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문을 읽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빠르게 변하고 바쁜 사회에 이슈를 따라 가면서 신문을 읽고 주제에 대한 쟁점을 파악하는 것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또 신문마다 객관적인 사실은 일치한다 하더라도 조금씩 입장이 달라 어떤 신문을 보느냐에 따라 자신의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조금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주간지나 월간지이다. 이것은 이슈에 대해 상대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의 흐름 동안 변화 양상을 보여 줄 수도 있고, 탐사 보도 수준의 결과물을 기사 형식으로 정리해 준다. 그러면서도 너무 어려운 말만 나열하거나 논문 스타일의 글쓰기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고등학생도 충분히 읽어낼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그래야 읽기 쉽고 시사 이슈에 대한 정리가 가능할 것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책이 [세상을 읽다 시사이슈11 시즌2]이다. 2022년 9월까지의 내용 중 치열한 회의를 거쳐 11개 주제를 선정하고, 관련 분야의 전문 기자들이 글을 작성했다. 간단한 용어의 정리 모음이 아닌 시사 이슈를 둘러싼 배경 설명, 역사, 의미 등을 정리하여, 해당 이슈의 핵심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고등학생 수준에서 요구되는 탐구 보고서가 이런 형식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조사하고 수집하여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거기에 보고서의 형식을 갖춘 것이다. 학생들에게 이런 형식으로 주제에 대해 조사하고 글을 쓰라고 예시로 보여주어도 좋을 것 같다.
2022년 대표 주제이면서 책의 목차에 해당하는 것은 ∎검찰 수사권 분리 ∎용산 시대 개막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녹색 에너지, ∎테라-루나 사태와 암호화폐의 세계 ∎코로나19 ∎누리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전쟁 ∎세계속 한류 ∎징벌적 손해 배상과 언론개혁법이다.
내일(12/9)이 수능 성적 발표일이다. 그 전에 대입 논술과 면접을 치룬 대학도 있을 것이고, 수능 발표 이후 진행되는 학교도 있다. 사회계열에서 시사 문제를 강조하는 대학의 면접, 논술에서 한 번 정도 정리하고 읽고 가면 좋은 자료이다.
가장 관심을 갖고 읽은 주제는 [검찰 수사권 분리]이다. 그전에 조금 정리되지 않았던 내용이 글을 읽으면서 명확히 정리되었다. 수직 관계였던 검찰, 경찰의 관계가 공수처의 설치, 경찰에게 수사 종결권을 주며 수평 관계로 변하였다. 문제는 정권이 바뀌며 법무부 시행령의 개정으로 상위법을 어겨가며 ‘검수원복’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권력을 가진 자는 모두 그것을 함부로 쓰기 마련이다. 이점을 지금까지의 경험이 알려주는 바이다. (…) 사람이 권력을 남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물의 본질에 따라 권력이 권력을 저지하게 해야 한다.”
재미있게 본 드라마 중에 <비밀의 숲2>이 있다. 스릴러 형식에 검찰과 경찰이 사건을 둘러싸고 대립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것이 아니더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형벌을 가할 수 있는 집단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멀어지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