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문학동네가 쏜다!!” 라는 이름으로.. 장바구니에 책을 담아본다 ㅡ. ‘문학동네’ 가 쏜다는 사실에 문학동네의 책들만 담아볼까 했지만.. 그래도 내 장바구니잖아.. 내 소신대로!! 『(억지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들..?!』 이라는 나름의 테마(?!)를 담아!!ㅎㅎㅎ 

 

《나만 위로할 것 - 180 Days in Snow Lands》김동영 - 12,150원 

일 년 동안 손에 꼽을 만큼의 책도 읽지 않던 내가 언젠가부터 책을 쌓아놓고 읽기 시작하고, 이제는 그 어떤 일보다도 책을 읽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치여 피곤에 몸부림치는 동안, 책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 그러다 문득, 피곤해서 책과 거리가 멀어지는데, 다시 그 피곤함을 멀게 할 것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나에게 포착된 한 권의 책, 《나만 위로할 것》!! 제목 멋지다!! 지금의 나에게 어울리는 제목의 책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ㅡ. 

 

  

《인도방랑》후지와라 신야 - 14,400원 

《나만 위로할 것》이라는 책은 아이슬란드에서의 기록을 담은 여행 에세이다. 그렇다면 이제 여행 이야기를 해봐야지. 《인도방랑》!!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던 배낭여행의 중심이 인도였다. 여행 이후로 인도가 왜 그렇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인지. 인도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항상 반갑게 그리고 아련하게 다가온다. 오래전에 나온 책, 《인도방랑》에서의 이야기는 또 어떤 느낌들을 안겨줄지 기대된다.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 최민석 지음, 유별남 사진 - 13,320원 

여행을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서도 길에서 만나는 많은 아이들. 그들의 밝은 모습에 나도 저절로 미소 짓게 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생존을 위해서 먹을 것을 구걸하는 아이들. 여행을 통해서 직접 경험하는 많은 것들 중 큰 것이 기아가 아닐까.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를 통해서 더 많은 생각, 그리고 희망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양장)》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10,800원 

여행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한 번 쯤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페루’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2010년 노벨문학상이 페루 출신의 작가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에게 돌아갔다. (뭐, 보기 좋으라고 억지로 끼워 맞춰 본다;;;;) 이런 기회를 통해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접해 볼 기회도 가져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작가가 진지한 문학에서 해방되는 경험을 맛보았다는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왠지 나와 코드가 맞을 것 같다는.. ^^ 

 

  

 

  • 《나만 위로할 것 - 180 Days in Snow Lands》12,150원 
  • 《인도방랑》14,400원 
  •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13,320원 
  •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양장)》10,800원  
    --- 총 결제 예상 금액 50,67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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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10월 읽을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 - 소설】

10월에 읽을 책이지만, 이미 10월 초에 출간 된 도서들은 제외 하고
9월에 출간된 도서들만으로 목록을 만들어 봤습니다 ㅡ. 


[신들의 봉우리]
20년 취재를 쏟아부었다는 사실에
시바타 렌자부로상, 일본모험소설협회 대상 수상작 이라는 명성까지 더해진 작품.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쥘리에트가 웃는다]
산골 오지 마을 사람들이 노총각 피에로를 결혼시키기 위해 벌이는
대작전을 그린 훈훈하고 사랑스러운 유머소설이란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유쾌하게 웃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육식 이야기]
번뜩이는 발상, 탐욕스럽고 매혹적인 육식성 이야기라는 사실에 한 번 끌리고,
단편으로는 문학적 역량을 잘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의 프랑스 문단에서
예외적으로 두 소설집만으로 평단의 대대적인 호평을 받은 작가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끌린다.

[복어]
지인이 항상 추천하던 책이 있었으니, 조경란의 <혀>라는 책이었다.
안타깝게도 아직 인연은 이어지지 않았는데..
그 와중에 그녀의 이름으로 새롭게 나온 책이 있었으니, 바로 [복어] 이다.
그녀와의 첫 만남은 과연 어떨지, 기대가 앞선다.

