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 The Gorgon's Look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0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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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시마 이사쿠에게는 일본의 조지 시걸이라 불렸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의 몸에 직접 석고로 형태를 떠서 석고상을 만드는, 조작가의 삶을 살았던 시절이다. 자신의 임신한 아내를 모델로 만든 ‘모녀상’이라는 이름의 작품으로 상당한 명성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석고상 얼굴에서 눈을 표현함에 있어서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되고, 그와 함께 남겨진 실패로 많은 비판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결국에는 조각가가 아닌,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그랬던 그가 돌연 컴백을 선언한다 ㅡ. 자신의 딸 에치카를 모델로 ‘모녀상’시리즈의 완결을 짓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작품은 거의 마무리되지만, 이사쿠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남겨진 것은 머리 없는 조각상이다 ㅡ. 조각상의 머리는 어디로 간 것일까?! 그리고 왜 머리만 가져간 것일까?! 결국, 이 질문은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일까?!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는 본격 미스터리 소설이다 ㅡ. ‘제5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주간 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2위’라는 엄청난 수상 경력을 가진 작품이다 ㅡ. 이 작품의 작가는 ‘노리즈키 린타로’이다. 그리고 이 작품의 주인공도 ‘노리즈키 린타로’이다. 단지, 작가가 미국 추리소설의 거장이라는 ‘엘러리 퀸’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 스타일을 따라가는 것일까?! 엘러리 퀸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들어봤으므로 지금 당장에는 그 어떤 판단도 내릴 수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이야기는 ‘노리즈키 린타로’라는 탐정에 의해서 진행되어간다 ㅡ.

언뜻 보면 ‘명탐정’의 이야기 같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탐정이 정말 명탐정인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보통 이런 이야기에 등장하는 탐정정도라면 거의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라는 선입견이 나를 지배해서일까, 여기 등장하는 탐정은 보통 책이나 영화에서 보아오던 탐정 같지는 않다. 노리즈키 린타로라는 이 탐정-탐정이자 추리소설의 작가이기도 하다-은 정말 인간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무언가를 계속해서 고뇌하는 모습이고, 때로는 사건과 관계있는 사람에게 속기도 하는, 실수가 빠지지 않는 탐정이다 ㅡ. 탐정이 그렇듯, 이 이야기에 천재는 없다. 범인도, 그리고 그를 쫓는 탐정도 말이다 ㅡ. 하지만 그들은 평범하다고 하기에는 뭔가 넘치고, 비범하다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ㅡ. 그렇기에 더더욱 인간적이라는 느낌도 들면서, 이 작품이 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ㅡ.

