며 가족의 부패에 동참하게 된 파블로는, 결국 그를 옆에서 지지해주는 여자친구에게도 이별을 선언하지만, 학교의 교육 방침인 '진실, 정의 자유'를 실천하기 위해 전날 취리히의 비밀 금고에서 꺼낸 물건들을 돌려놓으러 다녀온 파블로의 선택과 실행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같은 상황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나는 파블로의 가족이나 학교 사람들 가운데 어떤 사람과 가장 비슷한 성격을 가졌는가? 어떤 가치관의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가? 와 같은 질문들로 디베이트 수업을 하거나 독서토론 활동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읽으면서 떠오른 자연 풍경들과 함께, 파블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스스로의 양심을 구체화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은 크리처를 만든 박사의 이름으로, 괴물의 이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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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는 콩닥콩닥 678 읽기 독립 9
윤정 지음, 유영근 그림 / 책읽는곰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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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해서 학교를 잘 다니고 있는 우리의 1학년 수달 휘뚜루. 어느날 예쁜 조약돌 5개를 들고 등교하게 되고, 그것을 본 선생님께서 공기놀이 방법을 알려주셔서 쉬는 시간마다 태오, 미나와 함께 공기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승부가 갈리는 놀이다보니 세 친구 간 차례나 규칙에 이견이 있어 갈등이 발발하고, 그 과정에서 태오와 미나가 다투게 되어 휘뚜루는 콩닥콩닥 가슴이 뛰게 된다. 싸우는 친구들 옆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함께 긴장하게 되는 상황을 잘 그려냈다.


셋이 함께 다시 놀고 싶은 휘뚜루는 두 친구를 화해시키지만, 다시 시작된 공기놀이에서 두 친구가 또 다투는 바람에 휘뚜루가 소중히 여기는 조약돌 일부가 하수구에 빠져버리고, 처음으로 휘뚜루가 화를 내는 모습을 본 태오와 미나도 놀라 미안해하며 조약돌을 건지기 위해 애쓴다. 결국 나뭇가지로 건져낸 조약돌을 깨끗이 닦고 다시 공기놀이를 하며 마무리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기중심적인 1학년 아이들의 모습이 잘 나타난 것 같다.


읽는 아이들은 분명 자신이나 친구의 사례를 떠올리며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학습하는 의성어 의태어는 덤이나 큰 보너스. 굵은 글씨로 표시된 의성어, 의태어가 사용되는 자연스러운 예시를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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