[대지의 기둥]
서스펜스 스릴러의 대가이며 '1억 부 클럽' 작가인 켄 폴릿의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자 최고작으로 꼽히는 소설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경이적인 출간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미국에서만 매년 10만 부가 팔리는 역사소설의 걸작이라고 하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있을까?!

 

‘알라딘 8기 신간평가단’ 으로서
수많은 책들 중에서 몇 권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대충의 가이드 라인이나, 테마가 주어져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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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기다리는 한 남자에게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한 여자가 다가온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 주는 것이 왠지 찝찝해서 계좌번호를 적어주면서 그 여자의 얼굴 사진도 한 장 찍고서야 돈을 빌려준다. 잠시 후, 멍하게 앉아있는 그에게 천국과 지옥을 이야기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라며 다가오는 웬 남자에게는 “꺼져!”라는 한 마디를 날려준다. 텔레비전에서는 축구경기가 한창이란다. 음……. 그래서 뭐 어쩌라고?! 단 5페이지의 《약속》이라는 단편의 줄거리-라고하기보다는 전부라고 해도 될…-이다. 당황스럽지 않은가?! “도대체 이게 뭐야?!”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러다가 “음… 아무리 짧은 소설이라도 문학적 소양 없이는 받아들이기 힘들군…….” 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래도 지워지지 않는 계속되는 당황스러움 앞에서, 결국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라는 책에 담긴 이 소설들이 이상한 거라며 가만히 있는 작가에게 이 모든 원망을 돌려버린다. 그러고는 가만히 책을 덮어버린다. 그런데 어쩌지?! 아, 궁금하다. 이 소설 속의 남자, 과연 돈을 받기는 받았을까?! 

 

무엇이든지 ‘생각’을 하며 해야 한다는 당연한 생각을 해본다. 아무런 생각 없이 읽기 시작한 책으로 인해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더더욱 이런 생각에 공감하리라. 황당하다는 생각이 결국에는 당연하다는 생각에 미친다면 이런 생각에 더더욱 공감하리라. 뭐가 이렇게 황당하냐고 했던 생각들이, 가만히 덮어버린 책의 제목을 다시 한 번 확인함으로써 금방 무장해제 되었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생각 없이’ 책을 읽고자 했다면, 최소한 책의 제목은 ‘기억’했어야 했는데……. 가만히 있는 작가에게 원망의 화살을 돌렸던 짧은 순간들을 반성하며, 나의 생각 없음을 스스로 야단치고야만다. 제목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라고 하잖아. 당사자들 외에는-때로는 당사들조차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니까 내가 모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황당해 하는 것도 -나의 무지가 아닌- 당연한 것이다(라고 믿고 싶다). 뒤늦게라도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된 것이 다행이며, 그로인해 멋진 작품을 정말 멋지게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다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를 생각하며 상상해본다. 

 

갑자기 무슨 상상이냐고?! 뜬금없겠지만 잠시만 들어보길 바란다. 삶이 답답할 때면 가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내가 모두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단 로또부터 하나 사는 것을 시작으로 골치 아픈 일들, 위험한 일들은 모두 피해가고, 즐겁고 신나는 일들만 가득한 곳으로 나 스스로를 이끌어야 겠다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미래를 모두 안다고 마냥 즐겁고 행복하기만 할까?! 당연하게도,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상상 속의 나에게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상상력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아는데, 설렘과 기대라는 기분 좋은 것들을 알 리 없지 않은가?! 그렇게 조심스럽게,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 상상력이라는 결론을 내려 본다. 그리고 그 상상력이라는 선물을 맘껏 발휘하게끔 하는 소설이 바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따라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는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 ㅡ.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에 담긴 13편의 이야기들이 나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로봇 3원칙이라는 허울 좋은 미끼로 여자를 가지고 노는 남자와 그의 말발(?!)을 조금씩 이해하겠다는 답답한 여자의 이야기(적어도 나는 그렇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이후 그녀가 찬찬히 생각하고 난 후의 행동은 뭐가될까를 상상하게 되는 《로봇》, 죽은 채 사랑하는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는 남자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야기 《밀회》,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해놓고 다른 방을 쓰게 하는 여자와 아침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잠을 잔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퀴즈쇼》등등 ㅡ. 과거에 무슨 일이 있어난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야기들과 그 이야기의 끝, 그리고 그 이후에 일어날 일들을 자꾸만 상상하게끔 하는 이야기들이 쭈~욱 이어진다. 