두개의 사건이 존재하고, 하나의 사건은 책의 반 정도에 가서나 터진다 ㅡ. 앞에서도 언급한, 석고상의 머리가 도난당하는 사건 하나와 이사쿠의 딸 에치카가 실종되는 사건 ㅡ. 두개의 사건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사건 그 자체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ㅡ. 책을 읽기도 전에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일부러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려고 하지는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이야기는 이리저리 얽혀있지만 잘 짜여져 있으며, 그렇게 잘 짜여진 사건들 속에 오해가 깃들어 있기도 하다. 순수한 추리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하지만, 그 부족함을 복선을 통해서 알려준다. 복선이 깔려 있기에 깔끔한 설명 혹은 정리가 동반된다면 모두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을 이야기들이다. 다른 어떤 책에서는 끝까지 모든 것을 숨기고 끝에 가서야 마지막으로 한 방 터뜨리는 것과는 다르게,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에서는 책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서부터 다른 재미가 느껴진다. 직접 사건을 풀어나갈 수 있다는, 조각난 흔적들을 직접 맞출 수 있다는 재미말이다 ㅡ. 거기에 더해, 마치 내가 린타로가 된 듯 한 기분까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초반은 미술용어와 그 이론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섞여있어서 그런지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분명,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 질려서이기도 하겠지만, 어렵게만 느껴지는 말들이 이 책을 두, 세 번에 걸쳐 끊어보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작만 잘 넘긴다면 페이지 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ㅡ. 상당히 철저하한 자료와 증거들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작가 기시 유스케“몇 번을 다시 읽어도 전율을 느낀다”고 말할 정도라면 다른 설명은 필요 없지 않을까?! 직접 만나 이 사건을 해결해보길 바란다 ㅡ. 아무리 읽어봐도 잘 모르겠다면, 잘린 머리에게 물어보시든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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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리전스 - 평범함과 비범함의 비밀을 밝힌 문화 지능의 지도
리처드 니스벳 지음, 설선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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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리전스(intelligence)』ㅡ. 그래, 지능이다!! 지능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것을 글로써는 어떻게 정의 할 수 있을까?! 평소 아무렇지 않게 쓰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정의를 내리자니 쉽지만은 않다. 역시 학자들 사이에서도 그 정의가 다르다고 하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린다 갓프레드슨에 따르면, 그는 지능을 ‘추론, 계획, 문제해결, 추상적 사고, 복잡한 생각의 이해, 경험에서 배우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ㅡ. 하지만 그 역시도 모든 문화권의 다양한 생각들을 모두 반영하지 못한다고 한다. 뭐, 어쨌든 -더 깊게 들어가면 복잡해지기만 할 뿐이므로- 대충의 의미는 파악했으니 그 다음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보자. 보통 지능이라고 하면, 그와 동시에 IQ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한 때, 누군가의 모든 것이 IQ로 결정지어지는 듯 한 분위기가 있었다. IQ가 높으면 공부를 잘하고, 낮으면 그 반대일 것이라는 ㅡ. 그러다 언젠가부터 IQ보다는 EQ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고.. 뭐 그랬던 것 같다 ㅡ. 그렇게 갑자기 IQ와 EQ가 동시에 떠올라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그러다 누군가 던져놓은 IQ와 EQ에 대한 질문에 답한 어떤 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ㅡ.

IQ는 지능지수라고 불리며 지능검사 결과로 지능의 정도를 총괄하여 나타내는 수치를 뜻하는데 IQ는 어떤 문제가 주어졌을 때 이해하고 분석하고 추리해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지적인 능력을 말한다. (···) 그러나 IQ의 80%는 이미 유전적인 원인으로 결정되고 나머지 20%도 4˜6세 전에 결정되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치면 나머지 20%도 개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런 글을 볼 때마다 (물론 멘사클럽에 가입할 정도의 지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전혀 상관하지 않겠지만..) 좌절감만이 남겨진다 ㅡ.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류 대학을 나오고 엘리트코스만을 밟으며 살아온 사람들, 단순하게 말해 똑똑한 사람이라 일컫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생각 ㅡ. 그와 동시에 저 사람은 도대체 뭘 먹었기에, 아니 도대체 어떤 피를 받고 태어났기에 저렇게 잘난 것일까, 라는 생각 말이다. 부러움을 넘어선 시기심으로 무장하는 나를 다시 무장해제 시키며 그냥 다른 세계의 사람이려니 하는 생각으로 결론 내리고는 했다. 그게 편했을 뿐이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마지막에 남는 씁쓸함은 어쩔 수 없다 ㅡ.

 



 

앞서도 말했듯이, 지능의 대한 정의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그리고 그 지능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다. 그 다양한 견해 중에 하나를 주장하는 유전론자들에 따르면, 지능은 유전의 문제로 넘어간다. 앞서 검색을 통해 발견한 글과 동일하게 말이다. 말 그대로 지능은 타고나야 한다는 것이고, 환경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전론자들의 견해와 인터넷에서 발견한 누군가의 글만을 믿는 다면 세상은 정말 -나부터- 팍팍하게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나의 생각에 한 줄기의 빛을 내려주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인텔리전스(intelligence)』의 저자,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들이다 ㅡ. 저자는 유전론자들의 생각을 정면에서 반박한다 ㅡ. 대부분 틀렸다는 것이다. 지능과 학업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제는 유전론자들이 씌어놓은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ㅡ. 지능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를 보다 더 똑똑하게 만들어 주지 않을지라도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한다 ㅡ. 그렇게 좌절은 다시 희망으로 바뀌어 간다 ㅡ.

