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문학 여행을 하고 왔습니다. 

문학 여행이라고 해도 짧은 일정이라 계획한 것 반 정도밖에 못 봤지만요... 


맨 먼저 다자이 오사무를 기념하는 곳이 곳곳에 있는 도쿄의 미타카. 


도쿄 미타카는 다자이가 결혼한 후 세상을 뜰 때까지 살았던 곳이라 다자이를 기념하는 장소가 곳곳에 있습니다. 다자이가 자주 산책하고 작품 속에도 등장하는 이노카시라 공원을 보고 맨 먼저 들른 미타카 시티 갤러리. 다자이의 작은 집이라는 제목의 전시실입니다.



미타카 집의 다자이가 쓰던 방을 그대로 재현해놓았는데 다자이가 글을 쓰고 손님을 맞이하는 용으로 쓰던 6조짜리 다다미방입니다. 벽에는 다자이가 입고 다니던 검정 망토가 걸려 있고요. 그 시절 일본 작가의 책상은 다 자그마한데 그래도 소세키의 책상보다는 좀 큰 느낌입니다.




책상 위에는 다자이 자필 원고가 전시되어 있고, 책상 안에 든 원고지와 연필로 직접 글을 써볼 수도 있어요. 저도 다자이 방석 위에 앉아서 시와서 책 <다자이 오사무 내 마음의 문장들> 속의 기억나는 짧은 문장을 몇 개 썼습니다.🤭 조용한 다다미방에서 쓰고 있으니 연필 소리가 사각사각...




책상에는 다자이가 세상을 뜨기 전에 마지막에 놓여 있던 책 6권이 그대로 꽂혀 있습니다. 겐지모노가타리의 한 이야기도 있지만, 의외로 대부분 시집과 외국문학 번역서이네요. 우에다 빈의 시와 클레브 공작부인, 이토 사치오 가집...
마침 사람이 없어서 다다미방에 좀 앉아 있었는데, 좀 있다 사람들이 우르르...




벽에 걸린 사진 중 하나는 제가 좋아하는 건데 미타카 집에서 다자이가 아이들이랑 놀고 있는 장면이에요. 다자이가 안고 있는 아기가 작가 쓰시마 유코입니다.




다다미방 외에는 촬영 금지였는데 마침 이번 전시가 너무 반가운 자료였습니다. 
시와서의 신간 <봄은 마차를 타고>에서 맨 첫 글로 실리는 작가 고야마 기요시에 관한 전시였어요. 작가 고야마 기요시를 주체로 하여 다자이와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작가는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지만 제가 좀 깊이 있게 소개하려고 마음먹고 있는 작가입니다. “소박한 서민의 삶 속에서 인간 영혼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려 했다”라는 평을 받는 고야마는 다자이가 가장 아낀 제자로 둘 사이의 애틋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사제지간이지만 나이 차는 두 살밖에 안 납니다.)
흥미로운 글들이 많았는데 사진을 못 찍어서 너무 아쉬웠어요... 아래 사진은 카탈로그 사진.



고야마는 스물아홉 때 이제 막 결혼한 서른하나의 다자이를 처음 찾아간 후로 그를 스승으로 삼았습니다. 전시에서 인상적인 문구 중 하나는 다자이가 보낸 편지의 한 구절입니다. “당신은 다자이 오사무라는 확실한 독자를 얻게 되었습니다”라는 문장인데 존경하는 작가에게서 이런 말을 들으면 얼마나 기쁠까요.

<봄은 마차를 타고>에 실리는 고야마의 작품은 <이른 봄>이라는 단편인데 나중에 작품과 작가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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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마차를 타고>에 실리는 작품 2 -


나쓰메 소세키의 신비로운 단편집 <열흘 밤의 꿈>입니다. 이 제목은 원래 <夢十夜>로 <몽십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우리말로 풀어서 옮겼습니다.
1908년에 연재된 소설인데, 열 가지 신비로운 꿈의 세계를 그린 작품입니다. 평생을 시대라는 세계와 맞섰던 소세키가 '꿈'이라는 형식을 빌려 자신의 내면 깊이 가라앉은 불안과 죄악감 등의 심리를 그린 작품으로, 그중에서 첫 번째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1915년에 처음으로 단행본으로 나온 초판이에요. 소세키의 글씨만으로 꾸며진 장정이 심플하죠.




이건 이와나미에서 출간된 유명 만화가 곤도 요코의 그림과 함께한 것인데 표지 그림이 첫 번째 이야기의 한 장면을 그린 것입니다. 정말 작품의 분위기랑 딱 어울리게 잘 그린 것 같아요.

이번에 독자님들께 드릴 엽서에도 이 단편의 문장과 그림으로 했습니다. 백합과 작품 속의 문장입니다.




소세키에게 이 백합 같은 여인이 누구였을지... 소세키의 문장은 번역하면 그 설렘이 그대로 전해져 가슴이 콩닥콩닥합니다...😌


이 단편은 열 개 중 네 이야기의 첫 문장이 “이런 꿈을 꾸었다”로 시작되는데요, 일본 문학에서 유명한 도입부 중 하나인 문장입니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중 <꿈>이라는 영화가 있는데요, 이것도 구로사와가 자신의 꿈 여덟 가지를 바탕으로 각본으로 쓴 작품입니다. 이 영화에도 각 꿈의 맨 앞에 “이런 꿈을 꾸었다”라는 자막이 나오는데 소세키의 문장을 오마주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백합이 피는 계절, 아름다운 소세키의 문장과 함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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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마차를 타고>에 실리는 작품들은 작가끼리 살짝 연결고리가 있는 작품들이 있어 재밌습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사토 하루오, 사토 하루오와 호리 다쓰오...

