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 - 2024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 수상작
리사 리드센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파머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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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진 보가 늙어져서 죽을 때까지의 이야기.  

읽으면서 슬펐다.

나의 늙음과 주변인의 늙음을 생각했다.

피할 수 없는 죽음과 헤어짐.

보가 노년의 시간을 보내는 사실적인 모습과 과거를 회상하는 담담한 시선. 회한. 아들 한스와의 관계. 손녀와의 관계.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보낸 아내. 오래된 친구.

사는게 별게 있을까.

자기주도권이 점점 줄어드는 늙음이...받아들여야 하지만 그게 지금 내나이에 보는 것과 같지 않겠지.

어떤 마지막이 될까.

나는, 또 나의 주변인은.

남아있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가벼웠으면 좋겠다.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떠나는 나보다 남겨질 사람들이 걱정이다.

살면서 원하는 걸 모두 가질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 나이.

스스로를 돌볼 수 없을만큼 나이가 드는 일을 피할 수 없지만. 슬기롭게 맞을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을까.


요양보호사들이 방문하는 스웨덴 시스템이 놀랍기는 하다.

보의 요양보호사들이 쓰는 일기도 신기하고.


읽는내내 나이듦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이 가라앉았다.

좋은 노인이란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노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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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읽는 재클린의 가르침 - 다시 태어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지적인 대화
임하연 지음 / 블레어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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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재클린이 그냥 케네디 부인이기만 한 건 아니였구나. 

그런 재클릴ㄴ 케네디 요나시스의 사상을 '학생과 상속자의 대화' 형식으로 엮은 책.

반백살 나는 어떤 입장일까.

나의 이십대도 불확실했지만 서른부터는 그냥 정신없이 살았던 듯. 서로를 이해하고 연대하며 배려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재클린의 가르침이라...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상속자.

싫은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게 불가능해 보이는 학생의 대화.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세상. 수저론, 세습자본주의.

남들이 만든 현실에 갇혀 변화의 가능성과 잠재력 잃지 마라.  

젊은이들(?) 이 읽기 좋은 - 읽으면 좋은 자기계발서겠구나.

반백살 내게도 도움이 되길.

미국 역사학 공부한 한국인 저자가 재클린 사회학이라고 명명한 것.

결국 독서.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사람,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상속자 정신, 유대, 연대.      

빈센조 보다가. 없는 사람들이 염치없고, 나빠질 수 밖에 없는 환경, 약자가 비굴해지는게 쉬운 사회. 같은 생각을 했다.

여기서 학생이 계속 되풀이 얘기하는...흙수저얘기를 듣다보니...

인간의 존엄, 품위, 위엄 같은게 생존? 앞에서 얼마든지 훼손될 수 있구나.

홍유찬 변호사 사망 후 빈센조에게 보여준 건물 사람들의 염치없음.

- 첫번째 만남. 서른, 수저계급론을 부정하라

스스로 확신을 갖고 남의 눈치 보지 말 것.

미국역사학에서 출발해서 재클린 사회학.

재클린 사상의 계승자라는 측면에서 상속자.

인간 연대와 구원의 도달점인 재클린 사회학?

상대적 박탈감은 '감정'이지 실제로 빼앗긴 것이 아니다.

'상속자 정신' 부모로부터만 오는 상속 의미하진 않음.

진정한 자기 자신을 아는 것.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거절해라. 거절해도 괜찮다.

인생의 자율권 승계.

남의 지배나 구속 받지 않고 '내 인생을 다시 쓰는 권한'

자기가 스스로 정한 것에 따라 행동하기.   

대화를 통해 답을 찾는 과정.

- 두 번째 만남 - 모든 고민은 타고난 운명에서 비롯된다.

특권의식과 상속자 정신, 겸손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향상심. 보다 나은 상태를 추구하려는 욕망.

자신의 특권을 넘어서서 약자를 돌보고 차별없는 세상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는 꿈.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알고 자제력 키우기.

