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하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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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유고 시집.

일주일동안 필사함.

마음 다스리기? 명상? 같은 걸로. 

이 생각 저 생각하면서 한편씩.

읽는거보다 쓰면서 생각하기 좋았다. 

시인의 메모 부분 읽으면서 예전 시들까지 쭈욱 다시 볼 수 있었다.


어쨌든 나는 돌아가야만 한다

내 시의 유일한 자양분은 그리움

그리워하려면 멀리 있어야 하므로


말이 이쁜 시도 좋지만 생각이 이쁜 이런 시들 좋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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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5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그저 글을 써서 돈을 벌 수만 있으면 되는 삶. 

 그것이 스무 살의 내가 간절히 꿈꾸던 삶이었다.

p155

... 아무리 힘겨운 상황에서도 겨자씨만 한 행복이라도 찾아내는 것이 김종미와 M의 특기였다. 김종미와 M의 무한 긍정은 다소 대책 없는 측면이 있는 반면에 조하나와 나는 지독한 현실파에 가까웠다. 우리 넷의 관계가 10년 동안 별 탈 없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이런 밸런스 때문이 아닐까.

p221

 어쩌면 사는 건 몰랐던 통증을 늘려가기도 하며, 그 통증에 익숙해지기도 하는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울적하기도, 담담하기도 한 생각이었다.

p239

 감정의 경제성.

 그것은 내가 이금희 선생님을 보면서 가장 자주 떠올렸던 키워드이기도 하다. 선생님은 모든 종류의 자극에 쉬이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다. 선생님의 삶은 지나온 과거나 먼 미래에 있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지나간 일에 머무르지 않는다. 감정의 괴물인 나라면 족히 몇 달을 잡고 늘어질 만한 사건이 닥쳐도 이금희 선생님은 금세 훌훌 털어버리고 앞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이다. 지금 좋으면 미련 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고 그러다 인연이 다 되면 또 후회 없이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가는 삶. 미움과 슬픔뿐만 아니라 후회, 비뚤어진 애착과 같은 감정들도 선생님의 사전 속에는 들어갈 일이 없을 것만 같았다. 나는 이금희 선생님을 볼 때마다 세상만사에 통달해 언제나 웃고 있는 도인과 같은 모습이 겹치고는 했다.

p242

...그저 자연스럽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는 말에, 그리고 "진실한 반응을 보이는 데 작가님만큼 적합한 사람은 없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발자취를 좇고, 마음속에 들어가보는 것은 그동안 내가 소설을 써온 과정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p288

 외적인 젊음과 내적인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듯, 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애써 노력하지 않고서는 영원할 줄 알았던 관계도 쉬이 퇴색되기 마련이다. 우리를 단단히 묶어주는 결속력의 중심에는 조하나의 마음 씀씀이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 강한 친구들을 하나로 묶으려는 부단한 노력이 있던 것 같다. 마치 아픈 고양이를 돌보는 것과 같은 그런 마음 말이다. 종미와 M 못지 않게 깨달음에 호들갑스러운 나는 새삼 모두에게, 심지어는 조하나에게도 조하나 같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는 나답지 않은 기특한 생각을 했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지만, 이런 찰나의 노력들이 모여 결국 우리 인생을 구성하게 되는 게 아닐까? 나는 지금 이 순간의 반짝임이 곧 인생이라고 믿기로 했다.

p293

 대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내 일상의 장소들과 내 삶에 연루된 수많은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다. 그들이 내게 주었던 어떤 따뜻함이나, 깨달음에 대해서도, 물음표와 느낌표, 말줄임표만이 가득한 내 삶에서 유일하게 쉼표를 가능하게 해주는 건 나의 친구들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쓸데없는 농담이나 하고 맛있는 음식이나 나눠 먹는 그런 존재들 말이다.

p297

...잘 다뤄진 불안은 내일을 대비하는 완벽한 방패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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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박상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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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게으름, 그리고 완벽주의가 만난 환장의 콜라보(김이나)를 가진 작가의 글 기대된다.

잘 다뤄진 불안은 내일을 대비하는 완벽한 방패(김이나)

오, 맛깔나게 잘 쓰는데...

주변 사람들도 다 재밌는듯.

본인이 재밌고, 자신을 잘 파악하고 주변인도 따뜻한 시선으로 보기.

조하나, 김종미가 아는 사람 같아진다. 이금희 아나운서, 김연수 작가, 송지현 작가도.

유쾌하고 가볍게 읽기 좋았다. 또 찾아 읽을 듯. 


