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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리전스 - 평범함과 비범함의 비밀을 밝힌 문화 지능의 지도
리처드 니스벳 지음, 설선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인텔리전스(intelligence)』ㅡ. 그래, 지능이다!! 지능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것을 글로써는 어떻게 정의 할 수 있을까?! 평소 아무렇지 않게 쓰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정의를 내리자니 쉽지만은 않다. 역시 학자들 사이에서도 그 정의가 다르다고 하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린다 갓프레드슨에 따르면, 그는 지능을 ‘추론, 계획, 문제해결, 추상적 사고, 복잡한 생각의 이해, 경험에서 배우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ㅡ. 하지만 그 역시도 모든 문화권의 다양한 생각들을 모두 반영하지 못한다고 한다. 뭐, 어쨌든 -더 깊게 들어가면 복잡해지기만 할 뿐이므로- 대충의 의미는 파악했으니 그 다음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보자. 보통 지능이라고 하면, 그와 동시에 IQ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한 때, 누군가의 모든 것이 IQ로 결정지어지는 듯 한 분위기가 있었다. IQ가 높으면 공부를 잘하고, 낮으면 그 반대일 것이라는 ㅡ. 그러다 언젠가부터 IQ보다는 EQ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고.. 뭐 그랬던 것 같다 ㅡ. 그렇게 갑자기 IQ와 EQ가 동시에 떠올라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그러다 누군가 던져놓은 IQ와 EQ에 대한 질문에 답한 어떤 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ㅡ.
IQ는 지능지수라고 불리며 지능검사 결과로 지능의 정도를 총괄하여 나타내는 수치를 뜻하는데 IQ는 어떤 문제가 주어졌을 때 이해하고 분석하고 추리해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지적인 능력을 말한다. (···) 그러나 IQ의 80%는 이미 유전적인 원인으로 결정되고 나머지 20%도 4˜6세 전에 결정되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치면 나머지 20%도 개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런 글을 볼 때마다 (물론 멘사클럽에 가입할 정도의 지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전혀 상관하지 않겠지만..) 좌절감만이 남겨진다 ㅡ.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류 대학을 나오고 엘리트코스만을 밟으며 살아온 사람들, 단순하게 말해 똑똑한 사람이라 일컫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생각 ㅡ. 그와 동시에 저 사람은 도대체 뭘 먹었기에, 아니 도대체 어떤 피를 받고 태어났기에 저렇게 잘난 것일까, 라는 생각 말이다. 부러움을 넘어선 시기심으로 무장하는 나를 다시 무장해제 시키며 그냥 다른 세계의 사람이려니 하는 생각으로 결론 내리고는 했다. 그게 편했을 뿐이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마지막에 남는 씁쓸함은 어쩔 수 없다 ㅡ.
앞서도 말했듯이, 지능의 대한 정의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그리고 그 지능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다. 그 다양한 견해 중에 하나를 주장하는 유전론자들에 따르면, 지능은 유전의 문제로 넘어간다. 앞서 검색을 통해 발견한 글과 동일하게 말이다. 말 그대로 지능은 타고나야 한다는 것이고, 환경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전론자들의 견해와 인터넷에서 발견한 누군가의 글만을 믿는 다면 세상은 정말 -나부터- 팍팍하게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나의 생각에 한 줄기의 빛을 내려주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인텔리전스(intelligence)』의 저자,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들이다 ㅡ. 저자는 유전론자들의 생각을 정면에서 반박한다 ㅡ. 대부분 틀렸다는 것이다. 지능과 학업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제는 유전론자들이 씌어놓은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ㅡ. 지능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를 보다 더 똑똑하게 만들어 주지 않을지라도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한다 ㅡ. 그렇게 좌절은 다시 희망으로 바뀌어 간다 ㅡ.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들을 읽어가면서, 우리의 교육 현실로 눈을 돌려보면, “우리의 교육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난 교육자도 아니도 평소 교육에 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분명 우리의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확신할 수 있다. 단순히 경제 비용만을 고려해서 사교육, 공교육을 구별하고 싸울 것이 아니라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부터 진단해가야 되는 것이 아닐까?! 공부를 잘하는 사람만 챙겨서 데려가고 그 반대의 사람들은 포기해버리는, 인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말뿐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강요하면서도 실제로는 결과만 중요시하는 것이 현실이다 ㅡ.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는 사실만을 내세우며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만 펼쳐 놓았다. 하지만, 『인텔리전스』에서 저자는 그 이상으로 날카롭고 냉철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유전론에 근거한 주장들을 다양한 자료와 예시를 통해 바로 잡으면서 그만의 주장을 펼친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지기에 책을 읽어나가는 것에도 크게 힘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이 책을 읽다보면 분명 어떤 식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바라보고 생각해야 하는지, 그에 대한 정답까지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당장 교육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 자체 만으로의 지적 호기심 충족과 더불어, 믿음이라는 강력한 힘으로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 어떤 위치에서 어떤 생각을 하더라도 “어떤 사실보다 그 사실에 대한 신념이 더 중요하다”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