낭만적인 해석을 통해 영웅이 되기도. 비판적 해석을 통해 삶을 포기하기도 한다.

모르는 척하기.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것들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기.

자신이 원하는 것들에 집중하기.

불쾌한 일 차단하기.

미국 상류계층? 평등을 가장한 철저한 계급사회.

구분하는 사람이 잘못이다.

타인의 시선을 가치관으로 삼지 말 것.

불평등을 뛰어넘는 힘.'축적된 노력'이라는데...솔직히 지금 당장이 너무 힘들면...

기존의 고정관념과 낡은 사고방식. 패배주의 버리고 다시 태어나기.

- 세번째 만남, 집안배경을 버려라.

이미 정해진 삶은 없다. 스스로의 제한된 믿음일 뿐이다.

상속자본? 물려받는 것을 찾는 능력. 역사를 알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덜할까?

독서를 통해 '운명의 선택지' 창조할 수 있다.

받는 것에 기대는 순간, 운명이란 전차의 고삐를 타인에게 넘기는 것이다.

상속자본을 구하는 것은 내가 물려받고자 하는 것을 내가 정하는 능동적인 행위이다.

- 네번째 만남. 상속자본은 어디에서 구하는가.

나를 파괴하기보다 배경을 파괴?

스스로만 구하려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구하지 못한다.

돈을 필요로 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 돈에 대한 집착은 타인에 대한 사랑을 없앤다?

품격은 사람이 사람다운 것.

돈에는 품격이 없다.

사람에 대한 예의, 배려, 존중이 품격 구성한다.(근데 형편이 어려우면? 물론 돈과 상관없이 갖출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 얘기하는 상속 자본은 스스로 얻는 것이다. 물려받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가치를 생각하라. 나 개인의 이익을 넘어서라.

나이에 상관없이 인간은 새로 태어날 수 있지만

마음에 아무리 든든한 집이 있어도 현실에 집이 없다면 현실은 곤궁할꺼고 끊임없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을거야. 내집만 지키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과정이 공정하면 결과가 정의롭다는 것에 대한 착각.

완벽하게 공정한 경쟁은 없다.

내 능력에 대한 과신, 무능력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

뚜벅뚜벅, 연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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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  

...서로가 서로를 얕잡아봤어. 너나 나나 똑같은 보도 위에 가래침 뱉고, 빠르게 유행하는 설사병을 앓는 처지라는 건 생각지도 않는 듯했지. 제 몸에서도 악취가 풍기는데, 다른 사람한테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불평해대는 거야! 나는 어땠냐고? 나는 미국 공군이 싫었다. 그 사람들이 날 보고 '하바하바' 할 때마다 얼굴이 어찌나 시뻘개지던지. ....

; 보통 인간들이 다들......

p19

...나를 움직이게 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p22

...우리 모두 두려웠어. 각자 저마다의 불행을 안고 있었지. 하지만 절망한다는 건 우리가 이미 잃어버리고 만 것을 되찾기 바란다는 뜻이잖ㄴ아. 그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을 연장할 뿐이지. 이제는 불타ㅏ버린 집의 옷장 안에 내가 가장 좋아하던 따듯한 코트가 들어 있었다 해도 그걸 얼마나 아쉬워할 수 있겠니? 바로 그 불로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 말이야. 전화줄에 목을 맨 사람의 축 늘어진 팔다리와, 십다 만 사람 손을 턱에 물고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굶주린 개들의 모습을 얼마나 오래 마음에 담아둘 수 있겠니? 우리는 서로에게 질문했단다. 뭐가 더 나쁜 일일까? 올바르게 슬픈 얼굴을 하고 앉아 죽음을 기다리는 것과 나를 위해 행복을 선택하는 것 중에서.

