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국제 도서전 에피소드 ---
시와서는 올해 처음 서울 국제 도서전에 참가했습니다. 매년 참가하는 출판사들을 보면서 부러워만 하다가 큰맘 먹고 나갔는데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정말 보람 있고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분이 많은데 그중 한 분이 옆 부스 출판사 사장님의 아드님이었어요. 대학생에 문학 전공은 아니지만 러시아 문학을 좋아하는데 일본 문학을 읽어보고 싶으시다며 매일 저희 부스를 찾아와 책을 훑어보더니 한 권 씩 사가셨습니다.
갑자기 나쓰메 소세키의 문학을 설명해달라고 물어서 저를 당황하게 하기도 했는데 저희 소세키 책도 사가셨어요.^^
얘기 중에 다음 작품이 뭔지 묻기에 미시마 유키오 한다고 하니 정말 좋아하면서 나오면 꼭 읽어보겠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좀 더 얌전하게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길래 "그러게 말예요. 근데 전 그냥 미시마의 문학을 읽어요" 했습니다.
"저도 그래요!" 하고 활짝 웃으며 책 기다린다고 떠나갔습니다.
말은 그랬지만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울까요. 작품 하나하나에 노골적으로, 또는 어렴풋이 느껴지는 죽음의 그림자를 내내 느끼며 작업을 했습니다.
미시마의 작품이 관념적이고 어렵다며 꺼려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그의 문학이 외면 받는 가장 큰이유는 다른 데 있을 거예요, 올해 작가 출생 후 100년이 지나 여러 작품이 나오는 걸 보면 시간의 힘이란 게 참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시마의 행위는 이제 먼 역사 속 사건이 돼버린 것 같은 느낌이지만 그의 문학은 오히려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아 묘합니다.
미시마 에세이 선집에서는 그의 삶과 문학이 담긴 흥미로운 글들이 많이 소개되니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