프롤로그.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그저 작은 빈틈

1부. 단 1퍼센트의 빈틈을 찾아서

- 서툰 여행자를 위한 보험

- 난생 처음 공부하지 않은 날

- 대관령에선 비상등을 켜야 한다

- 눈물은 언제나 나의 몫

- 대탈출 프로젝트

- 스무 살의 낙원

- 빛이 고이는 곳

2부. 가파도 롱 베케이션

- 슬럼프의 가파도

- 가파도 아침 풍경

- 건축학의 역습

- 울려라, 긍정 메들리

- 날씨와 넷플릭스는 예측대로 되지 않는다.- 고양이가 떠난 자리

- 보름달 미스테리

- 갯강구의 이름은 엘리자베스

-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눈물과 가파도 파스타

- 선녀탕에는 선녀가 없다

3부. 억지로 쉽표 찍기

- 감정의 경계성

- 조인 마이 테이블

- 이 글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리라

- 서른 다섯의 사춘기

- 순간의 반짝임

에필로그. 쉼표 뒤에 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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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친 곳에서 만난 소설
임발 지음 / 빈종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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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 착각, 상심, 오만, 기대, 망각' 이 초판 당시 키워드였다는데, 자전적 소설, 1인 출판사에서 나온 책.

사회생활, 직장생활을 막 생각하게 된다.

음, 똥꼬 발랄하지만 뭔가 우울한. 현실감 뿜뿜하다.

아마 너무 있을법한 이야기들이라 그런듯하다.


<이 달의 인물>

박기자. 오대표. 임윤경. 책

<폭력적인 호의>

조직생활. 잘 참는 나. 

남차장- 직장에 꼭 이런 사람있지.

김대리의 폭력적인 호의. 나를 좋다고 퍼붓는 공세에 넘어 가지 않기. 중요하다.

진짜 짜증 날듯.

<진로발달이론의 재해석>

직업심리상담. 취업지원센터에서 일하는 사람.

음...사회생활. 진로, 직업

<물류센터에 있던 그 생수는 어디로>

물류센터 일. 어쩔 수 없다 영화 생각났다. 우겸한테 별 일 없었으면.

<불필요한 만남>

방송 PD의 꿈.

말도 안되는 열정페이.드림발전소. 그럴듯한 껍데기

<녹취의 전말>

헐...발전 있음

<인물들의 수다>

형식이 참...신기.


은근히 빠져드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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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  

과학 연구에서 상정(想定.posit)은 어떤 아이디어나 의견을 일단 가설로 내세운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p22

...인간 세계 현상이 다 그렇듯, 내 사람(유전자)과 내 개인사(환경)가 독특하게 결합된 데 그 해답이 있다. 개인적인 면에서 볼 때 나는 자유로이 생각하는 사람이다. 남들 하는 대로 몰려 다니는 게 좋다는 식의 집단적 사고방식에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 본인은.....

p39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지식이다."  

p57

 ...트럼프를 비방하려면 보다 냉정하고 무심한 태도로 그의 정책적 입장을 평가함으로써 보다 더 중심 경로에 호소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효과의 위게 모형은 마케팅과 광고학에서 소비자들이 광골보거나 들은 후 겪는 단계를 인지(생각), 감정(느낌), 능동(행동) 단계로 나눠 설명하는 데 사용돼왓다. 관여도가 높아야 하는 상품(어떤 뮤추얼 펀드를 선택할 것인가 등)은 관여도가 높은 상품의 경우 그 작동은 생각- 느낌- 행동 순서로 이뤄진다. 정보가 있는 의견을 먼저 접하고 상품을 좋아하게 돼 구매가 일어난다. 반면, 충동구매 상품의 경우에는 그 순서가 느낌- 행동- 생각이 된다. 먼저 긍정적인 느낌이 오고 충동구매로 이뤄지며, 구매 후에 의견이 형성된다.

 의사결정 과정에 인지와 감정 모두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그 순서와 무관하게 적용된다. 다시 말해 생각과 느낌은 모두 의사결정에 있어 근본적인 요소들이다. 문제는 우리가 잘못된 순서에 따라 의사결정을 할 때 일어난다...

p59

...문제는 지성이 담당해야 할 영역을 감정이 차지했을 때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우리 대학들에 만연한 역병이다. 한 때 지적 발달의 중심지였던 대학들이 이제는 감정적으로 연약한 이들의 도피처가 됐다. 대학을 움직이는 좌우명은 더 이상 '진리의 추구'가 아니라 '상처받은 감정 얼러주기'가 됐다.

p63

...제아무리 진심 어린 격노를 보인다고 해도 그 사람의 입장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거의 알 수 없다는 걸 기억하라.

