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통하는 세계사 - 역사를 아는 만큼 미래가 보인다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41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30대인 내가 어릴 적 읽었던 것 같은 디자인의 책 표지에 깜짝 놀랐지만, 중요한 것은 디자인이 아니라 내용일 것이다. "10대와 통하는 세계사"는 "10대와 통하는~"으로 시작하는,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의 41번째 서적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E.H.Carr를 비롯한 역사학자들의 명언을 인용하며 '1000억 사람들이 살아간 삶의 이야기'를 언급한다. 유산균도 아니고 1000억이 왠 말인가 싶었는데,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시작점을 어디로 보느냐도 이야기한다) 살았던 인간의 수를 말한다. 그동안 세계사, 라고 하면 굵직굵직한 사건들, 예를 들면 전쟁이나 국가의 흥망성쇠, 종교, 문명의 발현 등을 먼저 떠올리곤 했는데 저자는 그 안에서 살아간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소중한 생명이자 역사의 주역이었음을 말한다. 적벽대전에서 나오는 제갈량과, 희생된 100만의 병사들 개개인 모두가 역사에 남은 사람들이라는 이야기이다. 이 부분에서 우선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이 하나 깨졌고, 뒤이어 이어지는 이야기들도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선사시대 이야기, 청동기와 4대 문명, 그리고 세계사 시간에 꼭 들어보았을 로마 제국과 기독교 사회 이야기도 담겨있다. 크고 방대한 세계사 가운데 비교적 최신이라고 할 수 있는 근대 과학 혁명과 상업 혁명, 시민 혁명과 산업 혁명 이야기를 지나 자본주의, 제국주의, 사회주의, 마지막 챕터에서는 세계화와 기술 혁명 이야기를 다룬다. 특히, 기후위기로 대두된 용어인 '인류세'가 가장 마지막에 나와 세계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친절한 선생님이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문어체로 서술(~데요. ~지요. ~입니다.)되어,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대상이 10대임을 감안하여 다소 어려운 단어는 한자나 영어, 쉽게 풀어쓴 한국어 주석을 단어 바로 옆에 배치하여 즉각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고 인상깊었던 부분은 각 챕터가 끝날때 등장하는 '산마루' 코너인데, 세계사와 관련하여 생각해볼만한 질문을 던지고 저자의 견해나 해설을 통해 토론할 거리를 제공한다. 초등 고학년 이상, 중고등학생이 디베이트 수업을 할 때 주제로 해도 좋을 것 같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다. 특히, "15세기 세계적 선진국이었던 조선" 부분은 현재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서 비교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인류는 네 차례에 걸쳐 미디어 혁명으로 그때마다 새로운 역사를 열어왔다고 한다. 말, 글, 대중 매체, 인터넷이 그것들인데, 인류의 삶의 방향과 양식을 그 이전과 다르게 크게 변화시킨, 말그대로 '혁명'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발명들이다. 또 어떠한 '혁신'을 통해 미래 인류의 생활양식이 달라질까?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지금의 10대들이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를 개척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저자는 이 책을 저술했을 것이다. 이 책을 접하는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미래를 보는 시선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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