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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모락모락 ㅣ 돌개바람 59
박혜원 지음, 방현일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10월
평점 :
하얀색 고양이 표지에 따끈따끈한 김을 형상화한 '이야기가 모락모락'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모락모락'이라는 의태어가 주는 느낌은 아지랑이를 연상시킨다. 고요의 이야기는 아지랑이처럼 계속 피어올라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준다.
고요는 돌아가신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들을 친구들과 나누며, 이야기가 사람들을 이어주는 다리임을 몸소 경험한다. 할머니가 고요에게 들려준 이야기 속에서 귀신을 만나는 장면은 아이들에게 흥미와 웃음을 주고, 고양이 토끼와 구름이의 이야기는 할머니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을 극복하게 도와준다. 이처럼 이야기가 모락모락은 단순한 이야기 나눔을 넘어 고요와 엄마가 할머니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고요의 엄마가 할머니의 집에서 상실의 슬픔을 안고도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며 조금씩 힘을 되찾는 모습은 이야기의 또 다른 주제인 ‘극복’을 잘 보여준다. 슬픔을 딛고 일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며, 독자들은 이야기라는 것이 단순히 즐거움과 설렘을 주는 것을 넘어 서로에게 위로와 연대를 줄 수 있는 강력한 힘임을 깨닫게 된다.
'이야기가 모락모락'은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따뜻한 감성을 심어주며,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작품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그것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따스한 연결을 맺어가는 즐거움을 경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