 그래서 우리는 매주 연회를 열고 매주 새해를 맞은 사람들처럼 지내기로 했어. 그로써 우리에게 일어난 불행들을 잊을 수 있었다. 우리 모임에서 나쁜 생각은 허용되지 않았단다. 우리는 배터지게 먹고, 웃고, 마작을 했어.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했지. 최고로 좋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어. 그러다 보니 매주 행운이라는 걸 바랄 수 있게 되더구나. 그 희망만이 우리의 유일한 기쁨이었어. 그것이 우리가 우리의 작은 연회를 조이 럭이라 부르게 된 이유야.

p26

...차이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무관심한 걸 뜻하는 중국말이 뭐더라?...

p33

 부모가 자식을 질책하면 안 된다고 보는 견해도 있어요. 대신 격려해주어야 한대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따라가기 마련이잖아요. 만약 누군가를 질책한다면 그건 '나는 네가 망하기만 고대하고 있어'라는 뜻밖에 안 돼요.

p59

 이 년이 지나자, 흉터는 희미해지고 반들반들해졌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도 말끔히 사라졌다. 그것이 상처가 하는 일이다. 상처가 저절로 아무는 것은 너무나도 아픈 자리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마침내 상처가 다 아물고 나면, 그 아래 무엇이 있는지, 또 무엇 때문에 그토록 고통스러웟는지 전혀 알 수 없게 된다.

p76

 스스로에게 물었어. 한 사람의 진실이란 무엇일까? 저 펀허강이 자기 색깔을 바꾸는 것처럼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말이야. 커튼이 심하게 펄럭이고 빗줄기가 거세졌어.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녔지. 나는 미소 지었다. 그 순간 처음으로 쌔달은 거야. 바람의 힘을 말이야.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물을 몰고 와 강을 흐르게 하고 지형가지도 바꿔놓지. 사람을 소리 지르게 하고 춤추게 해...

 나는 눈물을 닦고 거울을 들여다봣어. 그리고 깜짝 놀랐지. 내가 입고 있던 혼례복이 아름다워서는 아니었어. 그보다 더 귀중한 것을 보았거든. 나는 강하고, 순결했어. 내 안에는 아무도 모르는 진실한 생각이 들어 있고, 누구도 그걸 빼앗아가지 못해. 나는 바람이었어.

p115

 그러나 이제 나는 늙었고, 해마다 조금씩 내 생의 끝을 향해감에 따라 어쩐지 시작과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다. 나는 그날 일어난 모든 일을 기억한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상황이 내가 사는 동안 여러 차례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무구함, 똑같은 믿음, 똑같은 조바심, 똑같은 호기심, 똑같은 두려움, 그리고 똑같은 외로움, 그렇게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

 나는 이 모든 일을 기억한다. 그리고 오늘, 이 여덟째 달 십오 일의 밤에 나는 오래전 달의 여인에게 내가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도 기억한다. 나는 발견되기를 바랐다.

p121

...현명한 사람은 바람을 거슬러 가지 않아. 중국에 이런 말이 있어. 남쪽에서 바람을 불어라. 그리하면 북쪽이 따르리니. 가장 강한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야.

p130

...그러니 일단 하라는 대로 하는 거야. 그 사람들은 항상 그렇게 말해. 이유는 모릅니다. 당신 스스로 찾아보세요. 웃기는 소리지. 자기들은 항상 다 알고 있으면서 말이야. 그러니까 일단 받아들이고 스스로 이유를 알아내는 편이 나아....

p170

 사람이 무언가에 세차게 얻어맞으면, 균형을 ㅇ맇고 쓰러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스스로를 추슬러 다시 일어선 뒤에는 아무도 나를 구해줄 수 없음을 개닫게 된다. 남편도, 엄마도, 심지어 신조차도, 그러니 자꾸만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자신을 어찌 하겠는가? 

p189

...운명이란 절반은 기대감으로, 절반은 부주의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사랑하는 것을 잃어버리고 난 뒤에는 믿음이 사람을 장악한다. 우리는 잃어버린 것을 항상 생각하면서 처음처럼 기대를 품어야 한다. 

