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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의 인문공부 - 세상을 뒤바꾼 통합지성의 발견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누군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직업(?)이 뭐냐고 물어온다면, 그 누구라도 머뭇거릴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의 업적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뛰어난 능력과 수많은 업적들을 가졌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의 업적들을 바라보며 정말 천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엘리트주의에 너무 적응(?)이 되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천재란 타고 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걔네들은 원래 머리가 좋으니까.. 뭘 해도 다 잘할 수밖에..!!" 라는 생각으로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 아니 나와는 전혀 다른 종족이라 생각했다.
평소에 나는 레오나르도를, 그의 대단한 업적도 업적이지만, 참~ 재미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그를 생각할 때면 비밀이라든지, 수수께끼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고, 때로는 은밀함이라는 말도 떠올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기에서는 그런 것들은 잠시 물리치고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ㅡ.
『다빈치의 인문공부』는 시선, 물, 전쟁, 비행, 발명, 해부 그리고 질문이라는 주제로 전체 7개의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저자인 「슈테판 클라인」에 의하면 그 모든 것은 연결되어있는 것이라 한다. 뭐, 그 연결 관계들은 책을 읽으면서 직접 조금씩 알아가야 할 것이고(그 과정에 이 책의 핵심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쨌든 연결 관계를 떠나 이 7개의 주제를 통해 마치 레오나르도의 일생을 따라가 보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정권에 따라서 여기저기 옮겨 다니고, 자신의 관심을 찾아 매진하는 모습에 내가 그의 조수가 된 듯한 느낌도 들었다.
언젠가 “쓰지 않는 철은 녹슬고 고여 있는 물은 썩거나 얼어붙듯이
훈련하지 않는 정신은 부패한다” 라고 했던 레오나르도는... - P253
앞서 말했듯이, 나는 레오나르도를 천재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다빈치의 인문공부』를 읽어가는 동안 나의 생각도 완전히 바뀌어만 갔다. 레오나르도, 그는 그의 정신을 항상 훈련 시켰다. 레오나르도는 나눗셈도 하지 못한단다. 하지만 그에게는 "눈"이 있었다. 깜짝 놀랄만한 관찰력을 가진 그의 눈 ㅡ. 또한 그로인해 캐치해내는 것을 그릴 수 있는 "손"이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 되는 "상상력"이 있었다. 나눗셈을 못하는 대신, 수많은 상상력을 바탕에 두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연구하고 발명하고 많은 것들을 창조해낸 것이다. 나눗셈도 못 할 정도면 학교 교육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지식조차 쌓지 못했다는 이야기 인데.. 그 기본이 갖춰지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창의적인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저자는 말한다. 당연함을 거부함으로써 완전히 색다른 사고로 색다른 창조가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반대로 시간은 많이 걸릴 수 있겠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열정을 불태워 왔기에 나에게로 하여금 그가 천재라는 오해(?!)를 낳게 만들었다.
솔직히 말해, 『다빈치의 인문공부』를 읽으면서 레오나르도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될 것이고, 보다 그에 대한 생각들이 확실히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더 많이 알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함께 오는 혼란함은 어쩔 수 없었다. 전쟁을 싫어하고 혐오한다는 그가 무기를 만들어 내고, 생화학전을 생각해 냈다는 사실 같은 모순적인 그의 행동들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아, 그건 『다빈치의 인문공부』라는 책 자체가 혼란스럽다는 뜻이 아니라, 레오나르도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혼란함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혼란과 오해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은 찬란하게 빛나리라 생각한다. 뭐가 위대한 유산이냐고!? 그건 직접 확인하고 판단해 보시라!!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가장 멋진 유산이라고 한다면, 그가 천재임을 확인 했다는 사실이다. 앞서 천재가 아니라고 실컷 이야기해놓고 지금 와서 뭔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실천적(!!) 천재」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로인해 알게 되었다. 이것도 유산 아닌가?! 실천적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간다는 것 ㅡ. 고로 너도 나도 될 수 있다는 사실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