 

책의 다양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제목에 대해서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제목을 정말 가슴 속 깊은 곳에 새겨놓으며 읽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랬듯이, 책을 통해서 느끼는 즐거움은커녕 애꿎은 작가만 욕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작가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내가 조금이나마 그의 수명을 늘렸으니 퉁~ 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목을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생각하고, 책을 읽어나간다면 예상치 못한 유쾌함이, 그 누구도 모르게 나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불현듯, 제목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이렇게 크게 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이전까지 알지 못했었다는 생각에 깜짝 놀라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라는 이 책의 제목이 이 책을 읽는 동안에만 새겨놓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에 깊숙하게 침투하고, 혹은 침투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본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상상하게 되고,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상상하게 된다. 그 상상은 자유롭다. 그래서 위험하기도 하다. 앞서,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 상상력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재앙’ 역시 상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식상한 말을 외치며, 상상이 나아가야 할 길 또한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해본다. 언젠가는 현실이 될지도 모르는 미래도 상상이지만, 사람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의심 같은 것들도 상상이라고 할 것이다. 요즘 이슈가 되는 것을 예로 든다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더 쉽게 이해 할 것이다. 어느 스포츠 스타와 코치와의 결별을 문제로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어느 한 쪽의 입장만을 내세운 기사를 보고, 사람들은 ‘그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이다’, ‘그런 행동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는 식으로 몰고 가며 그 사람에게 상처 입히는 말들을 남긴다. 다시 그 반대쪽의 입장을 내세운 기사를 보고는 ‘그러면 그렇지’ 혹은 ‘그럴 수밖에 없었네’라는 식으로 자기들 입맛에 맞게 말을 바꿔버린다. 소위 악플이라는 것을 남기며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그 행위 자체도 큰 문제지만, 그 행위를 낳게 한 지나친 상상도 큰 문제가 아닐까?! 왜 사람들은 지 멋대로 상상하고, 지 멋대로 결론지어 버리는 것일까?! 자기들이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에 놓여있다면 그럴 수 있을까?! 물론 나 역시도 그런 경험이 있기에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겠지만… 그러니까 더더욱 이 책의 제목을 가슴 깊이 새기며 삶을 살아가야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선물에서 재앙으로 옮겨지는 상상력과 다시 재앙에서 선물로 옮겨가야할 상상력에 대한 자세를 이야기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에서 던져주는 유쾌함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해본다. 어쩌면 ‘이 책에 유쾌함 따위가 어디 있어?’ 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다시 찬찬히 생각을 해보자. 과거가 만들어 낸 현재, 현재가 만들어 낼 미래가 놓여있다. 당연하다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가 놓여있는 현재보다 더 궁금하게 느껴지는 것은 과거와 미래이다. 과연 과거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일이 펼쳐질 것인가?! 정답은 없다. 정답이 없다는 사실이 답답하기에 유쾌함을 찾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마음을 열고 즐긴다면 오히려 더 유쾌하게 다가올 것이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늘여놓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결론적으로는 이런저런 복잡한 것들을 떠나서, 그 무엇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상상력이 있기에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고, 그 숨 쉬는 이 순간에 존재하는 모든 선택은 저마다의 상상력에서 시작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자, 이제 당신은 어떤 상상으로 지금 이 순간과 마주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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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1
김은국 지음, 도정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목사님의 신 - 그는 자기 백성들이 당하고 있는 이 고난을 알고 있을까요?” - P37

