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부모
카트린 게겐 지음, 이주영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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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모가 아니다. 하지만 내 주변엔 부모가 많다. 당장 우리 부모님이 계시고, 친구의 부모님, 그리고 이미 부모가 된 친구들도 있다. 생물학적인 부모가 아닌, 진짜 '부모'가 되는 방법은 무척 어렵고, 어디서도 자세히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게 처음 부모가 된 사람들에게, 그저 조언이나 잔소리가 아닌 과학적 연구 결과를 알려주는 신기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엄격한 방식의 훈육을 통해 자라난 사람은 부모가 되어 그 자녀에게 비슷한 방법으로 양육할 확률이 무척 크다. 교실이 아직까지 바뀌지 않고 보수적인 것도 그 이유일 것이라 생각한다. 통제된 면학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는 행동 없이 교육 받고 교사가 된 사람들 역시 비슷하게 교실을 통제하고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감정'은 연구가 된지 얼마 안된 분야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이론과 사례들이 있다. 대체로 연구 결과가 가리키는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공감'이다.


신생아를 비롯한 유아들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조리있게 말로 풀어 설명하기 어렵고, 그래서 울거나 거침없는 감정 표현으로 부모를 비롯한 성인들을 당황시킨다. 우는 아이를 그냥 내버려두는 방치를 하거나, 울음을 그치라고 닥달하는 행위는 너무도 많이 볼 수 있는 반응인데,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하여 악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이렇게 과학적인 접근이 여러번 나와서 내용을 더욱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반응을 하고 공감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서로에게 나은 방법이다.


무조건적인 헌신, 무조건적인 죄책감같은 것은 부모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모가 될 예정이거나, 부모가 되었거나, 혹은 부모가 아닌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고 내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아이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 뿐 아니라 하나의 마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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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통하는 세계사 - 역사를 아는 만큼 미래가 보인다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41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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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인 내가 어릴 적 읽었던 것 같은 디자인의 책 표지에 깜짝 놀랐지만, 중요한 것은 디자인이 아니라 내용일 것이다. "10대와 통하는 세계사"는 "10대와 통하는~"으로 시작하는,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의 41번째 서적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E.H.Carr를 비롯한 역사학자들의 명언을 인용하며 '1000억 사람들이 살아간 삶의 이야기'를 언급한다. 유산균도 아니고 1000억이 왠 말인가 싶었는데,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시작점을 어디로 보느냐도 이야기한다) 살았던 인간의 수를 말한다. 그동안 세계사, 라고 하면 굵직굵직한 사건들, 예를 들면 전쟁이나 국가의 흥망성쇠, 종교, 문명의 발현 등을 먼저 떠올리곤 했는데 저자는 그 안에서 살아간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소중한 생명이자 역사의 주역이었음을 말한다. 적벽대전에서 나오는 제갈량과, 희생된 100만의 병사들 개개인 모두가 역사에 남은 사람들이라는 이야기이다. 이 부분에서 우선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이 하나 깨졌고, 뒤이어 이어지는 이야기들도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선사시대 이야기, 청동기와 4대 문명, 그리고 세계사 시간에 꼭 들어보았을 로마 제국과 기독교 사회 이야기도 담겨있다. 크고 방대한 세계사 가운데 비교적 최신이라고 할 수 있는 근대 과학 혁명과 상업 혁명, 시민 혁명과 산업 혁명 이야기를 지나 자본주의, 제국주의, 사회주의, 마지막 챕터에서는 세계화와 기술 혁명 이야기를 다룬다. 특히, 기후위기로 대두된 용어인 '인류세'가 가장 마지막에 나와 세계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친절한 선생님이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문어체로 서술(~데요. ~지요. ~입니다.)되어,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대상이 10대임을 감안하여 다소 어려운 단어는 한자나 영어, 쉽게 풀어쓴 한국어 주석을 단어 바로 옆에 배치하여 즉각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고 인상깊었던 부분은 각 챕터가 끝날때 등장하는 '산마루' 코너인데, 세계사와 관련하여 생각해볼만한 질문을 던지고 저자의 견해나 해설을 통해 토론할 거리를 제공한다. 초등 고학년 이상, 중고등학생이 디베이트 수업을 할 때 주제로 해도 좋을 것 같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다. 특히, "15세기 세계적 선진국이었던 조선" 부분은 현재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서 비교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인류는 네 차례에 걸쳐 미디어 혁명으로 그때마다 새로운 역사를 열어왔다고 한다. 말, 글, 대중 매체, 인터넷이 그것들인데, 인류의 삶의 방향과 양식을 그 이전과 다르게 크게 변화시킨, 말그대로 '혁명'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발명들이다. 또 어떠한 '혁신'을 통해 미래 인류의 생활양식이 달라질까?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지금의 10대들이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를 개척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저자는 이 책을 저술했을 것이다. 이 책을 접하는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미래를 보는 시선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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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교문을 바꿨어요! - 교문을 직접 디자인한 아이들 내가 바꾸는 세상 8
배성호 지음, 김지하 그림 / 초록개구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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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존재하는 장소와 얽힌 이야기, 그것도 아이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다. 4년 간의 이야기를 각색하여 1년의 흐름으로 담아내었는데,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의견을 내고 직접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언덕 위에 있는 학교, 그래서 등교할 때도 힘들고 체험학습 갈 때 버스를 타려면 한참을 걸어야하고, 심지어 동문회에서 공연을 올 때도 다른 학교 시설을 빌려야하는 신세. 하지만 유구한 역사를 가진 학교의 아이들은 그래도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아이들과, 똑똑똑 메일을 보내며 강한 추진력을 보이는 박배쌤, 그리고 건축학과의 교수님과 음식 메뉴의 별명을 가진 대학생 쌤들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직접 오래된 교문을 바꾸는 과정의 기승전결이 이야기로 각색되어 담겨있다. 마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함께 보낸 것 처럼 단숨에 읽어낼 수 있었다.


