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인 소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6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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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회 「나오키상」 수상!! 같은 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랭킹 1위!! 에 빛나는 작품 ㅡ. 

 가만히 다시 보니, 제102회 「나오키상」이라고 하면 1989년이란다. 지금보다 무려 20년 전에 나와서 상까지 받은 작품이라는 말이다. 놀랍지 않은가?! 솔직히, 책을 보는 동안에도 그 사실을 크게 인식할 수 없었다. 지금은 찾아보기도 힘든 '공중전화'가 자주 나온다는 사실 외에는 말이다. 

 『내가 죽인 소녀』의 스토리를 먼저 살펴보자면 ㅡ. 가족에게 생긴 문제로 인해 의뢰한다며 집으로 와달라는 "남자 목소리를 흉내 내는 듯 한 여자"의 전화를 받은 탐정 「사와자키」는 그 집에 들어서자마자 납치범으로 오해받고 경찰서로 연행된다. 어이없게 사건에 휘말린 「사와자키」. 이번에는 납치범에게 전해 줄 돈을 운반하는 역할을 맡게 되고, 또 한 번 어이없는 사고(?!)로 돈을 잃어버리게 된다. 돈을 전해주지 못해 납치되었던 소녀가 죽게 되었다는 생각으로 죄책감을 가지고, 납치된 소녀의 외삼촌의 의뢰로 다시 사건을 추적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저렇게 뒤엉킨 많은 사건들을 경찰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협력함으로써 실체에 점점 접근해 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반전 ㅡ. 혹시나~ 혹시나~ 했던 많은 생각들을 몇 번이고 고쳐먹게끔 만들고, 설마~ 했던 일은 역시나~ 가 되어버린다.
 

 

자신이 옳다고, "꼭 그래야한 해야 한다"고 느끼는 많은 것들이 있다. 하지만, 과연 "꼭!!" 이라는 말로써 모든 것이 용납되는 것일까? "가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도대체 뭘 위해서 그 가족이라는 것을 지키고자 하는지.. 그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을 한다면, 아마도 이런(소설 속에서와 같은) 안타까운 많은 일들은 벌어지지 않을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읽은 후에 느낀 많은 것들과 생각들의 전부를 여기에서 표현한다면, 그것은 이 책을 읽지 않은 이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반전과 관련된 이야기와 나의 생각들은 최대한 자제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 말은 할 수 있다. 수많은 의문점을 안고 달려 나가던 소설이 끝부분에 가서는 또 다른 의문점과 생각거리들을 던져준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전혀 지루하지 않게 진행되던 것이 뒤통수를 한 방 날려주시고, 단순히 "아~" 하는 감탄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것들을 곱씹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매력적인 소설이라는 사실이다.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를 접한 것도, 「하라 료」를 만난 것도 처음이었다. 그래서 여기 나오는 인물들이 시리즈 동안 계속해서 연결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니시고리」형사 같은 경우 그를 주인공으로 심층적으로 파고 들어가면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이 나올 듯 하고, 조폭 「하시즈메」 같은 경우는 너무 생뚱맞은 등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떤 장치의 효과를 노린 것인지 모르게지만.. 나에겐 그렇게 느껴졌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는 또 다른 단편이 들어있는데, 「하라 료」라는 인물이 직접 등장하기에, "뭐지?!" 하는 생각으로 봤는데.. 끝에 와서는 「하라 료」의 재치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ㅎㅎㅎ 