언제부터인가 책을 읽는 내내, 아니 지금 이 순간까지도, 나를 괴롭히는 말이 되어버렸다. 어렴풋이 예전부터 하고 있던 생각인데 『순교자』를 통해서 더 심각하게 생각을 해본다. 오늘 날,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는 전쟁과 기아, 그리고 짐작조차 하기 힘든 수많은 고난들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그들만의 신을 모시는 자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 가끔씩 그런 생각도 해본다. 신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은 과연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으며, 그 어떤 고난도 없이 살아가고 있을까, 라는 생각. 그것도 아닌데 왜 신을 믿으며, 타인에게까지-그것도 귀찮게 하면서…-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인지. 그들이 진정 그들의 신으로부터 구원을 받는다면 지금 당하고 있는 그 많은 고난과 고통들은 마땅히 없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들을… 여기서 잠깐, ‘그것은 신께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이다’라는 말은 부디 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 나의 짧은 견해와 나의 머리, 나의 마음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으니까… 뭐, 지금의 나로서는 그렇다는 이야기이고, 앞으로의 나는 또 어떨지 모르니까… 어쨌든, 지금 당장은 아직 저 질문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6·25전쟁 직전 평양에서 목사들의 집단 처형 사건이 발생한다. 열네 명의 평양지역 목사들이 공산군에 체포되었고, 그 중 열두 명이 처형당한 것이다. 순교자가 되어버린 열두 명,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남은 단 두 명, 그들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야기의 시작에 있어서, 혼란을 겪고 있는 지금의 나를 상상하지 못했다. 그저 미스터리한 사건 그 자체만을 생각했고, 그 속에 감추어진 진실만을 찾아 헤매었다. 이야기의 중반쯤 진실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그때에 이르러서야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진실이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 이상의 문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너무나도 많은 생각으로 이제는 그 시작조차도 혼란스러우니까… 

 

진실과 거짓 ㅡ. 단순히 진실이다, 아니다 구별해내는 무슨 TV 프로의 이야기 같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에서의 진실과 거짓, 그리고 그것들 둘러싼 많은 생각들은 TV 속 결론처럼 간단하지 않다. 진실과 거짓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로인해 끌어내는 인간 영혼의 문제가 더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실제 『순교자』에서 순교자가 되는 열두 명의 목사들에 대한 진실은 알고 싶지 않은 것들 투성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고민하고 갈등한다. 왜, 무엇때문에?! 

 

『순교자』는 진실은 묻어둔 채 사람들이 알고 싶은 이야기만을 들려주며 그들의 목적-그것이 신앙이든 전쟁의 승리이든, 혹은 인간 그 자체를 위하는 것이든 상관없이-이라고 할 만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과 진실은 꼭 밝혀져야 한다는 사람의 대립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과 사람의 대립만이 아닌, 인간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끊임없는 싸움이 되기도 한다.

 

진실은 묻어두어도 여전히 진실이야.” - P152
“젊은 친구, 그들이 진실을 원치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소?” - P103

진실이 반드시 중요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진실은 묻어두어도 여전히 진실인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믿고 싶은 대로 믿게끔 하는 것이 어쩌면 더 좋은 것일 수도, 더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왜 불편한 진실이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 모르는 게 약이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것들 말이다. 또한 하얀 거짓말이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어떤 진실보다는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과 미래를 생각하는 말과 행동들, 그리고 그로인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저라면 진실을 얘기하겠습니다.” - P154

계속되는 거짓에 놓여진 채, 삶의 고통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거짓을 말하는 것이-설사 그것이 듣기에 좋은 말일지라도- 과연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거짓을 말하면서 결국에는 그들의 신앙을 비롯한 또 다른 목적을 위한다는 것이 과연 용서받을 수 있는 짓인가를 생각해본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스스로의 십자가를 짊어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그 어느 것도 정답은 없다. 이것이 옳다, 저것이 옳다 등등의 생각도 나 스스로에 강요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단지 그런 사실들 보다 더 중요하게, 아니 더 두렵게 느껴지는 것들은, 내가 원하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을 보지 못하는 것, 그래서 소설 속 사람들이 돌을 던지면서 신 목사에게 유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을 모습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런 나일까 봐 두렵고, 무섭다. 