p101

 과학은 그 정의에 의하면 비정치적 절차이며 또 그래야만 한다. 과학적 진실과 자연법칙은 연구자의 정체성과 무관하게 존재한다. 소수의 분포는 수학자가 백인 이성애자 남성이든, 트랜스 젠더이든, 무슬림이든, 체구가 다르든(비만인) 그로 인해 변하지 않는다. 원소의 주기율표 역시 화학자가 라틴계 퀴어이냐 시스젠더주의자이냐, 하시디즘이냐 혹은 유대인이냐에 따라 바뀌지 않는다. 야, 논바이너리 양성애자 화학자시라고요? 그렇다면 탄소, 팔라듐, 우라늄의 원자번호가 완전히 바뀌겠습니다. 이렇게까지 비꼬지 않더라도, 과학이 해방적인 것은 과학이 당신의 정체성과 상관없기 때문이다.

 과학은 증거에 입각한 비편파적 규칙을 이용해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추구한느 인식론적 수단이다. 이것 말고 달리 중요한 것은 없으며, 지식을 얻을 다른 방법도 없다....

p114

self-selection bias. 사람들이 각자 주관적인 의사에 따라 선별한 어떤 집단에 자신들이 속한다고 보는 경우 발생하는 편향. 주관적 입장이나 편견으로 표본을 선정하는 비확률적 표집을 유발한다.

p115

...개인의 정치 정체성과 무관하게, 자기 신념의 잘못된 점을 지적당하는 수모를 피하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다. 이러한 인간 영혼 자체의 취약점은 리버럴과 보수주의자를 가리지 않는다.자기가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입장을 반대하는 관점에 드러낼 만큼 지적으로 용감한 사람은 드물다. 인간의 에고는 연약하고 부서지기 쉽다.

p117

impression management. 심리학에서 사람, 물체, 사건 등에 대한 다른 이들의 지각에 영향을 주려고 시도하는 의식적, 무의식적인 목표 지향성 과정을 말한다.

p129

테러리즘은 어원상 프랑스 혁명 당시 자코뱅 당의 '공포정치'에서 나온 말이다.

p169

...'유행 변화에 의한 개념 변화'현상에도 관여한다. 만일 누군가 당신에게 어떤 것이 파란색인지 물었다고 해보자. 이 경우 당신이 파란색을 이전에 많이 보았다고 해서 그 대답이 달라질 수 없을 것 같지만, 사실 달라진다. 파란색이 적을 경우, 사람들은 보라색을 파란색으로 생각한다. 연구자들은 위협적인 얼굴 사진들로 같은 실험을 해보았다. 참여자들이 위협적인 얼굴을 덜 볼 때, 이들은 중립적인 얼굴을 위협적으로 생각한다. 간단히 말해 이것이 일종의 항상성이다. 즉 사람은 지각 왜곡을 해서라도 고정된 수준의 빈도로 자극을 유지하도록 돼 있다. 이것이 바로 노골적인 증오나 괴롭힘이 아닌 경우에도 과장된 피해의식 서사의 수가 치솟는 까닭이다. 우리는 증로로 가득한 사회, 무시 받는 집단이 두려움 속에 살아가야 하는 그런 사회를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p224

"이성에는 두 가지 주요 기능이 있다는 게 우리의 주장이다. 

하나는 우리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이성이며 

또 하나는 다른 이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이성이다."

- 위고 메르시에와 댄 스퍼버

p235

종 A와 종 B사이의 상동 특성은 그 두 종이 같은 진화적 조상에서 나왔다는 증거이며, 상사 특성은 각자 다른 수단을 통해 같은 적응 단계에 도달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가령 조류와 박쥐 모두 날 수 있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버빗원숭이, 붉은털 원숭이, 침팬지들은 장난감에 대해 인간의 성별과 같은 기호도를 보인다는 사실은, 진화적/생물학적 특징이 분명히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회구성주의자들은 이에 대해 사악한 성차별주의적 가부장제가 몇몇 유인원 종에까지 그 범죄적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반박할 수도 있겠다. 타조기생충 증후군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내재하는 망상적이고 독단적인 광기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중복 증거의 법칙적 관계망을 물샐 틈 없이 구축할 때는 공격하는 측에서 내놓을 수 잇는 모든 반론을 예상하고 대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p289

longitudinal analysis. 같은 변수의 변화를 단기 및 장기간에 걸쳐 추적해 연구하는 방법

p290

...경쟁이라는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의 연약한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인 사회를 구축하려 들면 결국 만들어지는 건 나약함과 권리 주장과 무관심으로 가득한 사회다. 삶이란 필연적으로 경쟁적이다. 사회에는 필연적으로 계급이 있다. 그 누구의 기분도 상하지 않는 유토피아적 관점의 사회를 추구하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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