‘리처드 니스벳’
의 생각들을 읽어가면서, 우리의 교육 현실로 눈을 돌려보면, “우리의 교육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난 교육자도 아니도 평소 교육에 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분명 우리의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확신할 수 있다. 단순히 경제 비용만을 고려해서 사교육, 공교육을 구별하고 싸울 것이 아니라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부터 진단해가야 되는 것이 아닐까?! 공부를 잘하는 사람만 챙겨서 데려가고 그 반대의 사람들은 포기해버리는, 인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말뿐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강요하면서도 실제로는 결과만 중요시하는 것이 현실이다 ㅡ.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는 사실만을 내세우며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만 펼쳐 놓았다. 하지만, 『인텔리전스』에서 저자는 그 이상으로 날카롭고 냉철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유전론에 근거한 주장들을 다양한 자료와 예시를 통해 바로 잡으면서 그만의 주장을 펼친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지기에 책을 읽어나가는 것에도 크게 힘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이 책을 읽다보면 분명 어떤 식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바라보고 생각해야 하는지, 그에 대한 정답까지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당장 교육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 자체 만으로의 지적 호기심 충족과 더불어, 믿음이라는 강력한 힘으로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 어떤 위치에서 어떤 생각을 하더라도 “어떤 사실보다 그 사실에 대한 신념이 더 중요하다”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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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hotography Book 포토북 파이든 아트북 3
PHIDON 지음, 안혜영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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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이나 사진에 관한 정식 교육을 받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취미로서의 크나큰 열정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 방면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 ㅡ. 거의가 아니라 전혀 없다고 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그냥 볼 줄은 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가?!) 그 중에서도 미술 작품 같은 경우는, 누군가의 설명이 곁들어져야지만 조금이나마 보고, 느끼고 하는 정도이기에,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는 했다. 반면에, 사진은 그래도 조금 낫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나마 덜 모호하기 때문이랄까?! 모호함이 많이 사라진 사진의 경우에는 정말 사진이 재미있게만 느껴진다. 사진 속 인물이나 풍경들을 통해서 그 순간 이전과 이후를 맘껏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ㅡ. 미술 작품에 비해 사진을 더 친숙하게 느낀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고가의 장비를 구입해서 사진을 제대로 찍어본 적도 없고, 반대로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을 제대로 감상해본 적도 없다. 똑딱이라 불리는 디지털 카메라로 뭔가 기념할만한 일이 있어야지 겨우 찍는 정도였고,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멋진 사진만 슬쩍 슬쩍 봤던 것이 전부이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직접 제대로 된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 이전에 사진작가의 멋진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기를 소망했다. 그 기회를 이제야 만날 수 있었다. 나의 품에 들어온 『The Photography Book』을 통해서 말이다 ㅡ.

 



 

『The Photography Book』은 500명의 사진작가를 -그들의 작품과 함께- A부터 Z의 알파벳 순서로 소개하고 있다. 한 페이지의 대부분을 작품이 차지하고 있고, 위쪽에 작가의 이름, 작품의 제목, 그리고 설명이 들어가 있는 형식이다 ㅡ. 사진도 깔끔하게 나와 있고, 설명 또한 -나 같이 사진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봐도 괜찮을 정도로-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다. 굳이 설명이 아니더라도,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느끼는 많은 것들-나 혼자서 펼치는 상상의 세계-은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로인해, 한 장의 사진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이 글로 쓰인 그 어떤 이야기들보다 더더욱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만만치 않은 두께를 가진 『The Photography Book』을 보고, 조금씩 야금야금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기에 앞서 살짝 맛본다는 생각에 한 번 훑어나 봐야지 하면서 책장에서 책을 꺼내 들었다. 한 장, 두 장 페이지를 넘기다가 어느 순간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책이 크고 무거워서 자연스럽게 바닥으로 내려가게는 되었지만, 단지 그 이유만은 아니었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나를 점점 끌어당겼고, 바닥도 나에게 앉아라~ 앉아라~ 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를 정도로 빠져들었다 ㅡ.