 500페이지에 가까운 두꺼운 책이지만, 재미있다는 생각에 너무 단숨에 읽어 내려갔던 것 같다. 이런저런 상황들로 추리해서 마지막에 접근해 간다면 훨씬 재미있는, 나도 참여(?!)하는 멋진 책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추리소설은 아무래도 스스로 추리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니까 말이다 ㅡ. 이 책을 아직 읽어보지 못한 당신이라면, 마지막 즈~음해서 사건이 해결되고, 주인공인 탐정 「사와자키」와 소녀의 아버지가 만나는 장면에서 읽기를 한 번 끊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보기를 바란다는 조언(?)을 하고 싶다.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 정리를 해보시라~ 그리고 내가 얼마나 똑똑한지 「사와자키」와 간접적으로나마 대결해 보시라. 더 즐거운 소설로 다가올 것이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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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 작은 나라와 겁나 소심한 아버지와 한심한 도적과 자식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엄마와 아이를 두고 페루로 가 버린 부모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새와 위험하지 않은 대결과 이상한 휴대전화와 당신이 모르는 뉴욕의 비밀
닉 혼비.조너선 샤프란 포어.닐 게이먼.레모니 스니켓 외 지음, 이현수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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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가장 긴 노래제목은 무엇일까?! 라는 호기심어린 질문이 유행(?)할 때가 있었다. 그 정답(?)은 푸른하늘의 "마지막 그 아쉬움은 기나긴 시간 속에 묻어둔 채"로 모두 19글자 였다. 음.. 그 당시에는 그것이 정답인 줄 알았는데, 지금 검색을 해보니.. 송시현의 "조용한 외딴 섬에 엄마 새와 아기 새가 정답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라는 31글자의 노래제목이 있다. 참 편하다. 검색하나로 이렇게 간단히 알 수 있다는 사실에 ㅡ. (음.. 말하려는 게 이게 아닌데.. ㅡㅡ^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아무튼, 갑자기 이런 것들이 생각난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픽션; 작은 나라와 겁나 소심한 아버지와 한심한 도적과 자식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엄마와 아이를 두고 페루로 가 버린 부모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새와 위험하지 않은 대결과 이상한 휴대전화와 당신이 모르는 뉴욕의 비밀』라는 아~주 긴 제목의 이 책 ㅡ. 픽션이라는 글자를 제외하고도 모두 88글자이다. 『픽션; 작은 나라와 겁나 소심한 아버지와 한심한 도적과 자식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엄마와 아이를 두고 페루로 가 버린 부모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새와 위험하지 않은 대결과 이상한 휴대전화와 당신이 모르는 뉴욕의 비밀』보다 긴 제목의 책을 본 적이 있는가?! (물론 있을 수도 있겠지만.. ㅎㅎ)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을 끌만한 이 책이, 「닉 혼비」, 「닐 게이먼」, 「조너선 사프란 포어」 등과 같은 여러 멋진 작가들의 단편집이라는 사실에 더 강한 끌림이 있었다. 이 멋진 작가들의 멋진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 ㅡ. 사실, 직접 이 작가들의 글을 본적은 없지만, 명성을 들어 익히 알고 있던 지라 이 기회에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제목이 쭈~욱~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혹시나 이 책이 릴레이 형식의 글이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보았으나, 그것은 아니었고.. 각각의 작품에서 요소요소를 뽑아 쭈~욱~ 연결한 것이 책의 제목이 된 것이다. 톡톡 튀는 제목만큼이나 각 각의 작품들은 특이한 소재로, 강한 개성이 묻어났다. 어떻게 보면 허무하다고 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진짜 어이가 없을 수도 있는 이야기들, 때로는 고개를 끄덕끄덕할 수도 있고, 때로는 실컷 웃을 수도 있는 이야기들 ㅡ.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다 읽고 난 지금, 이런저런 많은 느낌들이 떠오르지만, 그래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유쾌함"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거침없는 내용과 거침없는 문장을 통해 답답하던 것들을 속 시원히 이야기 해준다고 할까?! 

 긴~ 제목 앞에 붙어 있는 또 다른 제목이 "픽션"이다. 긴~ 제목만큼이나 멋지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그 어떤 픽션보다 더 픽션스러운 책이니까 ㅡ.  

그리고, 짧게~짧게 만난 많은 작가들을, 이제는 천천히 더 많은 것을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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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6
돌프 페르로엔 지음, 이옥용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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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때때로 이런 사람들을 만나고는 한다. 다른 사람들의 결점은 잘 파악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의 결점은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 혹은 조금 다르게 봐서, 다른 이의 잘못은 정확하게 지적하고 욕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은 전혀 인식하지도 못하는 사람들 ㅡ. 첫 번째 경우야 그렇다 치고, 실제로 두 번째의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이 내 주변에서 있어서 그들의 그런 모습을 볼 때면 괜히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 볼까?! 공부한다고 독서실에 다닐 때였다 ㅡ. 같은 방에 있던 한 명은 같은 방을 사용하는 다른 이가 시끄럽게 한다고 항상 불만이었다. 책장 넘기는 소리도 시끄럽고, 너무 소리 내서 걸어 다닌다며 신경에 거슬려서 도저히 공부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솔직히 내가 볼 땐 그 사람이 더 시끄러운데 말이다. 기침소리는 얼마나 크고, 기관지가 좋지 않다며 컥~컥 되는 소리는 또 얼마나 불편한지.. 하지만, 그건 자신이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서 괜찮단다. 다시 말해,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남에게 아무런 피해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아니 어쩌면 그런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혹시 나는 나 스스로도 모르게 남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조용히 돌아보고는 한다.  