p208

 나는 엄마랑은 달라서 원하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나는 오직 내가 될 수 있을 뿐이었다.

p210

...매사에 안 좋은 징조만을 찾는 엄마에게 짜증이 났다. 딸은 평생 그런 식으로 주의를 받으며 살았던 것이다.

p217

...순망치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지. 내 생각에 그 말은 어떠한 현상은 반드시 다른 현상의 결과라는 뜻 같다.

p289

...생각하고 결정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각각의 선택지는 곧 다른 방향으로의 국면 전환을 의미했다.

p321

 ...순수함을 잃더라도 희망만은 잃지 않는 방법을. 영원히 웃을 수 있는 방법을요.

p322

 딸은 내게 소리 질렀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해볼 수 있는 게 없다고요!" 그 애는 모른다. 말하지 않는 것조차 제 선택이라는 걸.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다면, 자기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이 사실을 아는 이유는 내가 중국인으로 자랏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바라지 마. 다른 사람들의 불행을 받아 삼키고, 네 괴로움은 혼자 알아서 삭이는 거야. 

 내 딸에게는 그와 정반대로 가르쳤건만, 지금 그 애는 나와 같은 길을 가려 하고 있다! 어쩌면 이건 그 애가 내 뱃속에서 나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자로 태어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우리 어머니의 배에서 여자로 나왔따. 우리는 마치 계단과 같다. 한 칸 위에 다음 칸이 이어진다.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더라도, 결국 한 길을 가는 것이다.

 나는 마치 삶이 꿈인 것처럼 잠잠히 지켜보며 귀 기울이는 것이 어떤 일인지 안다.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을 때는 눈을 감아버리면 된다. 하지만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 육십 년도 더 된 일이지만, 나는 여전히 그 날을 듣는다.

p406

 그건 한쪽을 좇으면서도 눈으로는 다른 쪽을 보고 있는 거죠. 한쪽을 위하면서 다른 쪽도 놓치지 않는 거예요. 뜻하는 바를 말하면서도 속에는 또 다른 의도들을 품고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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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럭 클럽
에이미 탄 지음, 이문영 옮김 / 들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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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이십대 때 봤었는데...정말 주억거리며 봤었는데...소설도 위험했다.

나는 엄마도 딸도 있다.

우리 엄마 같은 엄마가 되지 않는게 목푠데...

웨슬리 종의 이야기 읽으면서 저 밑에서부터 슬금슬금 끓어올랐다.

물론 다른 달들의 이야기들에서도 그랬지만...

자식들은 부모에게서 벗어나고 싶지...어쨌든...

독립하고 싶고...내가 그랬듯 온전한 자신으로 살고 싶지.  

이 책...어디 넣어두고 한번씩 다시 읽게 될 듯.

부모 자식이 애증의 관계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딸을 조종하려는 웨슬리종의 엄마 린다 종에게서 우리 엄마를 본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나는 내 딸이 나와 닮았지만 다르기를 나를 뛰어넘기를 자신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원할 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될 수 있기를...


아마 한번씩 다시 읽게 될 거 같다.어떤 부모 어떤 자식이 이 될지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할지.

어떤 사람이 되고 있는지 어떤 사람이 될지 헷갈릴 때마다 읽어보고 싶게 될 거같다.