 

“우린 절망에 대항해서 희망을 가져야 하오. 

절망에 맞서서 계속 희망해야 하오. 

우린 인간이기 때문이오.” - P257

어쨌거나 우리에게는 계속되는 삶이 지금 이 순간에도 놓여있다. 어느 것이 중요하고, 어느 것이 올바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닌, 절망에 맞서서 계속해서 싸우는 것, 거기에서 얻은 희망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또 다른 의미를 더해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다시 한 번, 『순교자』에 손을 내밀어 본다. 다시 만나는 『순교자』는 나에게 또 어떤 생각을 알려줄 것인지, 새삼 기대된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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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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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잊혀진 약속들. 지키지 못한 채 사라져버린 약속들.  - P269

나의 스무 살 ㅡ. 그때 어떤 꿈을 꾸며 살았는지, 나 스스로와는 어떤 약속을 했었는지, 그리고 내 곁에 있던 소중한 사람들과는 어떤 약속들을 했었는지 떠올려본다. 아쉬워해야 하는지,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적어도 책을 읽어야겠다거나 일주일에 시 한 편씩을 외운다거나, 어딘가를 하루에 두 시간 이상씩 걸어야 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누군가는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삶이 한 뼘씩 자라나고 있는 동안, 그때의 나는 뭘 했던가?! 그리고 지금은 잊혀진 그때의 약속들은 지금쯤 어디를 헤매고 있을까?! 

 

출간과 동시에 당연하다는 듯이 그의 책을 구입한다. 그 누구보다 빨리 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었나 보다. 하지만, 그의 책은 내방 여기저기 쌓여있는 책들 사이 어느 틈에 놓여진 채 애써 외면당한다. 책을 읽는 시간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 남겨질 잔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조심스러워진다고 해야 할까?! 시간이 지나면 뭔지 모를 두려움과 조심스러움 또한 조금씩 사라져갈 것이라는 생각에 그렇게 책을 방치해 두고 오랜 시간을 망설인다. 얼마쯤의 시간이 흘러, 책에 대한, 아니 신경숙이라는 작가의 글에 대한 많은 감정들이 무뎌졌을 거라고 생각 할 때 쯤 책을 펴고 한 페이지씩 읽어나간다. 이 역시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그동안의 무뎌진 감정들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통해서 다시 큰 기지개를 켠다 ㅡ. 

 

팔 년 만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그 전화는 윤을 과거 속으로 옮겨놓는다. 스무 살, 스물한 살의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그 시절로… 청춘이라는 말을 사용했지만,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을 가진 청춘(靑春)을 생각한다면, 윤이, 단이, 미루, 그리고 명서, 이 네 사람의 그 시절을 청춘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인생에서 누구나 겪기 마련인 자신과의 싸움만으로도 벅찬 시절에 세상과도 싸워야하는 그 시절의 배경이 그들을 온전히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 청춘 그대로의 공간에 놓아두지 않는다.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세상과의 싸움을 하고, 그 사이사이에 놓인 그들의 선택과 세상의 선택은 그들을 다시 자신과의 싸움으로 인도한다. 어떻게 보면 오롯이 개개인, 혼자만의 싸움으로 느껴지지만, 그래서 외롭게만 느껴지지만, 그들 사이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크리스토프’가 되고자 손을 잡아주고 있기에 혼자가 아닌 혼자로 보인다. 혼자가 아닌 혼자라는 존재가 바로 우리들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로 받아들이며 세상을 살아가기도 하고, 상실 혹은 부재라는 이름으로 다시 혼자임을 느끼고 세상을 살아가며, 세상을 등지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고, 그 슬픔을 감당하기 버거워 자꾸만 혼자가 되어가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을 지켜봐야만 하는 사람. 단순이 이런 모양이었으면 그저 한없이 슬프고, 안타깝다고만 할 것이다. 하지만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그 손을 잡고, 맞잡은 손으로 서로의 마음까지 만져주는 네 사람의 모습들이 아픔을 아름다움으로, 상처를 치유로 변화시킨다.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내는 힘찬 걸음이 나에게도 전해진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절망할 줄 모르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다만…… 그 절망에 자네들 영혼이 훼손되지 않기만을 바라네.  - P341

