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오늘은 계속된다
베르나르 피보 지음, 배영란 옮김 / 생각의닻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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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오늘은 계속된다(베르나르 피보, 생각의닻)

#프랑스소설 #그래도 오늘은 계속된다



나이가 든다는 것, 늙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태어나는 순간 인간은 죽음에 이르게 되는 운명을 갖고 태어난다. 그러면 죽지 않는 불사의 삶을 사는 것은 좋은 것인가? 그것도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 자신의 곁을 지켰던 사람들을 먼저 보내고 자신만 남아 있는 것은 또한 고통이 될 것 같다. 그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죽음이 다가올 때 두려움을 갖게 된다. 




최근 본 몇 달간 하지 않던 이야기를 하고, 설거지가 잘 안되어 있다거나 등등을 생각해 일흔 여덟 살의 아버지에게 치매 검사를 권하였다. 안 받겠다고 거부하실 줄 알았는데 순순히 그리하겠다고 하셔서 보건소에 가셨다. 요즘은 지역마다 치매센터가 있어 그곳으로 안내를 받고 다시 가셔서 간단한 치매 검사를 하셨다.



저녁에 전화를 드리니 중언부언하셔서 다음 주 월요일 직접 치매센터에 전화를 거니 담당자 분이 친절하게 상황을 설명해주셨다. 간이 검사 결과 현재 치매는 아니나 연세가 많으셔서 1년에 한 번씩 정기 검사를 받기를 권하셨다. 

아직도 나는 젊은 것 같고 20대의 마음과 몸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흰머리가 늘어나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운동을 하거나 아이들과 놀 때 체력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낀다. 아침에 출근할 때 꼭 다시 한 번은 집으로 돌아온다. 차키를 두고 차까지 왔거나 했어야 하는 일을 놓칠 때도 있다. 노트북 앞에 메모지를 붙이고 그날 할 일을 간단히 메모하고 지우고 하면서 기억의 공백을 메꾸곤 한다. 




[그래도 오늘은 계속된다]의 저자는 85세의 할아버지다. 이 연세에 노년에 대한 글을 써 책으로 까지 출판했다는 것 자체가 존경스럽다. 또 재미있게 술술 읽히고 어느 연령대의 독자라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이런 변화가 생기겠구나 생각할수도 있고, 아직 노년의 언저리에 가지 않았더라도 노인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다. 




장편 소설이라고 알고 펼쳤는데 형식은 에세이 형식의 짧은 글로 이어져 있다. 저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자신의 주변의 지인과 친구들의 이야기에 픽션이 더해진 듯하다. 저자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어도 무방하고 재미있을 것이다. 노인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고, 자신의 미래에 노인이 되었을 때 어떻게 늙고 싶은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40대의 나는 70세 정도는 되어야 늙은 것으로 생각했다. 70시가 된 후에는 이 고령의 기분을 80세로 미뤘고, 80세가 되자 다시 90세로 미뤘다. 95세의 노나처럼 나도 90대가 되면 또 한 번 이 나이를 100세로 미룰지 모르겠다.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나이가 들면 대화의 주제가 위궤양, 관절, 근육 경련, 전립선 등에 대한 병과 민간 요법, 잘 치료하는 병원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는 부분, 혀끝에서 빙빙 도는 고유명사였다. 책에서 노인들이 가장 두려움에 떨게 하는 병은 암, 심근경색, 뇌혈관발작, 알츠하이머이다. 노인에게 이런 병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재미나게도 우리 앞에 남은 생이 길 때 우리는 시간 부족을 우려하며 열심히 달려간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그 시간 또한 하루하루 점점 줄어가며 조금만 손을 내밀어도 인생의 끝자락에 닿을 듯한 상황이 되면, 우리는 – 피치 못할 상황에 의한 것이 아닌 한 - 느리게 사는 삶의 매력을 만끽한다.

같이 어울리던 친구의 죽음에도 주인공을 비롯한 남아있는 사람들은 오늘을 살아간다. 그러면서 당연한 일곱 가지 어찌 보면 당연한 다짐을 저자의 인생에 지침으로 세운다. ‘1. 불평불만 금지 2. 좋은 기분 유지 3. 호기심의 유지 4. 혼자 있지 않기 5. 노인의 혜택 이용하기 6. 변방에서 꿈꾸기 7. 더하기’가 그것이다. 저자의 지침은 과거에 살았던 노인으로서 젊은이에 대한 충고가 아니고 오늘을 살고 있는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원천이다. 이 중 하나는 따라 실천해 지침으로 삶는 것도 좋겠다. 



그의 책 제목처럼 노인이 빠지기 쉬운

“나 때는”보다는 “오늘”에 방점이 찍혔다.

추천의 글 중에서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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