이번 책에 아쿠타가와의 <시로>라는 작품이 있어요. 서늘하고 예리하게 인간 심리를 깊이 들여다보는 글을 많이 썼지만 이렇게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동화 같은 이야기도 많이 남겼습니다. <봄은 깊어>에 실린 <귤>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는데 어쨌든 그런 글도 쓰는 작가니까요. <거미줄>이나 <두자춘>처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동화 같은 이야기입니다.

<시로>는 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야기인데 ‘시로’는 일본어로 흰색이라는 뜻입니다. 하얀 개여서 이름이 시로인데 그대로 번역하지 않고 썼어요.
이 작품은 1923년에 처음 발표되었는데 나중에 아쿠타가와의 동화 6편이 하나의 단행본으로 묶여 <세 가지 보물>이라는 제목으로 1928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첫 번째 사진이에요. 1928년 책인데 정말 예쁘죠. 표지 그림도 예쁘고.




하지만 아쿠타가와는 1927년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기에 이 책을 보지 못했습니다. 약 1년 후에 나왔거든요.

이 책에는 아쿠타가와와 깊은 우정을 나눈 화가 오아나 류이치의 삽화가 실렸습니다. 아쿠타가와의 유서에는 아이들에게 “오아나 씨를 아버지라고 여겨라”라는 말을 남기기도 할 만큼 오아나는 단순한 친구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아래 두 그림이 <시로>를 위해 그린 오아나의 그림입니다. 첫 번째 그림이 맘에 들어서 이번 책에 실을 생각입니다.





아쿠타가와의 <시로>와 인연이 있는 또 다른 작가가 사토 하루오인데, 그의 단편이 두 편 실립니다. 작품과 함께 또 얘기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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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서의 봄 단편선 <봄은 마차를 타고>에 실리는 작품을 소개할게요.

열한 명의 작가가 쓴 열세 편의 단편이 실립니다.
줄줄줄 소개하는 게 재미없는 것 같아서 챕터를 나눠 글을 엮어봤습니다.

글 분위기에 따라 3개의 장으로 나눴어요.


1장 – 매화 한 송이만큼의 따스함이여
2장 – 이런 꿈을 꾸었다
3장 – 봄을 뿌리고 또 뿌리며


1장은 얼어붙은 겨울이 떠나고 온 세상이 파릇파릇 싹을 틔우는 봄처럼 따뜻한 이야기들이에요. 계절의 단편을 모으면서 사랑 이야기도 계절마다 조금 다르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봄의 사랑 이야기는 아무래도 설렘과 애틋함이 느껴집니다. 부부 사이에서도 그런 느낌이 들어요. 가을 겨울의 사랑 이야기는 또 많이 다르더라고요.

2장은 봄이 깊어가고 아지랑이 너머로 마치 꿈 같은 세상이 펼쳐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글입니다. 환상적인 이야기, 동화 같은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3장은 떠나가는 봄처럼 애절한 이야기들이 실립니다. 표제작 <봄은 마차를 타고>는 3장 맨 마지막 작품이에요. 병든 아내를 돌보는 남편의 이야기입니다. 작가 요코미쓰 리이치가 죽은 아내를 그리며 쓴 유명한 글이에요.



열한 명의 작가들입니다. 일본문학을 자주 읽는 분들이라도 생소한 작가가 있을 거예요. 

앞으로 작가 이야기와 함께 작품의 배경 이야기도 들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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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서의 테마 단편선 시리즈

첫 번째 테마 – 봄

찬란하지만 짧은, 짧아서 더 애틋한 봄을 닮은 열세 가지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반짝이면서도 순식간에 흩어져 사라지는 벚꽃처럼 이 봄이라는 계절은 우리의 삶을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열한 명의 작가들이 펼치는 따뜻하고, 가슴 찡하고, 미소 짓게도 하는 봄의 이야기들을 만나보세요.

<봄은 마차를 타고>에 실릴 작품들의 번역이 마무리됐습니다. 번역이 마무리돼도 교정하고 다듬고... 이 과정이 거의 끝도 없이 반복되는 것 같은 날들이 이어집니다. 게다가 새 작품 번역도 해야 하고...

표제작은 요코미쓰 리이치의 단편인데 너무 아름다운 작품이에요.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평생 존경하고 좋아한 작가로, 동료이면서 존경한다고 늘 말하던 작가입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을 조금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물론 익숙한 작가들도 있지만요.


책에 실리는 열한 명의 작가들의 얼굴이에요. 일본의 근대 작가들이니 거의 모르는 얼굴들이겠지만 작품을 읽을 때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질 때가 있잖아요.

참고로 맨 밑의 남자가 표제작 <봄은 마차를 타고>의 작가 요코미쓰 리이치입니다.


그리고 이번 북펀드로 후원해주시는 독자님들께는 소소한 엽서를 준비했습니다.

봄꽃 그림과 책 속의 문장을 함께한 엽서를 제가 만든 거예요. 제가 좋아하는 꽃 그림들과 문장인데 맘에 드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하나하나 작가와 작품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많이많이 응원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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