 



 

비틀즈, 마돈나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을 새로운 감각의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었고, 큭큭~ 웃음이 터져 나오는 재미있는 사진들도 만날 수 있었고, 사진 한 장으로 담아낸 누군가의 삶을 직접 느껴볼 수도 있었고, 평소에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누군가의 얼굴 사진을 통해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렇게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정말 가슴 아프게 느껴지는 다양한 사진들을 집에서 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ㅡ.

우리 삶의 단 한 순간일 뿐인데, 그것도 아주 잘게 끊어놓은 찰나일 뿐인데,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지.. 사진의 위대함에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많은 사진을 통해서 느낀 많은 감정들을 또다시 글로 나타내지 못함이 아쉬울 뿐이다. 하긴, 글로 나타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세상의 모습을 담은 책을 바라보며, 나 자신도 더 많은 것들을 담아낼 수 있는 더 큰 그릇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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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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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하루를 글로 적으라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아침에 힘겹게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집을 나선다. 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 다시 일한다. 저녁에는 친구를 만나 밥을 먹고, 술도 한잔한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TV 리모컨을 붙잡고 뒹굴 거리다가 다시 잠이 든다.’정도로 나타낼 수 있을까?! 대충 쓰고 보니, 이렇게 재미없는 삶이 어디 또 있겠나 싶다 ㅡ. 그러면서 괜히 혼자 투덜거려본다. 어디로 떠나고 싶다느니,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하다느니 하면서 말이다 ㅡ. 관점을 조금만 바꿔서 세상을, 아니 주위만 둘러봐도 전혀 다른 일상일 텐데 말이다 ㅡ.

 



 

항상 자신의 곁에 있던 것인데 문득 낯설게 느껴진 적이 있을 것이다. 혹은 어떤 사물이 낯선 느낌이 아닌, 그 속에 담긴-또는 그와 관련된- 많은 기억들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경험해 봤을 것이다. 역시 모든 것은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 달라진다. 정말 사소하게 느껴지는-그래서 아무런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스쳐지나가는- 단추를 보고 하는 생각들을 시작으로, 지구본을 바라보며 나의 위치를 생각해 보고, 필름을 통해 모르는 일, 그래서 더 나은 일을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들이 하나씩 펼쳐진다. 그렇게 『사소한 발견』은 60가지 사물에 60가지 생각과 느낌, 기억들을 담았다. 60가지의 이야기들은 ‘일상의 사물에서 비일상을 꿈꾼다’, ‘따스한 시선으로 본 추억의 몽타주’ , ‘아날로그의 냄새와 감촉이 좋다’, ‘삶과 느림에 대한 소소한 발견’이라는 각각의 소제목들과 함께 4개의 Part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 제목만으로도 어떤 느낌이 드는지 짐작해 볼 수 있을만큼 감각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ㅡ.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어떻게 보면 상당히 개인적인 사물과 생각들로 구성되어있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런 것은 아니며,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물들을 새삼 떠올려봄으로써 타인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들로 이어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같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느끼는 것은 모두 다르다는 사실과 다른 이의 생각들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시선으로 사물의 의미를 바라보고, 생각해보게 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그렇게, 주위에 널려있는 많은 것들과 사라져가는 많은 것들 ㅡ. 그리고 남겨진 것들을 통해서 우리의 추억을 떠올려보고, 새로운 삶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ㅡ.