교문을 바꾸기로 하고, 직접 아이디어도 내고 투표를 통해 선정한 결과로 설계도 하고, 진행 과정에서 교문 바꾸기가 중단될 뻔도 했지만 결국 바꾼 교문을 만들 수 있었던 아이들의 성장이야기. 바뀐 것은 교문 뿐 아니라, 자신이 생각한 것을 실제로 구현해낼 수 있다! 는 것을 경험하고 의견을 모으는 일을 하며 성장한 아이들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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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몸만들기 체육관 큰곰자리 62
김경미 지음, 나인완 그림 / 책읽는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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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키에 크게 불만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멋진 롱코트를 볼 때나 바지 길이를 수선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맞춤복을 구매할 여유가 된다면 상관없겠지만, 대부분의 기성복 사이즈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한창 성장기인 아이들에게는 아직 알려주고 싶지 않은 어른의 사정이지만, 그들도 현재 나름의 치열한 고민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체육 시간이나 조회 시간에는 키 순서로 줄을 세운다. 이 때 맨 앞에 서는 것에 자존심 상하는 많은 아이들이 있다. 이 책의 자람이 역시 그렇다. 그냥 작은 것도 서러운데, 두 살이나 어린 동생보다 작다니! 그래서 형님으로서의 위엄이나 존경은 고사하고 키 큰 동생으로부터 무시받거나 모르는 사람들이 형 동생을 바꿔서 부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자람이가 발견한 비밀의 장소에서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이틀 새 +20cm의 신장 늘이기에 성공한다.


동생 우람이가 이를 발견하고 그 후에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복되는 형제 간의 우애가 이 책의 포인트. 이름이 같은 키다리 자람이 형 역시 또다른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캐릭터이다. 진짜 이런 체육관이 있다면 어떨까, 싶다가도, 그랬다면 키크기 클리닉이나 실제 운동센터가 가만두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역시 어른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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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지키는 지속 가능한 패션 이야기 - 멋과 유행, 경제와 윤리적 소비, 환경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생각동화! 공부가 되고 상식이 되는! 시리즈 18
정유리 지음, 박선하 그림 / 팜파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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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탄소발자국 등 환경 관련 이슈가 사회 전반에 화두가 되고 있다. 당연히 학교에서도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학생의 입장에서 크게 와닿지 않는 재난영화 수준의 다큐멘터리나 계산하기 어려운 복잡한 데이터는 교육적 효과가 떨어진다. 그렇지만, 매일 교복이 아닌 입을 옷을 골라 입는 초등학생들에게 패션과 관련한 환경 문제점을 알려준다면?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다섯 가지의 짧은 이야기가 담겨있고, 각 이야기에서 패스트 패션, 재활용 패션, 플라스틱 문제와 대체 섬유, 중고 패션 등의 개념을 이야기로 풀어서 설명한다. 이야기가 끝나면 하늘색 테두리에 담긴 설명을 통해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다. 이 책은 3~6학년 학생들의 사회, 과학, 실과, 도덕 등 교과의 단원과 연계하여 지도할 수 있고, 관련 단원을 표시하기도 하였다. 도서의 표지 뒷면의 QR코드를 찍으면 출판사의 홈페이지로 연결되는데, 독후활동지를 제공한다. 조금만 가공하면 한 학기 한 권 읽기 학습자료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고작 옷 한 벌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까? 옷 한 벌에 담긴 따뜻한 마음이야말로 세상을 아름답게 지켜 낸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작 책 한 권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까? 책 한 권에 담긴 친절한 내용이야말로 세상을 아름답게 지켜내야겠다는 마음을, 학생들에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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