어딘가 부딪히고, 넘어지고, 쓰러지는 것을 부끄러워 할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부딪히지 않으려고, 넘어지거나 쓰러지지도 않으려고만 발버둥 친다. 그런 경험들이 자신을 한 층 더 자라나게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에 등장하는 우리의 청춘들이, 우리의 크리스토프들이 대견하게만 느껴진다. 비록 그 마지막이자 시작인 현재의 모습은 다를지라도… 적어도 뭔가를 잃어버리지는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잃어버리는 것들에 대해 절망을 하더라도 내 마음 깊은 곳의 그것만은 고이 간직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신경숙이라는 이름의 작가가 던져주는 가슴 저림이 책을 읽기 전부터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고, 책을 읽고 난 지금에도 여전히 전해지는 느낌이다. 그 느낌은 시대와 구체적인 공간을 지워버리고자 의도한 그의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거리를 걷고, 노트를 펼치고 글을 쓴다는 것이 낯설면서도 친숙하게 다가오는 느낌 같은 것 말이다. 걷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빠르게를 외치며, 펜을 들고 노트를 펼치는 것보다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 더 익숙하기에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 살아있어요!”라고 외치고 싶은 순간들에 거리로 뛰쳐나가 사람들 사이에 뒤섞여 꿈틀거리며 위안삼고, 누군가에게 차마 말로하지 못하는 가슴속의 이야기들을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노트에 끼적거리면서 스스로를 치유하는 나, 혹은 그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기에 친숙함을 느낀다. 반면에 그의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곧장 ‘여러 개의 종이 동시에 울려 퍼지는 것 같은 사랑 이야기’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죽음으로 대표되는 아픔과 상처를 관통하고서야 ‘언젠가’는 기억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로 돌아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더 큰 파도가 지금까지 남겨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흐르는 세월을 모두 안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을 수 있는 것들은 내려놓으며, 정확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가지고 살아가는 삶. 윤 교수가 남겼던 편지 속 내용처럼, 그렇게 살아가는 것, 그렇게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가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이자 최선의 과제가 아닐까?!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현재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하고 있는 일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 톨스토이

이런저런 삶의 시작도 끝도 결국에 돌아오는 것은 ‘현재’라는 시간이다. 팔 년 만에 걸려온 전화. 그 전화에서 전해오는 오랜 시간의 이야기.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지난 이야기들이 결국에는 지금 이 순간 현재가 되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렇게 우.리.는.숨.을.쉰.다 ㅡ. 숨을 쉬기는 하지만, 계속해서 앞과 저 높은 곳만을 바라보며 ‘지.금.뭘.하.고.있.는.거.야?’는 말로 지나치게 나를 떠밀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매 순간 나를 짓누르던 한쪽 손가락을 낙관 쪽으로 옮기며 이제는 ‘그거면 충분해’를 주문처럼 두세 번 반복하고는 나를 토닥여본다. 그렇게 나를 토닥이며, 지금까지 무수히 반복해왔던 ‘언젠가’라는 말을, 이제야 비로소 조금은 만져지는 듯 한 느낌을 가져본다. 그러고는 가만히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이 책을 현재의 내 마음 깊은 곳에 담아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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