동양인이라서 여자라서 엄마라서 딸이라서 아니면 시대적 배경이 그래서 인지 깨끗하게 정리할 순 없지만...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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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9    

...일주기 생체리듬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좀비세포를 건강한 세포로 되돌아가게 만들 수 있다고 몇몇 연구에서 밝혔다. 멜라토닌은 흔히 말하는 '수면 호르몬'은 아니지만 수면을 최적화하고 수면 각성 주기를 꾸준히 지키는 것은 좋은 습관이다.

p170

...철분 결핍 상태에서 성장하는 것은 발육과 인지 발달을 저해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그 결핍을 만기 위해 철분 보충제를 권장한다. 하지만 철분 보충제는 어린이에게 말라리아를 비롯해 다양한 박테리아 감염의 위험을 높이는 부정적 효과도 함게 유발하며, 일단 한번 감염된 상태에서는 질병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진화는 이런 정보들을 이미 우리 몸에 각인해 왔다. 철분에 대한 접근성은 감염과 싸울 때 최전선 가운데 하나다. 면역 체계가 감염을 포착하는 순간 우리 몸은 즉시 철분 저장고인 페리틴 단백질의 생산을 독려한다. 이렇게 하면 철분은 분자 저장고 속에 안전하게 격리되고 철분에 대한 박테리아의 접근은 차단된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감염은 또한 우리 몸이 음식으로부터 철분을 흡수하는 것을 차단하는 헵시딘이라는 단백질의 생성을 증가시킨다....

p183

 미생물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은 피부와 위장관 내부다. 피부와 위장관은 먹이를 구하기도 쉽고, 두 곳 모두 신체의 내부가 아니라 외부이기 때문에 면역 체계의 통제도 약하다(입에서 항문까지는 통로여서 이 통로의 표면은 엄밀히 말하면 우리 신체의 '외부'에 해당한다). 그러나 미생물이 거주하는 곳은 신체의 '외부'만은 아니다. 사실, 우리가 한때 무균 상태일 거라고 믿었던 장기 속에도 미생물은 넘쳐 난다.

p200

...두 경우 모든 질병은 감염의 부산물로서 발생했다. 바이러스가 직접적으로 질병을 유발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똑같이 병운체에 감염되었는데, 어떤 사람은 병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아무  일이 없는 것이다. 병원체만 그런 것이 아니다. 유전적 특질, 다양한 변종의 출현 여부, 감염의 강도, 그리고 감염의 임의성과 행운의 여부 따위도 어떤 이에게는 가혹하고 어떤 이에게는 관대하다.

 p205

...중요한 것은 미생물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노화 관련 질병의 발병에 끼어든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질병을 끝장내고 싶다면, 우선 호시탐탐 우리의 빈틈을 노리는 이 작은 생물들을 퇴치하는 싸움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p212

...우리 면역 체계는 박테리아의 세포벽을 이루는 지질다당류와 펩티도글리칸이라는 두 분자를 보면 광분한다. 이런 발광이 급성 감염증에 대한 반응이라면 바람직하지만, 활동성도 미미하고 양도 많지 않은 미생물의 체내 유입에 대한 결과일 뿐이라면 끊임없이 면역 활성화가 일어나서 결국 건강을 해치게 된다.

 일반적으로 노인에게서 이런 낮은 수준의 면역 체계 활성화가 많이 일어난다. 병원균의 증가가 하나의 이유일 수 있지만, 우리 몸의 모든 조직이 그런 것처럼 면역 체계도 나이가 들면서 단순히 퇴화한다.

 염증이란 면역 체계가 활성화될 때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런 낮은 수준의 면역 체계 활성화를 일컫어 '만성염증'이라고 한다. 염증은 열감, 발적, 통증, 부종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염증이 병원균에 대응하느라 생기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노인들에게는 특별한 탈이 없는데도 면역 체계가 난리를 치는 '무균성 염증'이라는 것이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염증성 노화'라고도 부른다. 이것이 해로운 이유는 면역 체계가 별다른 조심성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면역 체계는 생사를 다투는 감염병과 싸우기 위해 진화한 것이다. 그래서 전시의 병사들처럼 자신의 집에 대해 크게 걱정할 수는 없다. 면역 체계가 적을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면, 그 과정에서 신체 조직이 얼마간 손상을 입었다 하더라도 괜찮다. 물리치지 못했다면 죽었을 테니까.