 

 『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는 14살이 되는 생일날 노예를 선물로 받은 여자아이「마리아」의 일기 형식으로 되어있다. 저자는 일기 외에, 노예제도가 어쩌구저쩌구~ 모름지기 사람이란 어쩌구저쩌구~ 따위의, 전혀 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단지 「마리아」의 일기만을 들려준다. 100페이지 정도의 부담 없는 분량에 쉽게 읽혀지는 책이지만, 읽고 난 후에 드는 생각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2백년전 ㅡ. 사람들은 힘이 약한(그들에 따르면 비문명화된 곳이라고 할) 땅을 식민지화 시키고, 그 곳의 사람들을 노예화 시켰다. 그들이 만든 노예는 인간이 아닌 물건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노예를 물건으로 다루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뭐, 이 정도의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에서 주인공 「마리아」의 일기를 보고 있노라면.. 그 애가 알고 있는 "당연함"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위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마리아가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 이런 것들이다. "당연히" 노예는 물건이고, 말을 안 들으면 물건이니까 "당연히" 팔아 치우면 되는 것이고, 노예니까 "당연히" 바닥에 흘린 케이크는 핥아 먹어야 한다,  등등 ㅡ. 사실, "당연함"만이 판치는 사회에서 마리아가 그 "당연함"을,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조금씩 몸으로 익혀가는 모습들은 경악할 내용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 생각된다. 제목에서 부터 「마리아」를 악녀로 지칭하기는 하지만, 그 시대에 살았더라면 누구나 그러했으리라 ㅡ. 어쩌면, 너무도 "당연히" 그러했기에 아무런 문제도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당연함 속에 존재하는 당연하지 않음”이라고 할까?! “세상을 좀 더 넓게 보기 위해서는 자기사고의 틀을 깰 필요가 있다”는 말처럼 우리도 지금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은 당연함 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자..이제 세상의 틀을 깨고 날아보시라 ㅡ. 더 넓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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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의 인문공부 - 세상을 뒤바꾼 통합지성의 발견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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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군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직업(?)이 뭐냐고 물어온다면, 그 누구라도 머뭇거릴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의 업적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뛰어난 능력과 수많은 업적들을 가졌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의 업적들을 바라보며 정말 천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엘리트주의에 너무 적응(?)이 되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천재란 타고 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걔네들은 원래 머리가 좋으니까.. 뭘 해도 다 잘할 수밖에..!!" 라는 생각으로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 아니 나와는 전혀 다른 종족이라 생각했다. 

 평소에 나는 레오나르도를, 그의 대단한 업적도 업적이지만, 참~ 재미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그를 생각할 때면 비밀이라든지, 수수께끼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고, 때로는 은밀함이라는 말도 떠올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기에서는 그런 것들은 잠시 물리치고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ㅡ. 



 『다빈치의 인문공부』시선, , 전쟁, 비행, 발명, 해부 그리고 질문이라는 주제로 전체 7개의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저자인 「슈테판 클라인에 의하면 그 모든 것은 연결되어있는 것이라 한다. 뭐, 그 연결 관계들은 책을 읽으면서 직접 조금씩 알아가야 할 것이고(그 과정에 이 책의 핵심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쨌든 연결 관계를 떠나 이 7개의 주제를 통해 마치 레오나르도의 일생을 따라가 보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정권에 따라서 여기저기 옮겨 다니고, 자신의 관심을 찾아 매진하는 모습에 내가 그의 조수가 된 듯한 느낌도 들었다.

언젠가 쓰지 않는 철은 녹슬고 고여 있는 물은 썩거나 얼어붙듯이  

훈련하지 않는 정신은 부패한다” 라고 했던 레오나르도는...  - P253  

 앞서 말했듯이, 나는 레오나르도를 천재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다빈치의 인문공부』를 읽어가는 동안 나의 생각도 완전히 바뀌어만 갔다. 레오나르도, 그는 그의 정신을 항상 훈련 시켰다. 레오나르도는 나눗셈도 하지 못한단다. 하지만 그에게는 "눈"이 있었다. 깜짝 놀랄만한 관찰력을 가진 그의 눈 ㅡ. 또한 그로인해 캐치해내는 것을 그릴 수 있는 "손"이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 되는 "상상력"이 있었다. 나눗셈을 못하는 대신, 수많은 상상력을 바탕에 두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연구하고 발명하고 많은 것들을 창조해낸 것이다. 나눗셈도 못 할 정도면 학교 교육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지식조차 쌓지 못했다는 이야기 인데.. 그 기본이 갖춰지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창의적인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저자는 말한다. 당연함을 거부함으로써 완전히 색다른 사고로 색다른 창조가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반대로 시간은 많이 걸릴 수 있겠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열정을 불태워 왔기에 나에게로 하여금 그가 천재라는 오해(?!)를 낳게 만들었다. 