 



 

일상이 항상 지루하기만 한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ㅡ. 내 주변에 있는 작은 것 하나하나만 자세히 바라봐도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일상을 벗어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새로움을 찾아보는 것을 어떨까?!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 발견하는 것들, 그 사물들을 바라보며 짓는 미소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감사히 다가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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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 베이직 잉글리시 레벨 1 - 케로조의 영문법입문
이시자키 히데호 지음, 송상엽 옮김, Enjc 스터디 감수 / 랭컴(Lancom)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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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지 않지만, 그래서 싫지만, 영어를 꼭 써야만 하는 순간이 다가올 때가 있다 ㅡ. 살짝 두렵기도 하지만, 용기를 내본다. 기껏 용기 내어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데.. 이런! 말이 나오지가 않는다. 내가 원하는 짧은 말도 단어만 드문드문 기억날 뿐, 문장으로 만들어 지지가 않는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나며 지금까지 아무리 못해도 10년 이상은 영어를 공부했는데, 내 생각을-그것도 아주 단순한 말인데- 영어 문장으로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사실에 어느새 용기는 사라지고, 깊은 좌절감만이 남겨진다. 하지만 그 좌절감도 그때뿐이다. 시간이 흐르고 다시금 영어를 쓸 기회가 찾아오지 않으면 그냥 그대로 잊혀져 버리고 만다. 지겹도록 배워왔지만, 늘지도 않는 영어 실력을 생각하면 영어 교재를 펴는 것부터 질리기 마련이다. 그저 ‘언젠가를 대비해 영어를 배우기는 해야 할 텐데..’라는 막연한 생각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ㅡ.

‘언젠가를 대비해 영어를 배우기는 해야 할 텐데..’라는 막연한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게 해주는 재미있는 책을 만났다. 『백투더 베이직 잉글리시』이다.
제목만 봐서는 그저 그런 영어 교재 같다는 느낌이 먼저 들것이다. 하지만 그 내용은 전혀 다르다. 문법책이지만 문법책 같지가 않다 ㅡ. 영어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야 할 책에는 그림과 우리말이 자리하고 있다. (아! 기본적으로 영어가 당연히 있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문법책인데 지루하지가 않다. 그저 술~술~ 읽어나가면 된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볼 필요도 없고, 무조건 외워야 겠다는 생각을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읽으면 된다. (물론 기본적으로 외워야 할 것도 있지만, 그렇게 그것에 집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역시 이해가 더 중요하니까 ㅡ.)

내가 직접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것 보다, 본격적 시작에 앞서 나와 있는 「이 책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을 더 잘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1.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건너뛰어 읽고,
우선 모든 페이지를 한번 훑어보세요.
오히려 영단어나 암기해야 할 것은 당장 암기하지 않아도 되지만,
’확인하자!’의 문제는 꼭 풀고 틀린 문제는 반드시 ’체크’하도록 하세요.
2. ’확인하자!’에서 체크가 들어 있는 레슨을 중심으로 다시 꼼꼼히 읽으세요.
그 때 왜 틀렸는지를 생각하면서 읽으면 효과적입니다.
3. ’요점정리’와 ’확인하자!’의 체크가 들어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다시 읽으세요.
4. ’암기하자!’에 있는 것은 가능한 암기하세요.
5. 본사 홈페이지(www.lancom.co.kr)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mp3 파일에는
이 책에 나와 있는 영문 전체와 우리말 해석 전체가 녹음되어 있습니다.
반드시 다운받아 몇 번이고 들으면서 확인 연습하세요.

 

「이 책의 사용법」그대로 따라간다면, 책의 재미와 함께 우리가 원하는 영문법에도 한 걸음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교과서가 소설같이 읽힌다면 더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현실화해주듯, 영문법을 소설같이 즐겁게 배울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에 더없이 반갑게 다가오는 책, 『백투더 베이직 잉글리시』이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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