p231

 물론 이 종교들이 노화 방지를 위해 금식을 권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 문헌들은 종종 금식을 몸에 좋은 것이라 설명하면서 그 근거로 몸의 정화(자가포식?), 시련을 통한 단련(호르메시스 효과?), 정신 통일 혹은 성찰 등을 내건다.

p236

...일반적으로 인간은 산소 없이 3분, 물 없이 3일, 음식 없이 3주를 버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음식이 없는 경우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차이가 있다. 당신의 몸에 연소시킬 지방이 충분하다면 훨씬 오래 살아남는 것도 가능하다.

p241

...탁월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이렇게 말했다. "첫 번째 원칙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 가장 속이기 쉬운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

p244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들어 봣을 것이다. 두 가지 사건이 인과관계를 맺지 않으면서도 상관관게를(심하게 밀접하게) 가질 수 있다. 남태평양의 원주민들은 하늘을 향해 손짓을 하는 것과 비행기의 도착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목격했다. 그러나 이런 손짓과 비행기가 나타나는 것은 별다른 인과관게가 없다. 마찬가지로 어떤 더운 날에 열사병으로 몇 명이 죽었는가와 아이스크림이 몇 개 팔렸는가 사이에 상당한 상관성이 나타나더라도, 그것이 곧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열사병에 걸려 사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열사병 사망자 수는 모두 무더운 날씨에 의해서 증가할 뿐 그 둘이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p247

 우리가 진정으로 어떤 음식이나 습관이 건강과 단지 상관관계만 있는 것만이 아니라 인과관게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싶다면 무작위 대조군 실험이라 불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무작위 대조군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우선 한 무리의 사람을 모집하고서 그들을 치료군과 대조군이라는, 기본 조건이 동일한 두 집단으로 나눈다. 치료군에는 신약, 새로운 운동법, 새로운 식이요법과 같은 개입 조치를 하고, 대조군에는 위약을 준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흐른 뒤 평균 수명이나 질병의 발병과 같은 특정한 결과에 있어서 두 집단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p290

 우리는 사람들과 함게 있을 때 행복하고 편안할 뿐 아니라 그 유대 관게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찾는다. 장수에 대한 수많은 현장 연구에 따르면 장수인들은 삶에 확고한 뜻을 두고 있고, 목적의식도 뚜렷할 뿐 아니라, 나이와 상관없이 세상 사람과 교류를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일 '또는 '은퇴 후 연금 생활'이라는 삶의 이분법을 거부하고, 평생 과업을 떠맡고 책임을 다한다. 그 과업이란 것이 '매주 일요일 손자 손녀를 위해 식사를 마련해 주기'이거나 그냥 '매일 계단 쓸기'와 같은 사소한 것일지라도 말이다. 이상한 일이 있었다. 2000년이 도래한 직후에 사망률이 증가한 것이다. 마치 사람들이 새천년을 맞이하겠다는 목표에 사로잡혀 그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삶을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p294

 마지막으로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리며 이 책을 그들에게 바친다. 내가 오래 살기를 원한다면 바로 당신들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p330

... 식이요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 원칙이란, 어떤 음식이 절대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같은 효과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설명은 건강 관련 방송에서 쏟아지는 온갖 전문가들의 발언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건강한 감식안을 키울 수 있는 판단력과 시야를 제공해 줄 것이다.

 p331

...다른 지식도 그렇겠지만 특히 건강과 영양에 대한 지식은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의 잘못이 계속 수정되고, 보완되어 나가기 마련이다. 의사든 교수든 누구든 지금 당장의 지식이 갖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전문가들의 말도 경청해야겠지만, 자신의 몸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태세를 갖추자는 취지로 소개한 것이다. 

 이 책은 독자가 건강과 영양에 대한 현재의 한계까지도 감안해 각자의 몸에 책임을 지는 방안을 마련하고, 앞으로도 그 방안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안목까지 제공해 줄 것이라 믿는다. 건강하게 장수하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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