 솔직히 말해, 『다빈치의 인문공부』를 읽으면서 레오나르도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될 것이고, 보다 그에 대한 생각들이 확실히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더 많이 알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함께 오는 혼란함은 어쩔 수 없었다. 전쟁을 싫어하고 혐오한다는 그가 무기를 만들어 내고, 생화학전을 생각해 냈다는 사실 같은 모순적인 그의 행동들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아, 그건 『다빈치의 인문공부』라는 책 자체가 혼란스럽다는 뜻이 아니라, 레오나르도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혼란함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혼란과 오해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찬란하게 빛나리라 생각한다. 뭐가 위대한 유산이냐고!? 그건 직접 확인하고 판단해 보시라!!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가장 멋진 유산이라고 한다면, 그가 천재임을 확인 했다는 사실이다. 앞서 천재가 아니라고 실컷 이야기해놓고 지금 와서 뭔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실천적(!!) 천재」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로인해 알게 되었다. 이것도 유산 아닌가?! 실천적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간다는 것 ㅡ. 고로 너도 나도 될 수 있다는 사실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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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와 만다라 - 나를 찾아 떠나는 한 청년의 자전거여행
앤드류 팸 지음, 김미량 옮김 / 미다스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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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한 청년의 자전거 여행”이라는 글을 보고는, 여행은 여행인데 지금까지 보아오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자전거를 타고 한 여행이었구나, 정도의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독특하긴 했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도 일단은 여행 이야기라는 사실과 거기에 한 가지 더해, "나를 찾아 떠난다"는 거창한 목표가 보였기 때문에 더 관심 있게 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를 찾아 떠난다"는 거창한 말은 그냥 거창한 "말"이 전부였음을 보아왔기 때문인지, 아니면 나는 감히 쓸 수조차 없는 말이라서, 그래서 더 어떤 것이 진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인지가 궁금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베트남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베트남전쟁의 중에 탈출하여, 이제는 미국인이 되어버린 「앤드류 팸」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내 뿌리는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을 안고 베트남으로 자전거여행을 떠난다. 『메기와 만다라』는 베트남으로의 자전거 여행과 함께 「앤드류 팸」의 지난 기억들을 함께 엮어 현재와 과거를 왔다 갔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지난 아픔들을 조금씩 치유해가고 화해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행 이야기이지만, 「끼리야마상」이라는 상을 수상함으로써 드러났듯이 상당한 문학적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기엔 좀 무겁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앤드류 팸」의 지난 기억들에 대한 고통스러운 과거가 담겨있기에 더 그러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무겁다는 느낌에서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알려주는 치유화해가 담겨있었기에 무거움보다는 따뜻함이 전반적으로 이 책을 지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뿌리는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에서 시작한 그의 여행은 그 어떤 결론도 단정적으로 내리지 않는다. “오직 지금이다”라는 말로 대신 할 뿐이다. 모든 정답은(삶에 있어서 정답이란 없겠지만..) 지금, 현실에 있다. 지난 일에 후회하고 자책하는 일, 지난 아픔을 견뎌내는 일, 그리고 치유하고 화해하는 일, 그 모두가 지금을 살아가는 것이고, 그 모두가 나를 찾아가는 길이다. 그래, 중요한 것은 지금을 살아가는 것이다 ㅡ. 

 모든 게 다 변했어. 자네 뿌리는 이미 먼지가 되었다네. 

여기서 자네를 묶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네.  - P251 

 어쩌면 나 자신을 묶고 있다고 느끼는 주위의 많은 장애물들이 아무것도 아닌지 모른다. 오히려 그런 장애물들 사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나를 잡고 있는 것은 나 스스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나약한 나 스스로에 대해 '쓸데없는 망상'이라는 변명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문제는, '과거의 나'가 아닌 '지금의 나'인데 말이다 ㅡ. 

 오랫동안 그리워하고, 아파하고, 고민하면서 보낸 여행을, 나는 단지 며칠, 몇 시간의 독서로 이해하고 나름의 결론을 지어버리고 받아들인다는 게 어쩌면 말이 안 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하지만, 언젠가 지금의 내가 아닌 또 다른 나, 진정한 나를 찾고자 할 때 또다시 꺼내어 펼쳐보게 될 책이 아닌가 한다. 그때라면 또 다르게 혹은 더 멋진 느낌으로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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